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선언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점입가경으로 前 양평군수의 땅 문제가 불거졌다.
보도에 의하면 민주당 소속 정동균 前 양평군수의 아내가 현직 시절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막바지 단계에서 종점 인근(옥천면) 자택 앞 땅 3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군수는 양평·서울 고속도로가 ‘L’자에 가깝게 휘더라도 종점은 자신의 집과 토지 인근으로 하는 원안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2008년부터 추진해 온 양평군민의 숙원사업이다. 당시 민자사업으로 추진됐지만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10년 가까이 보류됐다가 2017년 국토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포함됐다. 이 도로가 개통될 경우 양평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15분대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3월부터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올해 5월에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대안 노선이 알려졌다. 대안 노선은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옮기고 강하 나들목(IC)을 추가해 도로 길이가 2㎞ 늘어나 총 29㎞다.
이를 놓고 민주당은 김 여사 일가가 대안 노선 종점부인 강상면과 인근 양평읍 등에 축구장 5개 규모의 총 29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김건희 로드’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또한 종점이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갑작스럽게 변경됐고, 이에 따라 늘어나는 비용이 1,000억 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과 국토부는 양평군에서 건의한 3개 노선을 검토해 대안 노선을 정했고, 대안 노선이 비용 대비 사업 효과나 환경성 측면에서 유리했다고 반박했다. 종점 변경에 따른 사업비는 총사업비의 0.8% 수준인 140억 원 증가하는 반면, 일일 교통량은 예타 노선보다 약 6,000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예타 이후 노선 변경이 드물다는 지적에는 2010년 이후 추진한 8개 사업 중 4건의 노선이 변경됐다며 이례적인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원 장관이 양평 종점 변경의 전후 과정을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하는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해 혼선을 키웠다는 것이다. 특혜가 아니라면 첫 계획 단계부터 줄곧 양평군 양서면에 있던 고속도로 종점이 윤석열 정부 집권 후인 지난 5월 양평군 강상면으로 바뀐 이유를 소상히 밝히면 해결될 일이다.
양평군민의 숙원인 고속도로 개통이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휘둘려서 안 될 것이다. 군민이 주인이다. 군민이 원하는 대로 추진해야 한다. 정치권 개입을 배제하고 주민에게 그 답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