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한국 독립영화 발굴의 장, 뛰어난 신인 감독들의 산실
-월드 프리미어로 12편 선보인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선정작 12편을 공개했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은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한국 독립영화와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섹션이다. 선정작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된 이후, 국내에 정식 개봉되거나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 영화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의 특징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근 몇 년간 발굴된 재능 있는 감독들의 탁월한 신작과 올해 처음으로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신인 감독들의 독창적인 데뷔작이 고루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이 그 자체로 한국독립영화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점점 더 중요한 신인 발굴의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황인원 감독의 <그를 마주하는 시간>은 성폭력 이후의 시간을 살아온 인물과 그녀의 심리적 복잡함을 예리하면서도 설득적으로 포착해 낸다.
조희영 감독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어느 날 사라져 버린 한 남자와 그와 각각 다른 사정으로 얽혀 있는 세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세밀한 감정과 독특한 형식으로 보여준다.
강미자 감독의 <봄밤>은 권여선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이 원작이며 알코올 중독자 여자와 류머티즘 환자 남자의 절대적인 사랑에 관한 시적 상태를 완성해 낸다.
김효은 감독의 <새벽의 Tango>는 한 공장에서 일하는 각자 성격이 다른 세 명의 여성 주인공을 통해 삶의 관계와 태도에 관하여 성찰적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종수 감독의 <인서트>는 영화 현장에서 만나 서로 끌리게 된 한 남녀의 이야기를 돌발적인 상황과 재치 있는 대사들, 그리고 엉뚱한 리듬으로 그려낸다.
박송열 감독의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는 새집으로 이사 가지만 돈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기이하면서도 음산하게 담아낸다.
이한주 감독의 <파동>은 잊고 싶었던 고향을 수년 만에 다시 찾게 된 여자와 그녀의 흔적을 따라오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서정적 흐름과 돌발적 환상으로 그려낸다.
김성윤 감독의 <파편>은 한마을에 살고 있는 살인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아이들, 그들 모두가 겪게 되는 고통과 갈등 혹은 기적을 절절하면서도 밀도 높은 이야기로 펼쳐낸다.
이승재 감독의 <허밍>은 미완성된 영화 한 편의 후시 작업을 함께 하는 녹음 기사와 단역 배우, 그리고 사망한 어느 여배우의 일화를 중심으로 도전적인 형식과 공기를 담아낸다.
황슬기 감독의 <홍이>는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한 딸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이야기를 집요하면서도 묵직하게 묘사해 낸다.
이제한 감독의 <환희의 얼굴>은 마치 어느 단편 소설 모음집처럼 4개의 장으로 나뉜 이야기를 통하여 신기하고도 흥미로운 인물과 세계를 구성해 낸다.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는 졸업을 앞둔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과 그 친구들이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우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소박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성장극이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선정작 공개로 개최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수)부터 10월 11일(금)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