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 감독 발굴의 요람
과감한 영화적 도전과 완숙한 주제가 돋보이는 비전 선정작 10편, 월드 프리미어로 만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독립영화의 미래를 이끌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섹션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은 우수한 작품성을 자랑하는 당해 한국 독립영화 최신작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섹션이다. 선정작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이후, 국내에 정식 개봉되거나 유수의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매년 국내외 영화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옥섭 감독의 <메기>(2018),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2022)가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에서 발굴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 가운데, 지난해 초청작인 유지영 감독의 <Birth>(2022)는 2023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프록시마경쟁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렇듯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을 통해 소개된 작품들은 국내외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값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 독립영화와 신인 감독 발굴의 요람으로 거듭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에는 올해 삶과 고뇌, 가족애, 그리고 개인의 내면에 집중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완숙한 주제의 작품 10편이 선정되었다. 또한,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으로 그려내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먼저, 장민준 감독의 <딜리버리>는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유한 한 부부와 예정에 없던 임신으로 고민에 빠진 가난한 한 젊은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아이러니를 담았다.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나와 타인의 문제를 성숙한 필치로 그려내는 성찰의 드라마다.
김다민 감독의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는 우연히 수련회장에서 막걸리 한 통을 줍게 된 초등학생이 막걸리로부터 세상의 비밀을 듣게 되는 매혹의 코믹 판타지다. 김유민 감독의 <바얌섬>은 어느 옛날 거북배를 타고 전쟁에 나가다 난파해 무인도에 떠밀려 들어오게 된 세 남자의 기기묘묘한 표류기를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구파수 륜호이 감독의 <소리굴다리>는 근미래, 지구의 종말을 앞두고 일군의 예술가들이 종말을 막기 위해 벌이는 기발한 퍼포먼스극이자 다큐 픽션이다. 오정민 감독의 <장손>은 삼대째 두부 공장을 이어 가는 어느 삼대 가족의 복잡하고도 다양한 애환을 정갈한 구성과 온화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최승우 감독의 <지난 여름>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사는 한 젊은이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한 계절을 고요하면서도 성숙하게 그려낸다. 정범, 허장 감독의 공동 연출작 <한 채>는 집을 얻기 위해 가족 행세를 하는 어느 부녀와 젊은 남자, 그들의 위태롭고도 애틋한 이야기다.
박홍준 감독의 <해야 할 일>은 구조 조정을 맡은 인사팀의 한 젊은 사원이 자신이 해야 할 일들로 인해 감정적인 고민과 갈등에 빠지는 과정을 내밀하면서도 단단하게 쌓아 나간다. 연제광 감독의 <301호 모텔 살인 사건>은 외곽의 한 허름한 모텔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으로 인하여 쫓고 쫓기게 되는 살인마와 도망자들의 숨 막히는 대결이자 추격전이다.
한편,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선정작을 공개하며 새로운 한국 독립영화 발굴에 귀추가 주목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수)부터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