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중국 의료관광객 본격 유치
의료관광 선도해갈 병원으로 높은 평가
지자체와 병원이 연합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제주한라병원에 의해 드디어 의료관광 분야의 물꼬가 트였다.
의료서비스도 받고 관광도 즐긴다는 의미의 ‘의료관광’은 불과 몇 년 전에 생겨난 신조어. 이는 의료계와 관광계가 윈-윈할 수 있는 기발한 전략인 동시에 소비자에게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갖다 안기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게다가 타깃을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주변 국가로 잡는다면 제주를 해외에 알리는 한편 외화도 획득할 수 있는 환상의 상품이다. 지자체와 병원, 여행업계가 연합전선을 펴가며 의료관광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
의료 목적의 중국 관광객 첫 유치
의료관광산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제주특별자치도다. 제주는 제주특별법특례를 통해 도내 의료기관의 경우 해외환자 소개 및 알선, 유치 행위가 허용됨에 따라 적극적인 의료관광 육성이 가능해졌다. 제주한라병원이 중국 관광객을 유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2008년 8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관광객 12명이 의료관광상품을 통해 제주한라병원을 찾아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이들은 종합검진과 함께 해수스파, 마사지 등의 건강관련 상품을 제공받았으며 도내 주요관광지를 둘러보며 관광을 즐겼다.
이는 제주한라병원과 대명해외관광여행사가 제주도가 공모한 의료관광상품 공모전에서 ‘건강검진+관광’이라는 아이디어로 최우수상을 받은 상품이었다. 수상 이후 제주한라병원과 대명여행사는 일정기간의 준비를 거쳐 실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08년 10월에는 치료 목적의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를 찾았다. 제주도가 의료관광을 표방한 이래 치료 목적의 의료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은 그것이 처음. 더구나 제주한라병원 성형외과팀이 직접 섭외에 나서 관광객으로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제주한라병원 관계자는 “중국인 성형외과 의사 1명과 환자 1명, 보호자 1명 등 3명이 우리 병원을 찾았는데, 심장수술 후 생긴 흉곽 중앙부 흉터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집도 현장에 환자와 동행한 성형외과 의사를 직접 참관케 함으로써 수술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고 덧붙인 후 “이러한 신뢰를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술에 참관한 중국 안성시립병원 성형외과 과장 바이 타오는 “성형이 일반화된 한국은 성형외과와 연계한 의료관광에 경쟁력이 있다”며 “특히 제주는 관광자원이 많아 의료관광지로서 전망이 밝다”고 의견을 밝혔다.
저비용·고품질의 의료관광 상품으로 경쟁력 갖춰
제주한라병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의료관광객 유치는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제주한라병원은 서울의 전문 요양기관에 비해 수술비용이 20~30% 저렴하다. 수술비가 낮을 경우 대형 대학병원에 비해 채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제주한라병원은 기타 부분에서 과감한 원가절감을 추진, 성공을 거둠으로써 병원 전체의 손익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장비가 낙후된 것은 아니다. 제주한라병원 관계자는 “서울 최고의 의료원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의료진들 또한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쾌적한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인테리어나 공간 배치 등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저렴한 가격이 저급의 서비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제주한라병원은 건강검진과 성형으로 의료관광의 문을 열었지만 의료관광을 특정 분야에 한정해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용성형을 비롯해 심혈관 계통, 임플란트 시술 등에도 환자를 유치할 생각이며 치료 분야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암 치료까지 가능케 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제주한라병원은 의료관광 분야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천혜의 제주, 의료관광지로서도 최고
그러나 인프라 구축도 시급
수많은 지자체에서 의료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만한 입지를 가진 지역은 사실 보기 드물다. 신의 선물이라 할 만한 제주의 자연환경은 제주만이 가진 경쟁력이다.
또한 관광지로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관광상품과 함께 그간 누적된 물적·인적 자원 역시 타 지역에 비해 풍성하다. 제주는 여전히 ‘국내 관광 1번지’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의료관광 분야에 있어서도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크나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제주한라병원을 찾았던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병원의 자체 평가를 보면, ‘중국인들에게 제주는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기 때문에 의료관광지로도 역시 만족스럽고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편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료관광 시장이 성장할 경우를 대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병원이나 여행업계, 제주도 모두가 의견을 같이한다.
우선 현재의 제주공항은 수용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성수기만 되면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신공항 건설계획이 추진 중에 있지만 당분간은 제주공항의 만원 사태를 감수해야 한다.
항만시설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크루즈관광과 연계한 의료관광상품 개발을 위해서도 대형 크루즈를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안정된 에너지 공급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제주한라병원 김성수 병원장은 “현재 우리 병원은 상용 2000kw의 자체 발전소를 가지고 있어 아직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안정된 에너지 공급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한다.
투자 없이는 수익도 없다. 제주의 자연이 세계 어느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자원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 없이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김성수 병원장의 말처럼 제주는 세계인과의 만남을 위해 변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제주한라병원 김성수 병원장 “의료관광의 선두에 서다”
지난 1983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문을 연 제주한라병원은 37년 역사를 거치는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 제주 의료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제주의 대표적 병원이다.
그간 제주한라병원이 이룩한 성과는 국내 유수의 대형 대학병원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며, 어떤 분야에서는 그들을 능가할 정도로 화려하다.
제주한라병원은 현재 11개의 암 전문클리닉을 중심으로 수술에서 치료까지 모든 분야를 관리하는 전문 암센터를 구축했으며, 2002년에는 백혈병 환자를 비롯한 소아암 환자 전문 치료 골수이식센터를 개소했다. 또한 2004년에 개설된 심뇌혈관센터는 개소 1년 만인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 심사평가원 ‘심질환 초기 대응 우수병원’으로 지정됐으며 전국 최상위 등급 응급의료센터, 소화기센터, 건강증진센터 등의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국가 원수급 외빈 방문 시 긴급진료 지원병원으로 지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최근 제주한라병원이 다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의료관광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쳐 중국 관광객을 유치, 성공적인 의료관광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국내 의료관광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제주한라병원은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는 ‘의료관광’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제주한라병원이 의료관광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제주한라병원 김성수 병원장은 “제주한라병원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그간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른바 고급화 전략이다. 김 병원장은 “고급화에는 의료서비스의 질뿐 아니라 환자에게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포함된다”며 “도 내 다른 병원이 할 수 없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제주한라병원이 의료관광의 선두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김 병원장은 “모든 유명 관광지가 병원을 중심으로 30분~1시간 거리에 있어 진료 후 관광이 편리하다”는 것도 이유로 꼽는다. 또한 외국인 환자를 위해 통역 직원을 두고 있으며 병원 내 관련부서 직원들에게 언어교육도 시키고 있다. 의료 이외의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제주한라병원인 것이다.
또한 제주한라병원은 서울의 유수 의료기관에 비해 진료비도 저렴하다. 품질은 높고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끌릴 수밖에 없다. 그밖에도 항공사 및 제주 내 여러 관광지와 협약을 체결해 제주한라병원을 이용하는 의료관광객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성수 병원장은 병원 경영 철학을 ‘이명아명(爾命我命)’으로 삼고 있다. ‘환자의 생명이 곧 나의 생명’이라는 뜻이다. 그것이 제주한라병원을 오늘날 제주의 의료 중심으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다. 제주가 고향인 김 병원장은 “제주도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그가 이룩해낸 것은 분명 그 이상의 것이다.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령로 65 (연동 1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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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팀장 pjs@newso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