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감독의 등용문 ‘뉴 커런츠’ 선정작 10편 공개
오는 10월 4일(수)부터 10월 13일(금)까지 열흘간 개최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 선정작을 발표했다.
뉴 커런츠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부문으로,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 인도 등 다양한 국가를 아우르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 10편이 선정됐으며, 그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두 작품에 뉴 커런츠상을 시상한다.
일본영화는 두 편이 소개된다. <1923년 9월>(2023)은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수많은 조선인이 학살됐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 사회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해 온 모리 다츠야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야마모토 아키라 감독의 <열병을 앓고 난 뒤>(2023)는 사랑의 열병을 앓을 때 극단적 감정 상태가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충격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불규칙하고 폭발적이며 동시에 파격적인 연출로 감탄을 자아낸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신인감독의 데뷔작 두 편이 선정됐다. ‘지석’ 섹션의 <자서전 비슷한 것>(2023)과 함께 총 세 편의 방글라데시 영화가 경쟁 섹션에 이례적으로 초청되어 방글라데시 영화의 약진을 보여준다.
이퀴발 초두리 감독의 <더 레슬러>(2023)는 어촌 마을의 한 노인이 레슬링 챔피언에게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정적인 배경 속, 동적인 캐릭터의 절묘한 배치를 통해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비플랍 사르카 감독의 <스트레인저>(2023)는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소년과 그의 가족들의 성장담을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방식으로 표현했다.
한국영화 두 편도 뉴 커런츠 섹션을 통해 소개된다. <부모 바보>(2023)는 사회복무요원 ‘영진’과 그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진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묘한 연기, 계통 없는 유머, 예상치 못한 침묵과 대사 등 지금껏 보지 못한 영화 문법이 신선함을 배가시킨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2023)은 여고생 ‘다영’이 지난 여름 남자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작되는 청소년 멜로드라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가운데, 사태의 심각성과 해결의 미숙함이 서로 충돌하는 과정을 섬세한 연출로 그려내 눈길을 끈다.
장편 다큐멘터리 <화장터의 아이들>(2008)로 지난 2008년에 부산을 찾았던 인도의 라제쉬 잘라 감독이 첫 장편 극영화 <스파크>(2023)로 돌아온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미장센과 밀도 높은 스토리가 관객들을 매료시킬 전망이다. 중국 초이 지 감독의 <빌려온 시간>(2023)은 홍콩의 곳곳을 누비며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유영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뜻한 색감의 조명과 유연한 촬영으로 담아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 <만타 레이>(2018)의 조연출을 맡았던 태국 파티판 분타릭 감독의 데뷔작 <솔리드 바이 더 씨>(2023)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후반작업지원작으로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이 돋보인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출신의 말레이시아 감독 치아 치섬의 <지금, 오아시스>(2023)는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비밀을 간직한 소녀를 섬세한 연출로 그려냈다.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뉴 커런츠와 지석 섹션의 올해 라인업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수)부터 13일(금)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흘간 개최된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