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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노래에 박힌 쐐기

김국희 기자 ghkim@newsone.co.kr  / 2017-10-18 14:10:03

삶의 여정에서 느끼는 쓰라린 감정들을 주옥같은 노래로 보듬어주는 한 가객(歌客)이 있다. 그 가객은 대략 우리가 이등병일 때, 나이 서른이 됐을 즈음에, 60대 노부부가 됐을 때쯤 목소리로서 우리의 어깨를 토닥이고 공감해주곤 한다.

‘영원한 가객’ 故김광석이 얼마 전 영화와 뉴스 기사로 돌아왔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메가폰을 잡은 다큐영화 <김광석>이 지난 8월 30일에 개봉됐다. 이 영화는 1996년 요절한 김광석을 둘러싼 타살 의혹을 재조명했다.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에 의한 김광석 타살 의혹, 고인이 된 김광석의 아버지, 딸 김서연과 연루된 저작권 문제, 김광석 고교 동창과 서해순의 불륜 등 20여 년간 수집한 이상호 기자의 타살 의혹 관련 증거자료들은 화살촉이 되어 서해순을 향해 겨눠졌다. 관객들은 알려진 사실과 전혀 다른 실상에 경악했다.

현재 김광석의 곡으로 들어오는 저작권료는 모두 서해순의 것이며, 이 기자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살인 및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서해순과 법적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가수 아이유는 최근 발매한 앨범 ‘꽃갈피 둘’에서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리메이크해 실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불거진 이슈로 인해 음원을 삭제했다.

아직도 김광석의 노래를 ‘따뜻한 포옹’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생전에 본인도 그렇게 되길 바랐다. 돈보다 더 큰 가치를 망각한 사람으로 인해 김광석의 노래로 위로받는 이들의 어깨에도 작은 쐐기가 하나씩 박힐까 두렵다. 진실을 아는 망자는 말이 없고, 우리는 다시금 노래로서 순수하게 위로 받길 바랄 뿐이다.


김국희 기자 ghki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