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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스탑오버 24시간의 기록

글_김수현 기자 사진_진하정 기자 / 월간 뚜르드몽드 www.tourdemonde.com  / 2017-06-19 14:58:30








 홍콩에서 만 하루가 주어졌다. 대단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좁은 골목 사이를 걷고 싶은 시간.
길을 따라 시선이 닿는 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영화 속 장면이 눈앞에

어릴 적 사랑한 홍콩 영화의 배경이 여전히 남아있는 길들을 나는 사랑한다. 녹이 슬어 흔들거리는 간판이 이어진 어수선한 거리라면 더 좋다. 비디오가 텔레비전 밑을 빼곡히 차지하던 시절, 수십 번 테이프
를 앞으로 감아서 본 내가 사랑한 홍콩의 풍경들. 영상으로는 미처 다 전달되지 못 한 사람 냄새와 시끌벅적한 소리가 주는 생동감을 찾아 다분히 고의적으로 길을 헤맨다.









여기가 정녕 홍콩 맞나요?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 이곳에 터를 잡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온 외국인들을 하루에도 수십 번
스쳐 지나가는 것. 홍콩에선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특히 저녁 시간의 란콰이퐁은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는 서
양 외국인들의 차지이다. 동남아 휴양도시의 번화가 일대에서 만날법한 자유로운 여행객과 이제 막 퇴근한 듯
정장 차림의 직장인이 한자리에 모여 맥주잔을 부딪치는 길은 늘 흥이 넘친다.







쇼핑족의 무한한 애정을 받는 도시

홍콩에서 쇼핑 좀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2월과 8월에 여행하라는 말이 있다. 특히 7월과 8월 사이에 열리는 쇼핑 축제에서는 득템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단 하루 스탑오버 여행객이 쇼핑까지 완벽하게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번 쇼핑몰에 들어가면 두세 시간쯤은 금세 흘러간다는 걸 몇 번의 경험 끝에 깨우쳤으니. 정작 홍콩 쇼핑리스트로 인기를 끄는 물건은 달리 치약, 제니 베이커리의 쿠키와 같은 기념품이 대부
분이지만 쇼윈도 사이를 거닐며 즐기는 아이쇼핑을 빼놓아선 아쉽다.









디자인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홍콩


과거 쇼핑이나 유명 명소가 홍콩을 대표하는 볼거리였다면 이제는 여기에 미술을 추가해도 좋을 듯싶다. 매년 3월이면 미술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아트 바젤이 개최되고 소호에는 감각적인 디자인숍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센트럴 애버딘 거리에 위치한 PMQ는 신진 디자이너와 힙스터들에게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공간. 미술, 디자인과 산업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곳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숍 그리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회사의 사무실 등이 들어섰다. 트렌드의 최전방에 선 20대 홍콩 여성이 강력 추천한 PMQ,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오후 8시에는 빅토리아 하버로

매일 밤 8시에 펼쳐지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하나만 본다면 굳이 홍콩의 환상적인 밤 풍경에 대한 긴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소호에서 여유롭게 칵테일을 마시던 중 해가 저무는 것을 보곤 침사추이 역을 향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매일 똑같은 레이저 쇼. 그러나 오후 8시 전후 빅토리아 하버에선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사람들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홍콩의 음식이 좋아

오랜 역사 동안 상업의 중심지이자 영국 식민지의 한 부분이었던 홍콩에서는 광둥식, 중국식, 서양식을 비롯해 다양한 미식 경험이 가능하다.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받은 레스토랑 중에선 헉 소리가 날 정도로 값비싼 곳도 있지만, 부담 없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많다. 짧은 여행인 만큼 특색 있는 음식들이 후보에 올랐으나 저녁 메뉴는 딤섬을 포함한 중식으로 낙점.









굿바이 홍콩

홍콩은 주말여행이나 짧은 휴가로 인기 있는 곳. 인천과 홍콩을 매일 6회 잇는 캐세이패시픽을 이용하면 홍
콩으로 가는 길이 더욱 쉽고 편해진다. 특히 캐세이패시픽은 출발 또는 도착 중 1회 홍콩에서의 스탑오버를 무료로 제공한다. 24시간의 짧은 홍콩 여행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홍콩국제공항의 캐세이패시픽
라운지인 더 브릿지. 즉석에서 만든 완탕면과 달콤한 차슈바오를 맛보며 떠나는 아쉬움을 달랜다.



글 김수현 기자 사진 진하정 기자 / 월간 뚜르드몽드 www.tourdemonde.com
취재협조 캐세이패시픽 www.cathaypacific.com, 호텔 아이콘 www.hotel-ic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