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을 떠올리면 바로 ‘금산인삼’이 떠오를 정도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명약의 고장이다. 충남 금산군은 인삼의 고장답게 인삼에 대해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인삼관과 인삼센터 등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금산인삼만 보고 가기엔 웬지 허전하고 아쉬움이 남을 여행자를 위해 금산의 관광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금산은 예로부터 산과 계곡이 푸른, 자연이 살아 숨쉬는 여행지이다. 여름엔 시원한 계곡물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고, 가을엔 운치 있는 산책로를 따라 숲길을 거닐 수 있다. 또한 천혜의 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는 고즈넉한 역사 유적도 유익한 여행으로 만들어준다.
금강의 다른 이름, 적벽강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전북 무주와 진안을 거쳐 충북과 충남을 적시며 흐른다. 뜬봉샘에서 충남 서천의 금강하구언까지 장장 402km의 길고 큰 물줄기를 형성하면서 흐르는 금강은 충남 금산에서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적벽강’으로, 충청도를 에두르고 휘돌아 흐르면서 그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끌어안는다.
적벽강은 붉은색 바위벽을 뜻하는 적벽(赤壁)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적벽을 적시며 강이 흐르니 그 강의 이름을 ‘적벽강’이라 예부터 이름 짓고 풍광을 즐기게 된 것이다. 또한 중국의 적벽강 만큼이나 아름다워 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30여 미터 높이의 깎아지른 기암절벽 아래 도도히 흐르는 적벽강은 적벽과 마주보는 자리에 물놀이하기에 좋은 자갈밭이 넉넉하게 펼쳐져 있어 여름에 이 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적벽강이 흐르는 이곳은 산세가 아름답고 기암절벽이 볼만해 힐링여행지로 손꼽힌다. 적벽은 부리면의 최고봉 성주산이 남쪽으로 줄기를 뻗어 내리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양각산을 일구고 금강으로 자락을 급히 내려 기암절벽의 절경 또한 일군다. 산의 남서쪽 수통리 강가의 거대한 기암절벽인 적벽을 비롯해 그 위쪽 이름 없는 기암절벽과 함께 양각산의 ‘한바위’ 기암절벽까지 세 개의 기암절벽이 금강과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그려내고 있다.
금산을 대표하는 산, 대둔산
해발 878m의 대둔산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과 논산시 양촌면, 완주군 운주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충남과 전북 두 도의 도립공원이자 금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겹겹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산 자체의 경치도 빼어나지만 주봉인 마천대와 제 2봉인 낙조대의 경관이 빼어나다. 다양한 암벽등반 코스가 있어서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3개 시군에 걸쳐있는 이 산의 명소가 3개 시군에 분산돼 있는 점 또한 흥미롭다. 완주군 운주면의 명소로는 대둔산 케이블카와 마천대를 꼽을 수 있으며, 논산시 양촌면의 명소는 대둔산 수락계곡이다. 금산군 진산면의 명소는 천년고찰 태고사와 낙조대, 그리고 암봉과 암벽으로 이루어진 대둔산의 산세를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생애대가 있다.
대둔산은 오대산, 월성봉, 천등산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을 형성하며, 수십 개의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흐르는 유등천, 서쪽으로 흐르는 장선천, 남쪽으로 흐르는 벌곡천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해 화강암반이 동·남·북의 3면에서 오랜 두부침식을 받아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즉 동쪽과 남쪽은 배치재를 분수령으로 하는 유등천과 장선천이 비교적 깊은 협곡을 이루고 이 골짜기를 전주~대전 간 국도가 지난다.
최초의 인삼 재배지, 개삼터
‘금산인삼’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인삼의 종주국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그 인삼의 역사와 전설을 둘러볼 수 있는 ‘개삼터’는 우리나라 최초로 인삼을 심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삼국사기를 비롯해 다양한 별록에도 부여의 수도에서 가까운 개삼터가 인삼의 주 재배지였다고 전해진다. 금산에 왔는데 개삼터를 찾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될 만큼 금산에서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이다.
개삼터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마저 병들어 자리에 눕자 진악산 관음굴에서 모친의 쾌유를 정성스럽게 빌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봉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 3개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니 그 뿌리를 달여 드려라”는 계시가 있어 그곳을 찾아가니 그 풀이 있었다. 뿌리를 캐어 달여 드리니 어머니의 병환은 완쾌됐고, 그 씨앗을 지금의 남이면 성곡리 개안이 마을에 심어 재배에 성공한다. 당시 강처사가 재배에 성공한 인삼은 사람 손으로 처음 재배가 된 것이라 개안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당시 그 씨앗은 3개가 달리고 겉모습이 사람의 형태와 비슷해 인삼이라 불리게 됐다. 최초로 인삼을 심은 터에 그 뜻을 기리기 위해 1983년 7월에 개삼각을 지었으며, 개삼각의 안에는 진악산 산신령이 강 처사에게 인삼을 하사하는 그림이 있다. 그리고 개삼각 앞에는 강 처사가 살던 고택을 재현해놓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금산군은 매년 금산인삼축제 첫날을 기하여 개삼각에서 인삼을 처음 재배하게 해준 진악산 산신령께 감사하고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인삼제전을 올리고 있다.
충절의 혼이 서려있는 성역, 칠백의총
칠백의총은 임진왜란 당시 1만 5천의 왜군과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700의승병들의 유해를 모신 호국영령의 성지이다. 사적 제105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이곳은 조선 선조 36년에 중봉조헌선생일군순의비가 세워지고, 인조 25년에 종용사를 세워 700의사의 위패를 모셨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만행에 의해 의총은 허물어지고 순의비는 폭파되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이후 해방을 맞이하고 일부 복원되었다가 1963년 국가에서 묘역 확장과 함께 순의비를 완전하게 복원하여 기념관과 칠백의사순의탑을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른다.
금산 숲의 모든 것, 금산산림문화타운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남이자연휴양림, 느티골산림욕장,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목재 문화체험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숲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금산의 명소이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이 자리한 남이면 건천리 지역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돼 있고, 다양한 식물종과 남방계 식물 및 북방계 식물이 자라고 있는 식물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시원한 여름이 즐거워지는 남이자연휴양림은 물놀이장과 캠핑장, 숲속의 집이 조성돼 있다. 1996년 개장한 이래 산을 찾는 등산객과 휴양객들에게 산림이 주는 풍성한 휴양처 역할을 하고 있다. 느티골산림욕장은 가볍게 등산을 할 수 있는 등산로와 함께 숲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청정계곡을 따라 산책을 즐기기에 좋고, 가족 단위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데크평상, 오리엔티어링 등 산림스포츠 체험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순환산책로가 있다.
금산생태숲은 다양한 숲체험학습과 함께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생태체험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연인, 가족, 부모님 등 누구와 가도 힐링을 즐기고 돌아올 수 있는 이곳은 산림환경 및 교육, 탐방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숲 체험관이다. 약초의 고장인 금산의 다양한 약용식물을 비롯해 시군별 대표 수목들도 볼 수 있다.
금산인삼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금산인삼관
금산은 1,500년의 재배역사를 자랑하는 고려인삼의 종주지이며, 유통의 중심지인 인삼의 고장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산인삼을 더욱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금산인삼관’으로 가면 좋을 것이다. 부지 8,786㎡, 건평 4,173㎡의 인삼관을 지하 1층, 지상 3층 구조로 1997년 2월에 착공해 2011년 9월에 새롭게 개관 운영하고 있다.
금산인삼관은 인삼의 역사적 고찰 및 교육적 자료를 일반인에게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인삼의 약효와 기능, 복용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금산인삼관 주변에는 금산인삼종합쇼핑센터, 금산수삼센터, 금산수삼시장, 수삼랜드 등 인삼 관련한 센터들이 운영되고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또한 고려(금산)인삼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하여 매년 금산인삼축제를 국제적인 산업관광문화축제로 개최하고 있다.
이소미 기자 l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