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의 선구, 한성준 탄신 150주년 기념
전병군 기자 jbg@newsone.co.kr
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한량무, 학춤 등 현재 전통춤의 계보를 거슬러 오르다 보면 한 점으로 모이면서 만나게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1874년 홍성에서 태어나 1930년대 당시 조선 땅에서 실낱같이 전승되던 우리 전통춤의 여러 갈래를 집대성하고 그 맥을 체계적으로 오늘에 이어준 ‘근대 한국춤의 아버지’ 한성준이다.
한성준은 조선 팔도의 악(樂)과 무(舞)를 두루 섭렵하고 익히며 더 나아가 무대예술로 재창작한 천재적인 춤꾼이면서 당대 명창들이 하나같이 최고로 손꼽았던 명고수였다.
그의 춤은 손녀 한영숙과 제자 강선영으로 전승돼 다시 이애주, 정재만, 박재희로 이어져 왔고, 그의 북장단 소리는 고음반에 새겨져 남아 후대 북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24년, 탄신 150주년을 맞이해 한성준 계보의 모든 유파들이 함께 모여 그의 춤 세계를 집대성해 조명하는 ‘2024 한성준 춤·소리 예술제’가 7월 25일(목)에 홍성문화원에서 열린다.
이 다채롭고 종합적인 우리 전통춤의 향연은 이애주문화재단이 앞장서 기획했다. 이애주문화재단 유홍준 이사장은 “한성준 선생님은 우리 전통 예술사 또는 연희사에서 단 한명의 독보적인 분으로, 고(故) 이애주 선생의 스승이신 벽사 한영숙 선생의 조부되신다. 이애주문화재단은 이애주 선생이 생전에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최한 ‘한성준 춤·소리 기념예술제’를 부활시킴과 동시에 한성준 선생의 뛰어난 업적을 널리 알려 홍성을 우리춤의 성지로 만드는 일을 성취시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예술제에는 한성준 선생이 남긴 춤종목으로 승무와 학춤, 살풀이춤, 태평무, 한량무가 초청된다. 한성준이 창안한 ‘학춤’을 이애주가 학탈을 벗어 재해석한 ‘학춤 기본사위’가 서막을 연다. 이어 춤꾼 내면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해 고도의 기교를 펼치는 ‘살풀이춤’, 화려한 궁중의상에 발디딤새가 일품인 ‘태평무’, 한성준이 무용극 양식으로 창작한 ‘한량무’, 그리고 한성준-한영숙-이애주 맥으로 흐르고 있는 한국 전통춤의 백미인 ‘승무’가 대미를 장식한다.
소리종목으로는 사물놀이의 원조 이광수 명인의 곰삭은 ‘비나리’와 신명난 ‘삼도 사물놀이’가 펼쳐지고, 수리성이 뛰어난 송재영 명창의 단가 ‘고고천변’과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이 준비됐다.
춤반주는 전통음악그룹 ‘판’(예술감독 유인상)이 맡았다.
같은 날 7월 25일(목) 낮 12시에 한성준 묘역(홍성 갈산면 상촌리)에서는 탄신 150주년을 기념하는 제향과 묘비 제막식이 예정됐다.
‘2024 한성준 춤·소리 예술제’는 전석 초대이며, 선착순 예약제로 운용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관람 예약과 묘비 제막 참가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 상임이사 임진택)은 시대의 춤꾼 이애주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전통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단체다. 웹사이트: http://www.leea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