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4대 매화… 3.18. 절정 예상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4대 매화… 3.18. 절정 예상

공유

참 매화 심은 지 하마 몇 해련고 / 소쇄한 바람연기 작은 창 앞 이로세 / 어제 온 향운(香雲)에 갓 놀라기 시작해서 / 모든 꽃들 기가 꺾여 움추려 있네 <퇴계집 권4>

몹시 심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꽃망울을 맺는 매화는 역경을 견디고 지조를 지키는 고매한 선비의 인격과 닮아 조선 선비들의 사랑을 받은 화목(花木)중 하나다. 특히 퇴계 이황은 매화를 너무 사랑해서 병상에서도 홀로 나아가 창 앞에 하얗게 피어오른 매화를 즐겨 구경하고 시로 남겼다.

유박은 자신의 호이자 별서인 백화암(百花菴)을 따서 지은 원예전문서 「화암수록」에서 매화를 화목의 등급 중 가장 으뜸으로 꼽고, 오래된 친구라는 의미의 ‘고우(古友)’라 이름을 붙여 뛰어난 운치를 지녔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14일 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인 천연기념물 매화나무(4대 매화)의 만개소식을 전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전경(사진_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오랜 세월 우리 생활과 문화와 함께해온 대표적 자연유산인 매화 4곳(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을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존관리하고 있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근경(사진_문화재청)

이들 매화는 기후변화로 인해 예년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올해 2월 말부터 개화를 시작하여 이번 주말인 3월 18일경 4대 매화가 모두 절정을 이뤄 전국에서 수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매화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유례없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 오죽헌 율곡매 근경(사진_문화재청)

특히, 올해에는 지난 2017년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강릉 오죽헌 율곡매(수령 600년 추정)의 가지 일부에 탐스럽게 피어난 매화를 볼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될 것이다.

구례 화엄사 들매(사진_문화재청)

한편, 구례 화엄사에서는 봄을 맞아‘제3회 홍매화 들매화 사진 대회(작품접수: 3.11.~26.)’가 열리며, 매화가 절정인 3월 18일에는‘백일장’도 함께 열린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자연유산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자연유산 보존·관리·활용의 미래대응 전략을 구상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매화 등 천연기념물 식물을 적극적으로 상시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각 지자체와 첨단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협력망을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나 천연기념물의 위기상황을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건강하게 돌보기 위한 자연유산 지역공동체 보존관리 체계를 정착해 나갈 예정이다.

이명이 기자 l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