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대 박물관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복원에 사용됐던 전주 전통한지가 또 한 번 루브르박물관을 매료시켰다.
전주시는 22일 복원가와 조각가, 제지장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복원실 관계자와 세계적 종이관련 학자 11명과 국내 종이 협회 관계자 등 25여명이 팔복동 한지제조공장과 한지산업지원센터, 한옥마을 등을 방문해 전통한지 생산과정을 견학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전라북도 한지발 무형문화재이자 국내 유일의 한지발 제작자인 유배근 장인을 방문해 고유한지를 뜨는 데 가장 핵심적이면서 한지의 전통과 품질을 지켜 내는 도구인 한지발 생산과정을 견학했다.
방문단은 한지발 제작에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50년 이상 오직 한길만 걸어오면서 소중한 옛것을 온전히 전수받아 보존해 온 유배근 장인의 장인정신에 깊은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방문단은 또 팔복동에 자리한 한지제조공장인 천일·용인·성일한지 공장 등을 방문해 전주한지가 만들어지는 전체과정과 외발뜨기 초지기법 등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한지의 아름다운 색과 질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특히 루브르박물관 복원팀은 작품 안정화에 필요한 중요한 요소인 전주한지의 우수한 치수안정성을 살펴보고 문화재 복원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관심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방문단은 전국 최초의 한지관련 R&D 연구기관인 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한지산업에 관한 새로운 시도와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한지가 문화재와 각종 기록문화의 복원과 보수 뿐 아니라 산업,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을 청취하기도 했다. 또, 센터에 전시된 전주한지 작품들을 둘러보기도 했다.
시는 이번 루브르박물관 관계자와 국내외 종이관련 학자들의 방문을 계기로 향후에도 관계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전주한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전주를 3번째 방문한 아리안 드 라 사펠(Ariane de La Chapelle, 한국명 김만월) 루브르박물관 보존·복원 담당은 이날 “전통원료와 전통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전주한지를 사용해보니 질기고 치수안정성과 보존성이 뛰어나 예술가치를 지속하기에 충분하여 문화재 복원용지로써 매우 훌륭한 소재임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전주방문을 통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전주한지의 위상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방문을 전주시와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사)미래에서 온 종이협회 김민중이사(문화재 보존․복원가)는 “그동안 올곧게 전통을 보존하고 전승하고 계시는 장인분들과 전주시에 감사하며, 한지의 대표 고장인 전주와 전국의 한지장인과 연대하여 한지가 세계 문화재 복원시장에 진출하는 기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전주한지는 이 땅에 살았던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이기에 후세 사람들도 몇 백 년 동안 오직 전통방식만을 고수하며 지켜오고 있다”면서 “그동안 올곧게 지켜 낸 전주전통한지가 루브르와 손잡고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에 큰 쓰임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