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남해는 한낱 꿈이런가

[남해 트래블] 남해는 한낱 꿈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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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지줄대는 청정 지역으로 많은 이들이 여행의 목적지로 정하곤 한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레저 활동인 낚시, 계절따라 산을 타는 등산, 집을 떠나 자연 속에서 살아보는 캠핑, 감성이 묻어나는 카페 등 마치 꿈 속 세계처럼 다양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관광 지역이다.


가천 다랭이 마을, 계단마다 취향저격

이 마을은 농사를 짓기 위해 가파른 산을 깎아 농지를 만든 곳으로 명승 제15호로 지정됐다. 다랭이 마을에 다다르면 계단처럼 층층이 쌓은 논·밭이 마고신이 빚어놓은 100단의 케이크 같다. 푸른 땅 너머로 보이는 새파란 바다와 하늘은 남해만의 정취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다랭이 마을은 항상 새롭다.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계단마다 피어나고, 여름에는 특유의 청량함이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가을에는 추수를 앞두고 고개를 숙인 노란 벼의 향연은 잠시나마 옛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겨울은 시원한 공기와 함께 다랭이 마을 구석구석을 거닐며 더욱더 깊어 보이는 드넓은 바다와 겨울의 운치는 멋있다. 마을 아래로 걸어가 보면 위에서 봤던 경치와는 또 다른 경관이 펼쳐진다. 눈앞으로 펼쳐지는 무해한 청정 바다는 다랭이 마을의 진풍경 중 하나다.

또한, 다랭이 마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가천암수바위, 마을의 건강과 풍농·풍어를 기원하는 밥무덤, 다랭이 마을을 조망하는 설흘산 봉수대,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櫓島) 등 여행지는 다랭이 마을의 가치를 드높인다.

    가천 다랭이 마을


노도와 두모마을, 문학과 함께 쉼을

예부터 배를 젓는 노(櫓)를 많이 생산했다하여 노도라고 불리는 이 섬은 구운몽, 사씨남정기 등을 지은 작가 서포 김만중이 유배를 지낸 섬으로 문학·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노도에 들어가려면 벽련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 경험 또한 새롭다. 운항 시간은 1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지만 배를 타고 가면서 점점 멀리 보이는 벽란마을과 앞으로 다가오는 노도를 바라보는 것은 배를 타고 여행을 가는 이들에게는 묘미다. 노도에 도착하면 ‘노도 문학의 섬’이라고 적힌 조형물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김만중 초옥터와 우물지로 향하면서 남해의 풍경이 스쳐지나간다. 섬 안에 덩그러니 자리한 초옥은 서포 김만중이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말해준다. 섬의 정상에 다다르면 서포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을 테마로 한 공원이 나온다. 또한 전망대에 오르면 멋진 풍경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다.

두모마을은 벽련마을과 나란히 위치한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캠핑, 해양 레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두모마을의 원래 이름은 ‘드므개’인데 궁궐 처마 밑에 두었던 항아리인 ‘드므’와 마을의 모습이 비슷해서이다. 두모마을은 남해의 하루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갯벌체험, 카약, 패들보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텐트를 설치하고 보이는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어느 정도 여가를 즐긴 후 펼쳐지는 은은한 노을은 포근하다. 봄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남해 노도 전경과 구운몽 테마공원


물건요트학교, 남해바다와 요트

남해군 요트학교는 대한요트협회(ksaf)의 인증을 받은 지도자가 운영하는 전문 요트 교육기관이다. 딩기요트와 크루저요트별로 과정이 준비돼 있으며 체험부터 숙련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프로그램이 있다. 물건항은 두 등대가 마주 보고 있는 바다 풍경을 선사하고 해변 뒤로는 물건 방조어부림이라고 약 300년 전 마을사람들이 방풍과 방조를 목적으로 심은 숲이 있다. 옛 전설에 따르면 이 숲에서 나무 몇 그루를 베고 난 후 태풍이 크게 불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이 숲을 잘 보호하고 있다. 이 덕에 여행객들은 물건항에서 요트도 즐기고 바다도 바라보고 뒤로는 바람에 숲이 살랑거리는 풍광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됐다.

물건요트학교


삼동 지족 죽방렴, 선조들의 지혜

죽방렴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어로방식이다. 대나무를 주재료로 발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세워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물고기가 잡힌 후에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방렴으로 잡은 물고기들은 신선한 탓에 비싼 값에 팔린다.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자면 지족해협이 시속 13~15km의 거센 물살이 흐르는 좁은 바다라 거센 물결 속에서 살아남는 강인한 물고기가 잡히기 때문이다. 남해 죽방렴을 가보면 체험도 가능하니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 어로방식을 꼭 경험해보자.

 삼동죽방렴


상주은모래비치, 하얀 백사장 위로 울창한 송림

남해 제1의 해수욕장인 상주은모래비치는 2km의 모래해변과 해변 뒤로는 든든한 송림이 지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은빛을 띄는 모래와 맑은 바닷물은 눈이 정화되는 듯하다. 앞서 소개한 두모마을과 마찬가지로 캠핑장도 운영하고 있어 캠핑족들에게 인기다. 남해의 바다는 수온이 따뜻하고 호수처럼 잔잔해 물놀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백사장 중간에는 작은 방파제가 하나 있는데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바다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주변으로 펼쳐진 맑은 바다는 인생샷을 건지기 좋은 핫플레이스다. 그리고 해변 옆으로 언덕으로 차를 타고 올라가면 상주해변의 전경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 많이 이들이 풍경을 즐기러 간다.

상주은모래비치

글 전세리 기자 jsr@newsone.co.kr

사진 남해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