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2022년 부산불꽃축제가 한파 속에서도 70여만 명이 참가해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밤하늘에 형형색색으로 화려한 불꽃이 만개할 때마다 환호하며 불꽃의 향연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행사로 우려 속에 열렸으나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막을 내렸다. 이날 불꽃 축제는 지난달 5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42일 만에 개최됐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서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하는 감동의 하모니’를 주제로 열린 이번 불꽃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렸으며 부산시와 관계 당국이 안전관리에 총력을 쏟았다.
“질서를 지킵시다.” 이번 부산불꽃축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린 소리다. 지난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부산도시철도 승객들은 최근 서울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말자며 외친 말이다. 도시철도 관계자와 경찰은 광안역 3번 출구에서 2줄로 우측통행할 것을 안내했고, 인파가 몰리자 1번·5번 출구로 분산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같은 방식으로 질서를 유지했다.
부산시와 수영구는 투입 인력을 예년(2000명)의 배가 넘는 4500명 수준으로 늘렸고, 경찰(1450명)과 소방(570명) 인력도 현장에 대거 배치됐다. 특히 경찰은 이날 국내 최초로 혼잡 안전관리 차량 일명 ‘DJ 폴리스 차량’을 10여 대 배치했다. 경찰관 2명이 차량 위에 설치된 단상에 올라가 방송을 하며 인파를 관리할 수 있도록 4000만 원을 들여 개조했다.
DJ 폴리스 차량은 “뛰지 말고 천천히 이동해 달라” “광안해변로는 현재 통제 중이다. 인도가 혼잡하니 통제된 차도로 걸어가 달라”고 안내 했다. 70cm 높이 사다리에서 내려다 보는 ‘키다리 경찰’도 7곳에서 안내 방송을 했다. 시민들의 협조 가운데 안전사고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1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나 대부분 교통 관련 민원이었다.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과 황령산 등 불꽃쇼를 보기 위해 이른 시각부터 수만은 인파가 몰렸다.
메인 장소인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인파가 늘기 시작해 오후 5시께에는 도시철도 광안역에서 해수욕장까지 롱패딩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사전 행사인 ‘불꽃 토크쇼’에서는 시민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오후 6시 55분 박형준 부산시장이 개막을 선언하자 카운트다운과 함께 환상적인 불꽃이 어둠을 뚫고 광안대교 위로 힘차게 치솟았다.
본격적인 불꽃쇼는 오후 7시 중국 업체인 ‘써니(SUNNY)’의 작품으로 막을 올렸다. 중국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연출이 특징인 써니는 ‘세상을 물들이다, 희망으로 가득 찬 부산’을 콘셉트로 15분간 밤하늘을 수놓았다.
메인 행사인 ‘부산멀티 불꽃쇼’는 오후 7시 25분께 시작됐다. 내레이션은 부산 출신 배우 정우 씨가 맡았다. 잔나비의 ‘작전명 청춘!’을 테마곡으로 힘차게 막을 연 멀티 불꽃쇼는 싸이·임영웅·아이유·YB의 친숙한 곡과 함께 절정을 맞았다. 25인치 대형 불꽃과 국내 최장길이 나이아가라 불꽃은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올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5분간 ‘커튼콜 불꽃쇼’도 마련됐다.
18일 부산시는 이번 축제에 총관람객은 모두 70만 5,20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54만 9000명의 관람객들이 광안리를 찾았고 선박 160여 척에서 3,200명이 해상 관람을 했다.
2019년 11월에 열렸던 예년과 달리 관람객은 30%가량 줄었다. 3년 만에 열리면서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태원 참사의 여파와 한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변 상인들은 3년 만에 재개된 불꽃축제를 반겼으며, 시민들도 연말에 화려한 불꽃을 보며 새 희망을 품었다.
전병열 기자 ctnews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