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남북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제 복원

남북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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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볼음도 은행나무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강화군, 한국문화재재단, (사)섬 연구소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304호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민속행사를 17일 오전 11시 30분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에서 개최한다.

▲연안 은행나무 (사진=문화재청)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수나무)는 수령 800년(추정), 가슴높이 줄기 둘레 9m, 밑동 둘레 9.8m, 키 24m로, 북한 황해도 연안의 은행나무(암나무)와 부부 은행나무 중 수나무였다. 약 800여 년 전 홍수로 인해 황해도 연안군 호남리에서 뿌리째 떠내려와 볼음도 어민들이 이를 건져다 심은 나무라고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은행나무도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 ‘연안 은행나무’로 지정돼 있다.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주민들이 서로 연락해 음력 정월 그믐에 맞춰 각각 제를 지내왔으나 분단 이후 중단됐다고 한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다채로운 남북 교류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은 오랜 세월 서로 떨어져 있었던 은행나무 부부의 아픔을 달래고 남과 북의 주민들이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함께 기원해왔던 은행나무 제를 복원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은행나무 부부 이야기를 토대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음력 7월 7일(8.17.)에 맞춰 진행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의 ‘춘향가’ 이수자인 박애리 씨의 사회로 ▲제례 복원 ▲평화의 시 낭송 ▲한국의집 예술단의 마당놀이, 태평성대, 살풀이가 펼쳐진다. 또한, 한국화가 신은미 작가가 아쟁 산조에 맞춰 북한 암나무를 기리는 수묵화 그리기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우선 남한의 수나무인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의 제를 복원하고 북한의 암나무를 기리는 한편, 앞으로는 남북협력을 통해 북한과 같은 날 각각의 장소에서 부부 은행나무의 제를 다시금 지내는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황정윤 기자 hjy@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