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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0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박차 가해야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7-07-14 10:35:35


















현재 강원도는 비상이다. 200여 일 앞으로 훌쩍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준비하느라 공사현장이 아닌 곳을 찾아보기 드물 정도다. 올림픽이 열릴 곳을 미리 둘러볼 겸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한창 정비 중인 도로와 시설을 보며 실망이 크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붐업에도 일부 타격을 입은 지금,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지부진한 지원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부가 처음으로 치르는 대규모 국제스포츠 행사”라며 큰 관심을 나타냈지만, 사실상 준비과정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먼저 정부편성 추가경정안예산 목록에서 평창올림픽 지원 예산들이 대거 누락됐다. 강원도가 요청한 관련 주요 사업예산은 677억 원 규모. 홍보에 필요한 270억 원을 비롯해 문화올림픽 붐업 170억 원, 도시경관 정비 50억 원 등이 포함된 금액이지만 모두 빠진 것이다.

후원 계약도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 건도 달성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기업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기업 수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과도기인 만큼 쉽게 나서는 경우가 없는 실정이다.

6월까지 진행된 장관 인선 계획으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도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추진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지난달 정책브리핑에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예산마저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강원도의 장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엎친 데 덮친 비리 악재

이 와중에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공사 관련 입찰과 올림픽 기반 시설 중 하나인 원주~강릉 철도공사의 업무 횡령 비리가 포착된 것이다.

시설 공사 비리 혐의로 인해 조직위 간부가 직위 해제됐고,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압수 수색이 진행됐다. 경찰은 7월내 수사완료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주~강릉 철도공사의 공사업자를 비롯한 33명은 허위 세금계산서 등으로 설계변경 공사대금을 부풀려 12억 원을 편취하고, 하도급 선정 대가 등으로 7억 3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조직위는 관련 부서 책임자들과 별도 회의를 갖고 경위 등을 물었으며, 내부적으로 대책을 검토 중이다.


임금체납 여전해

지난달 강원건설노동조합은 강원도청 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 발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체납 해소를 촉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등 시설 공사 과정에서 장비임대료를 포함한 임금체납이 여전히 이어져 건설노동자들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올림픽 관련 건설 현장 등에서 건설노동자 2천 5백여 명이 70억 원에 달하는 임금이 체납된 상태다. 강원도는 건설현장 임금 체납을 방지하기 위해 발주처가 대금을 공사업체부터 건설노동자들에게 개별 직접 지급하는 ‘대금e지급제도’를 도입했지만, 구체적인 운영방안이 발표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질 우려를 낳고 있다.

체납이 발생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빚을 내 구입한 건설기계 장비가 가압류돼 넘어가고, 신용카드 할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하는 등,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공사가 빠르게 진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준영 강원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원도와 강원도민을 위해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이 건설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요인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강원도를 비롯한 도내 18개 시군의 체불 임금 해소 노력과 재발방지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름휴가철 관광객 실망만 커져

국토교통부가 평창올림픽 지원도로를 여름 휴가철과 추석 이전에 조기에 개통할 것을 발표했지만,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온 관광객들에게 지금의 모습은 실망스러울 뿐이다.

대관령 Y 리조트로 가족 여행을 온 지 모 씨(55세, 서울)는 “대관령 IC를 지나자마자 여기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며 “곳곳이 공사 중이라 경관이 너무도 좋지 않았고, 좀처럼 여행을 떠나왔다는 기분이 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을 찾은 김 모 씨(32세, 울산)도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의 특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휴가철에 올림픽의 현장을 보기 위해 강원도를 찾을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로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외교적으로도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북한이 참가하게 되면 경색된 남북 관계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이제 20여 일 앞.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하고 국민적 공감과 참여를 유도해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