sub_left
search

 

 

ȭ
ȭ

자연의 모습, 태고의 비경이 머무른 ‘횡성’

생명의 화려함과 힘찬 태동이 가득한 마음의 고향

이갑용·서석진 기자  / 2010-03-04 14:59:24

횡성의 산과 계곡, 호수와 숲은 특별함을 담고 있다. 사람의 손때를 덜 타 그들이 풍기는 본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횡성. 이보다 특별함이 또 어디 있을까.

자연의 모습, 태고의 비경은 바람과 함께, 물과 함께 그대로 흘러와 횡성의 산야에 머물렀다. 우리가 안고 사는 수많은 고민도, 가슴 속 가득한 울분도, 지난날의 슬픔도, 아픔도 그곳에 서면 자연 속에 묻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자연이 그렇게 흘러가듯 우리의 마음도 자연을 따라 조용히 흘러간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청정법인 횡성’을 찾아가 그곳이 간직한 세월을 함께 느껴보자.

때 묻지 않은 선비의 자태, 어답산
어답산은 가을이면 온 산이 붉게 물들고 겨울이면 눈이 하얗게 산을 뒤덮는다.
진한의 태기왕을 쫓던 박혁거세가 이 산에 들렀다 해 ‘왕의 발길만을 허락한 오지의 선경’, ‘임금이 친히 밟아본 산’으로 불리는 어답산(御踏山). 때 묻지 않은 어답산의 자태는 옛 선비의 발걸음처럼 무겁고 단아하다.

눈앞으로, 귓가로 서둘러 지나가는 바람의 시간과 함께 어답산을 오르면 횡성호가 한 움큼에 들어올 듯 내려다보인다. 횡성호의 물 위에는 그 맑은 물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구름마저 쉬어가는 청명한 하늘과 그 푸름에 어울리는 어답산의 풍경은 횡성의 자연을 잘 담아낸다.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며 어답산의 정상에 서면 강원도의 산자락들이 눈앞에 가득하고 아래를 바라보면 횡성호와 삼거리저수지가 한가로이 누워 있음을 보게 된다. 산을 오름과 내림의 감정은 언제나 다르지만, 어답산의 산행은 더욱 특별하다. 내 걸음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던 다정한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감에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어답산의 자연은 맑아서 푸르고, 투명해서 부드럽다.
횡성군은 이런 어답산의 풍경을 가슴에 담으러 온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관광지 개발을 준비 하고 있다. 음식점, 특산품 판매장 등 편의시설 단지가 3월께 착공된다고 하니 어답산은 더욱 많은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마음속에 추억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호수와 바람이 나누는 속삭임, 횡성호
어답산 정상에서 손에 쥐었던 횡성호는 횡성댐이 물줄기를 막아 생긴 인공호수로 이제 횡성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했다.

횡성읍에서 댐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벚나무로 가득하다. 바람에 나부끼는 벚나무들의 모습은 한낮의 고요함 속에서도 즐거운 음악을 담고 있다. 걸어도 좋은 길이며 차를 타고 시원스레 달려도 좋은 길이다.

횡성호 끝 지점 중금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횡성호가 생기며 수몰된 갑천면 5개리의 주민들의 고향 사랑을 간직하기 위한 ‘망향의 동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수몰지의 문화유적과 수몰민의 삶의 자취를 보관한 자료관이 마련돼 있으며 화성정의 옛 모습까지 그대로 담았다. 이곳 화성정 누각에서 횡성호를 내려다보면 그 물위에서 자그마한 속삭임과 같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향기와 추억을 간직한 운무산·태기산
청일면으로 가면 노송과 바위능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운무산을 만나게 된다. 운무산은 크기는 작으나 웅장한 바위봉우리들이 위엄을 뽐내며 서 있고 여인의 어깨선과 같은 능선이 아름다운 산이다.

정상부근에 항상 구름과 안개가 낀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운무산(雲霧山). 구름과 안개마저 앉았다가 가는 운무산은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가 곳곳에 자리해 오르기 쉬운 산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발자국이 많지 않은 산이기도 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더욱 좋은 산이다. 잘 닦여진 등산로와 계단을 오르는 산행에 싫증 나 새로운 산을 찾고 싶다면 한번 올라봄직한 산이다.

소나무와 바위능선이 아름다운 운무산에서 횡성의 숨결과 향기를 마음껏 만끽해 보자. 해발 1,261m, 횡성의 지붕인 태기산의 계곡이 뿜어내는 정취는 물 위에 떠가는 나뭇잎처럼 평온하다. 시누대, 물푸레, 주목 군락지 등 원시식물이 다량 서식하는 태기산은 생태계의 태동을 그대로 발산한다.

낙수대 폭포와 어우러진 심산계곡을 바라보는 잠깐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생명의 화려함과 그 힘찬 태동은 기분마저 들뜨게 한다.

천주교의 성지, 풍수원성당
한국인 신부가 지은 첫 번째 성당이자 우리나라의 네 번째 성당인 풍수원 천주교회당은 가톨릭 박해를 피해 이주한 신자들의 성지였다. 풍수원성당은 종교·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아 1982년 강원도에 의해 지방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됐다.

1905년 착공해 1907년 준공한 풍수원성당에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아 1920년부터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의 성체현양대회가 열린다.

또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전시관도 있다. 풍수원성당은 현재 그 일대에 78만평 규모의 성역화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천주교인의 발길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횡성의 추억을 특산품과 함께”
횡성에서 산과 숲을 거닐고 호수와 계곡을 바라보며 자연을 만끽했다면 이곳의 특산품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횡성한우’, ‘횡성더덕’, ‘안흥찐빵’, ‘어사진미’.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횡성을 대표한다 할 수 있는 특산품들이다.
횡성이 자랑하고 자신 있게 추천하는 ‘횡성의 맛’. 그 비결을 한번 뒤쫓아보자.

한우 생장의 최적지인 횡성의 자연
횡성은 전통적인 한우의 고장으로 추운 산간지방이기 때문에 한우가 생장하기에 최적지라 불린다.

횡성은 동쪽으로 치악산, 남쪽으로 백운산이 솟아있고 서북쪽은 남한강과 섬강이 흐르는 분지로 전형적인 내륙기후의 특징을 안고 있다.
횡성의 연평균기온은 11℃, 최고기온은 32℃, 최저기온은 -12℃로 기온 차가 심하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뚜렷하다.

또 섬강 발원지의 깨끗한 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발 100m에서 800m까지 표고 차가 고루 분포하는 등 공기와 수질 오염이 없는 청정 사육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목초와 산야초가 풍부하고 논농사가 발달해 볏짚 구매가 쉽다. 이런 지리·환경·기후 등의 요건이 잘 갖춰진 횡성에서 자란 한우는 지방축적률이 높아 육질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또 육즙이 풍부해 감칠맛이 나고 부드러우며 씹을수록 깊은 맛이 배어나온다. 횡성한우는 혈액순환과 성인병 예방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다.
한편, 횡성한우는 국내 최초로 쇠고기 생산 이력추적시스템을 도입해 한우의 출생에서 사육·도축·가공·판매 등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횡성한우의 모든 정보를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21일 횡성군의회가 공포한 ‘횡성군 횡성한우 보호·육성에 관한 기본조례’는 횡성한우의 보호와 품질인증을 위해 마련된 특별 법안이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군수는...

횡성한우발전심의원회를 구성·운영’(2장 5조)해 ‘횡성한우 브랜드의 보호 및 철저한 품질인증을 통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하여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갖춘 전용 도축장 및 1차가공시설(발골 및 정형)을 지정·운용하여야 한다.’(5장 18조)라고 규정했다.

또 거세한우(1등급 이상), 암소 한우(1등급 이상), 비거세한우(2등급 이상), 횡성산 한우(2등급 미만) 4가지로 품질인증의 기준을 구분했다(20조).

태기산의 기를 받으며 자란 더덕
전국 더덕수요의 26%를 생산·공급하는 횡성은 우리나라 최대 집산지다.
‘오래 묵은 더덕은 산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더덕은 예부터 ‘사삼’으로 불리며, 인삼·현삼·단삼·고삼과 함께 5삼으로 꼽힐 정도다.

산더덕으로 유명한 횡성 더덕은 육질이 연하고 아삭아삭하며 강한 향과 풍부한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주성분인 사포닌과 인우린 등의 성분은 위장은 물론 폐와 신장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더덕은 생장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작물 중 하나로 재배지가 적합하지 않으면 재배하기가 어려우며 재배환경에 따라 약효는 물론 맛과 향이 큰 차이를 보인다.
횡성더덕 재배지인 태기산 기슭(해발 400~600m)은 청정 고산지대로 물이 맑고 흙 깊이가 깊어 더덕이 생장하기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또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로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은 바 있다.

국민간식을 만드는 안흥찐빵마을
30년 전통 안흥찐빵은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 서울~강릉 간의 중간지점인 이곳에서 지나던 이의 허기를 채우던 먹을거리로 지금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다.
안흥찐빵은 이스트를 쓰지 않고 막걸리를 넣어 손으로 반죽하고 아랫목에서 발효시켜 쪄낸다. 특히 설탕은 전혀 넣지 않고 솥에 5시간 이상 삶아 낸 팥소만을 사용한다.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계를 쓰지 않는 전통 제작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다디단 요즘의 찐빵과는 다르게 안흥찐빵은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사라져서는 안 될 고향의 맛도 느끼고 여행에 지친 배도 채울 겸 따끈한 찐빵을 한입가득 베어물어보자.

한편, 횡성군은 안흥찐빵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경관사업, 간판교체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리적 표시제 등록과 국외수출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군은 횡성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의 판매를 촉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 구입을 돕고자 농촌과 도시를 연결해주는 ‘1+3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횡성군 농정지원과 신구선 계장은 “‘1+3 프로젝트’는 농촌지역 1농가와 도시지역 3가구가 자매결연을 해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라며 “곡류·밭작물·채소류·특작물·산채류·과수류 등 횡성의 다양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