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트래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떠나는 강원도의 단풍명소

[강원도 트래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떠나는 강원도의 단풍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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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일출풍경과 환상적인 해안선, 청정자연에서 얻은 건강한 음식, 1년 내내 신선한 공기, 여유로운 자연 속 인정 넘치는 사람들, 겨울왕국 풍경이 펼쳐지는 눈의 천국, 우리가 생각하는 ‘강원도’의 모습들이다.

이러한 강원도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떠나는 강원도의 단풍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속초 설악산

설악산은 깎아지는 암봉과 암능이 즐비하고 암벽등반과 빙벽등반의 최적지로 산악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다.

강원도 속초, 양양, 고성, 인제를 잇는 설악산. 그 이름마저 친근해 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발 한 번 디뎠을 산이다. 인제 방면은 내설악, 한계령~오색방면은 남설악, 그리고 속초시와 양양군 일부, 고성군으로 이뤄진 동쪽은 외설악이라 부른다.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해 소청봉, 중청봉, 화채봉 등 30여 개의 높은 산봉우리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대청봉으로 향하는 대장정 코스부터 폭포와 금강굴로 가는 짧은 코스까지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설악산을 느낄 수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는 걸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보는 설악산 가을 단풍은 알록달록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강릉 오죽헌

강릉 오죽헌은 신사임당, 율곡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교과서 속에서만 보았던 이야기,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역사의 장이자 교육의 장이다.

오죽헌은 율곡 선생의 이종사촌동생 권처균 씨가 집 주위에서 자라나는 검정색의 대나무를 보고 까마귀 오, 대나무 죽 자를 써서 까만 대나무가 있는 집이라는 뜻의 ‘오죽헌(烏竹軒)’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려 말에서 조선초기의 건축양식을 지니고 있는 이곳은 건물뿐만 아니라 나무들도 600년의 세월을 함께 품고 있다. 아름답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롱나무도 있고, 특히나 율곡매라고 이름 붙여진 나무는 지나온 세월과 함께 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시, 서, 화에 능했던 종합 예술가 신사임당과 조선시대의 대학자 율곡 이이, 이 위대한 두 인물이 태어나고 살았던 곳을 직접 걸어보고 그들이 남긴 것을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직접 볼 수 있다. 가을 단풍 풍경이 더해져 더욱 아름다운 곳 오죽헌에서 뜻 깊은 시간을 보내보자.

동해 무릉계곡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하는 동해시 무릉계곡은 기암괴석과 푸른 못으로 유명하며 무릉도원으로 불릴 만큼 시인, 선비, 고승들이 음미하던 경승지다.

무릉계곡행 산길을 더욱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바로 아름답기로 소문난 폭포 두 개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박 2일의 촬영지로 가수 이승기가 다녀가 매스컴을 통해 아름다움을 뽐냈었던 쌍폭포와 용이 살았던 못이라는 뜻의 신비로운 용추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무릉계곡에는 하나의 돌이 넓게 펼쳐져 있다. 바로 무릉반석이다. 이곳은 옛날에는 풍류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지금은 동해시의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우리네 민족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한다.

무릉계곡 초입에서부터 용추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은 흔히 용오름길이라고 불린다. 올라가는 길에 현재까지도 마치 용이 거슬러 올라간 듯한 모양의 계곡이 남아있다. 이처럼 용오름길은 신비함과 신성함이 가득하다. 가을이면 단풍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는 무릉계곡으로 떠나보자.

홍천 은행나무숲

홍천 은행나무숲은 일 년에 한 달만 개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숲으로, 오대산 자락에 위치해 다른 지역에 비해 단풍이 일찍 시작되는 곳이다.

길 양쪽으로 나무들이 무성한 잎을 날린다. 머리 위로는 파란하늘, 눈높이에는 노란 은행나무가 가득하다. 누군가 고의로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동화 같은 순간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대 은행단풍 명소인 홍천 ‘내면 은행나무숲’은 사유지다. 30여 년 전 아픈 아내를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해 3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렀다는 숲 주인은, 아내를 돌보듯 한 그루 한 그루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정성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깃들어 있는 느낌이라, 다른 곳의 단풍보다 훨씬 더 색다르게 느껴진다.

숲에는 5m 간격으로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오와 열을 맞춰 심어져있다.

은행나무의 단풍뿐 아니라 은행잎이 떨어지는 시기 또한 낭만적이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을에 꼭 한 번쯤 방문해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다.

횡성 풍수원성당

횡성 풍수원성당은 강원도에서 처음 지어진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있으며, 신유박해 때 40명의 신자들이 신앙공동체를 이루며 숨어서 지킨 의미 깊은 성당이다.

1888년 프랑스 성직자 르메르 신부가 파견돼 본당을 창설한 뒤, 정규하 신부가 1907년 준공한 것이 지금의 풍수원성당이 됐다. 전국적으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하루에도 수백여 명의 신도들이 미사를 보러 온다고 한다.

빨간 벽돌로 쌓아 올린 벽과 뾰족한 4층 종탑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기도 하며, 2003년에 방영했던 조현재, 수애, 지진희 주연의 드라마 ‘러브레터’의 촬영장소이기도 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주변의 농촌 마을 풍경과도 잘 어울리는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풍긴다.

가을이면 단풍과 함께 어우러져 계절의 멋까지 더해지는 풍수원성당으로 떠나보자.

영월 장릉

영월 장릉은 조선시대 6대 왕인 단종의 묘로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한 슬픈 단종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역사의 장이다.

단종임금은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 가장 슬프고 한이 많은 임금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 문종임금이 승하한 후 12세의 어린 나이로 조선의 6대 왕에 오르게 된다. 나이 어린 왕의 정치적 기반도 약한 시기가 되자, 신하들의 권력이 강해지고 정치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삼촌인 수양대군은 계유정난을 일으킨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단종은 수양대군에게 선위를 하고 왕위에서 물러난다. 그 후 단종복위를 꽤하던 사육신의 병자옥사가 일어나고 단종임금은 노산군으로 강봉돼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이후 영월 동헌의 객사인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기게 되는데, 제2차 단종복위 운동인 정축지변을 계기로 세조임금은 사약을 내리고 17살의 어린나이에 객사인 관풍헌에서 승하하게 된다.

장릉은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강원도에 있는 곳이다. 장릉을 조용히 걸으면서 곱게 물든 단풍의 모습을 바라보며 단종의 깊은 역사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평창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은 구릉 위 넓은 초원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곳으로 둥글둥글 귀여운 양떼들을 감상할 수 있는 목장이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걸어서 다니기 편리하게 돼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각자 컨디션에 맞게 걷다가 샛길로 빠져나와도 어느 곳으로든 이어져서 더욱 좋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넓은 초원과 귀여운 모습의 양 그리고 음악소리까지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이라 풀이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초원의 파릇함은 살아있다. 대관령은 서리가 가장 빨리 오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초지가 잘 조성돼 있다. 요즘 같은 가을에는 낙엽과 초원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게 되면서 또 다른 광경을 만나게 된다. 길을 따라 난 억새풀이 지금이 가을이구나 하는 느낌을 들게 해준다. 이처럼 푸른 초원 위에 펼쳐진 양떼들과 알록달록 단풍의 조화는 가을날을 실감케 한다.

화천 파로호

화천 대표명소 파로호는 화천9경 중에서 제1경으로 화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겨난 인공호수다.

파로호는 산 속에 있지만 마치 바다인 듯 일렁이며 푸른빛을 낸다. 10억 톤이라는 엄청난 담수량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깊은 산 속에서 만나는 이 물빛 호수를 보고 있노라면 왜 산속의 바다라 불리는지 알 것 같다.

파로호를 제대로 둘러보기를 원한다면 유람선 물빛누리호를 타고 돌아보기를 권한다. 물빛누리호는 파로호 선착장을 출발해 수달연구센터, 동촌리, 비수구미를 지나 평화의 댐까지 24km를 운항한다. 1시간 30분정도 걸리는 뱃길은 친절한 선장님의 설명과 주변 풍경에 눈과 마음을 빼앗겨 감상하다보면 금세 지나간다. 운항도중 만나는 귀여운 다람쥐섬은 물빛누리호의 선물이니 선장님의 설명에 귀 기울여보길 바란다.

파로호에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가을의 진한 단풍과 호수의 푸른빛을 만나보자.

양구 두타연평화누리길

양구 두타연평화누리길은 두타연의 금강산 가는 길목이자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6.25전쟁 이후 50여 년간 출입이 통제돼 오다가 2004년 개방돼,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간직한 DMZ 생태계 보고이자 청정한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 생태 누리길이다.

두타연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초입에서 소지섭길 두타연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시작해 두타연까지 이어지는 길은 소지섭길 1코스이기도 하다. 역사의 상흔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길은 평화누리길이라고 불리기도하고, 이외에도 양구장생 10년길과 산소길 등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이 길에는 봄, 가을이면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난다. 가을이면 단풍이 들어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때 묻지 않은 두타연평화누리길과 가을 단풍의 모습을 즐기러 떠나보자.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