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사람들과 이야기, 음악 들으며 걷는 문화산책
– 즉석 장기자랑도 펼쳐지는 예측불허의 동네잔치
김홍신 문학관(대표·전용덕)에서 <논산 명품길 문화 산책>을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 길이 호암산의 노성선비길이다.
8월 31일 오후 4시, 논산시민 20여 명이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출발하였다. 종학당 ‘사색의길’ 내려보며 전망대 거쳐 호암산 정상(184m)에 오르는 코스다.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올라가는데, 난데없이 산중에서 색소폰 소리가 울려퍼졌다. 호암리의 송인의 씨가 전망대에 먼저 올라가 있다가 연주를 시작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는 병사리로 귀농한 주민을 우연히 만나, 신기한 바위 이야기를 들었다.
호랑이 바위를 뜻하는 호암(虎巖)은 산 이름이 되었고 동네 이름이 되었다. 송세의 노인회장은 “호암리에서 볼 때 산 전체가 호랑이 형상이며, 우리 동네를 품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하였다.
정상에서 호암리로 내려가는 길은 별도로 나 있다. 주민자치사업으로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니 왕버들 정자에 동네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하산하는 등산객들과 상월로 시집간 박이슬 국악인(충남연정국악단)을 반기기 위해서였다.
40여 명의 주민들 앞에 선 박이슬은 “설장구”가 무엇인지 설명한 다음에 독주를 시작하였다. 장구채가 보이지 않을 만큼 빨라지면서 주민들의 박수 소리도 드높아갔다. 연주가 끝난 후 사람들은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웠다.
“연주는 잘 하든 못 하든 우리 동네 사람이 하도록 준비했어요. 우리 마을은 자연 있는 그대로를 살려 나갈 겁니다. 우리 동네분들로만 구성된 호암산악회가 있은데요, 호암산 자주 오르내리며 산길도 정비해 간답니다. 오가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니까 동네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거 같아요.” 김진우 이장의 동네 자랑이다.
“산행을 하면 땀이 날 정도로 걷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가는 대로 걸으면서 귀 호강도 하게 되니 정서적으로는 물론, 몰랐던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되네요. 마을분들과 섞여서 걷는 <이야기 문화 산책>이 논산의 신문화로 정착되고 전국으로 확산되면 참 종겠네요.” 동행한 최재욱 상재환경 대표의 말이다.
9월부터 김홍신 문학관은 매달 토요일 2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 <매주 토요일은 문학관 가는 날> 프로그램의 일환인 “논산명품길문화산책”은 매달 넷째주 토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올해는 호암산, 노성산, 노성천~연산천, 돈암서원 솔바람길, 탑정호 효도(孝道)가 예정되어 있다(문의 041-733-2018).
전병군 기자 jbg@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