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병열 에세이 ㅣ 행복을 만들어 보자

전병열 에세이 ㅣ 행복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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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면서 생존 경쟁에 휘말리고 야망을 키우면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인생이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면 이를 거부하지 말고 순리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본자 편집인 전병열 정치학박사 / 수필가

시대와 환경이 바뀌면 그에 따라 변하는 게 인지상정이련만, 추억 속으로 파고들어 낙을 찾으려는 마음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세파에 찌든 현대인들의 낭만이 아닐까. 어디서나 누구에게라도 위로받고 싶은 천성은 동심의 세계에서 평안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천진난만한 그때가 최고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성장하면서 생존 경쟁에 휘말리고 야망을 키우면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인생이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면 이를 거부하지 말고 순리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한 욕심은 스트레스를 자초하지만, 적당한 욕구는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만사가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으로 자위(自慰)하기도 한다,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만드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추억을 소환하고 그 속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상기하며, 일상의 애환을 치유하기도 한다. 한가한 시간이 주어지면 그 시간에 행복을 찾고 만들어 나가야 내일의 행복도 느낄 수 있다. 지난날의 행복을 통해 오늘의 행복을 만들고 내일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처럼 한가한 날에는 행복으로 충전하고 내일의 꿈을 그려 보면서 만족한 시간을 즐기려 한다.

인간은 누나 행복을 추구한다. 도대체 행복이 뭐길래 이렇게 애타게 갈망하는 걸까.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행복의 개념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긍정적인 감정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가치관, 목표, 경험,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요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나 권력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랑, 성취, 안정감, 건강, 장수 등이 행복의 요소가 될 수 있다. 행복은 주관적인 경험이므로 가치관에 따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정의하고 추구한다.

결국 행복은 자신의 욕구 만족에서 얻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간절한 소망일수록 행복감도 더 커지게 되지만, 그 행복이 영원할 수는 없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행복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욕구 불만은 좌절이나 절망감으로 불행을 안기기도 한다. 나는 어떤 행복을 원하는 걸까? 소망하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면 가없는 행복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원도 갖고 있기에 순간의 행복이라도 감지덕지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의 ‘욕구 5단계설’을 접목하면 나는 어느 단계일까도 생각해 본다. 하위단계의 성취로 멈출 수 있다면 영원한 행복을 향유할 수 있겠지만 욕구의 질주는 멈추질 않는다. 인간의 생리적인 욕구 즉 잘 먹고 잘사는 생존의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다. 하지만, 이 욕구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호구지책에 급급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먹고사는 걱정만 없어도 행복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수 욕구가 만족하면 안정된 환경과 건강, 안전을 추구한다, 여기에 만족하면 오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테지만 또 다음 단계에 욕심을 내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먹고살 만하면 사회활동을 위해 다양한 모임이나 단체에 소속되길 원한다. 친목 모임이나 사회단체 등에서 자존감을 높이고 존재감을 과시한다.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여기서 만족한다면 부러울 것이 없을 테지만 한 단계 더 진입하고자 애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대우받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과욕이 화가 된다는 것을 들어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불나방이 되기도 한다. 성실하게 단계별 성취를 이룩하고 다음 단계의 욕구를 원한다면 지속 가능한 행복이 될 테지만, 하위단계를 건너뛰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이 단계에서 만족하면 존중받는 인물이 될 텐데, 끝없는 욕망으로 여의주에 욕심을 내다보면 패가망신이나 퇴출당하는 불행을 겪게 된다. 분수에 맞게 욕구를 조절한다면 자아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행복의 다양한 구성 요건을 잘 관리해 나가야만 지속 가능하게 누릴 수 있다. 행복과 불행의 갈등은 자아 관리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불행 속에도 행복의 요건은 있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행복으로 가꾸고자 노력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