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합의안 의결하라” 피켓 시위
4일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9일째로 교사들은 서이초 사건 진상 규명과 아동 학대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 추산 4만여 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오후 4시 30분부터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 차로 3개와 인근 은행로에서 진행됐다.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진상 규명이 추모다’ ‘교권 보호 합의안 의결하라’는 피켓을 들고 정부와 국회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최근 4일간 고양·군산·용인 등에서 교사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억울한 죽음들의 진상을 하루 빨리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고조됐다. 단상에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경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명서에는 “수많은 교사가 민원과 고소의 위협으로 무너져 갈 때 교육부는 어디에 있었느냐”며 “징계 위협으로 교사들의 입을 억지로 막으려 한 교육부는 각성하라. 교육부는 징계 협박을 당장 철회하고 본분에 맞게 교사들을 보호하라”고 주장했다.
또 “법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가 바뀌지 않고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며 ▲아동학대 관련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교육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대한불교조계종,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단체 대표들이 성명도 발표했다. 이날 집회에는 일부 여야 정치인이 참석했으나 아무 발언하지 않았다.
이날 서이초 강당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교사들이 거리로 나선 데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집회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그 볼모의 대상이 어린 학생들이 된다는 점에서 방학이 아닌 기간 교사들이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학부모의 주장을 전했다.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