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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석 문체부 국제문화과장] 한국을 이해하고, 문화적 공감대를 만드는 국제문화교류

“올해 국제문화교류의 기본적인 토대가 될「국제문화교류 진흥법」시행령 제정에 힘쓸 것”

대담 · 고경희 취재팀장 / 사진 · 김국희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7-06-12 12:16:10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3월 ‘한-중앙아시아 수교 25주년’과 ‘고려인 정주 80주년’ 기념 일환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서 중앙아시아 3개국 순회공연을 개최했다. 당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및 정악단, 무용단 등 총 62명을 현지에 파견해 전통혼례공연, 민요, 정악, 부채춤, 비보잉, 사자춤, 현지 공연팀과의 합동공연 등을 펼치며 한국 전통예술의 정수를 선보였다.

또한, 지난 5월 4일에는 한국-모나코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모나코 정부와 공동으로 모나코에서 국립국악관혁악단의 ‘아리랑 판타지’ 공연을 개최했다. 음악을 통해 양국 화합의 의미를 담아내고, 전통예술의 백미인 판소리와 기악 독주, 세련된 국악관현악 연주 등으로 수준 높은 한국음악을 모나코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지난 3월 2일에는 국제문화교류 진흥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국제문화교류 진흥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돼, 5월 25일 「국제문화교류 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문화교류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지금, 국제문화교류 업무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정영석 문체부 국제문화과장을 만나, 과의 주요 업무와 2016년 사업계획을 비롯한 주요 정책들을 들어봤다.

그는 올해 역점 사업으로 “오는 9월 22일까지「국제문화교류 진흥법」시행령을 제정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정부, 지자체, 민간에서 개별적으로 많은 국제교류활동을 해오다 보니 전체적인 방향성 없이 사업들이 추진된 경향이 있는데, 이 법이 제대로 갖춰지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국제문화교류 진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교류로 서로에 대한 이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는 그는 “다른 국가가 한국 공연과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를 이해하고 공감하다 보면 국가 간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각 국과의 관계에서 국제문화교류가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문화교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국제문화과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하다 생각하고 민간에서 이뤄지는 국제문화교류에 대한 지원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고민하고 적극 돕는 것이 저희 과의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국제문화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우선 저희 과는 문체부 국제 업무의 대외적인 창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문체부가 워낙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부처다 보니 예술, 문화콘텐츠, 관광, 체육 등은 각 분야별 담당부서(국제관광기획과, 국제체육과 등)에서 해당분야의 국제교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국제문화과는 문화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함과 동시에 문체부의 국제문화교류 업무를 총괄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 과에서 대외적으로 다른 국가와 접촉하게 될 경우 저희 과와 협조해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업무를 종합하고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국제문화교류 진흥을 위한 법령 제·개정 ▲국가 간 상호문화 교류의 해 사업 ▲수교기념 문화행사 ▲문화 분야 공적개발원조(이하 ODA)의 대표 사업인 문화동반자 사업(문화분야 전문가 장기초청 연수) ▲외국정부와의 문화 MOU 체결 등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제문화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정부, 지자체, 민간기관, 개인 등 다양한 주체들의 국제문화교류 활동이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지원 기반이 미비한 상황에서 올해 3월 21일「국제문화교류 진흥법」을 제정한 것이 최근 국제문화과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문화교류 진흥법은 지난 10년 동안 제정 논의가 계속되다가 지난 2015년 8월 문체부와 외교부 양 부처 간의 이견이 완전히 해소돼, 2017년 3월에 20대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의 제정은 다양한 국제문화교류 주체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국제문화교류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제도적 지원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진] 국제문화교류 진흥법 시행령 제정 관련 공청회

또 하나의 성과로는 문화 분야 ODA의 사업규모가 2012년 약 35억 원에서 2017년 약 120억 원으로 지난 5년간 약 3.4배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특히, 10년 이상 추진 중인 문체부 대표 문화 ODA 사업인 ‘문화동반자사업’의 경우에는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03명에 달하는 개발도상국 문화·체육·관광 분야 전문가를 한국으로 초청해 개발도상국의 문화적 역량 강화에 기여해왔습니다.”


문화 분야 ODA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문화 ODA 사업 중 가장 대표적인 ‘문화동반자사업’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개발도상국의 예술인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약 6개월간 체류시키며 한국어와 한국 전통음악을 전수합니다. 이는 그들을 수용할 수 있고 한국어 교육이 가능한 대학교와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등 국립기관과 협력해 진행합니다. 이후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등에서 그들이 전수받은 것을 공연하고 또한, 그들 나라의 전통공연도 함께 보여주면서 교류의 장을 가집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면 커뮤니티를 구성해 한국과 계속 네트워킹하며 한국에 대한 소식도 전하게 됩니다.”

[사진] 문화 ODA 문화동반자사업


2017년 국제문화과의 역점사업은.

“올해는 국제문화교류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될 「국제문화교류 진흥법」 제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가장 큰 숙제입니다. 국제문화교류 진흥법 시행령 제정, 국제문화교류 진흥의 정책목표와 기본방향을 담은 5년 단위 종합계획 수립, 문체부가 위탁한 국제문화교류 진흥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의 지정, 국제문화교류 진흥 관련 주요사항을 심의·조정하기 위한 국제문화교류진흥위원회 구성 등의 후속과제들을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저희 과 업무 중 중요한 것이 문화 분야 ODA인데, 최근 경제 분야 ODA에 이어 문화 분야 ODA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사업을 과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문화 분야 ODA가 경제 분야에 속해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독립된 분야로 정립돼 문화를 통한 저개발국 지원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게 과의 바람입니다.”


국가 간 국제문화교류 증진 계획은.

“금년에는 ‘한-영 상호교류의 해’ ‘한-이란 문화교류의 해’ ‘한-터키 상호문화의 해’ 행사가 연중 계획에 따라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부탄 등 국가와의 수교기념 행사도 예정돼 있습니다. 아울러, 오는 8월에는 일본 교토시에서 제9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개최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한중일 문화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 방안은.

“국제문화과는 지난 2013년부터 국제문화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재외 한국문화원의 국제교류 실무인력 요구에 부응하고자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국내에서 국제문화교류 전문강좌를 개설해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문화교류 아카데미 사업과 재외문화원에 실무경력 3년 이상의 문화기획자를 파견하는 국제문화교류 전문가 파견사업 2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국제문화교류 아카데미 8개 과정에 340명이 참여했고, 베트남·인도네시아·헝가리·폴란드·아르헨티나 등 5개국 재외문화원에 5명의 전문가를 파견했습니다.”


국제문화교류 시 콘텐츠 선정 기준은.

“우선 수교행사 같은 경우는 문화교류의 의미가 있는 동시에 외교적인 의미가 큽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립극장의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단 등 국립단체 위주로 교류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혹 상대국에서 대규모 공연단보단 소규모 공연단을, 비보이 ․ 퓨전 공연 팀을 보내달라고 요청할 경우에는 민간단체 중 아주 우수한 단체를 공모로 선정해 공연을 진행합니다.

문화 분야 ODA 같은 경우는 상대국에 ‘문화동반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면 대사, 공관을 통해 어떤 지원들이 필요한지 연락이 옵니다. 이후 저희 과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는 그들의 민속음악을 한국의 국립국악원처럼 정립하고 싶다며 지원을 요청했고, 미얀마 같은 경우는 문화유산을 디지털화 하는데 지원을 요청해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상대국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요청받아 적절한지 판단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형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진] 카자흐트탄 수교기념 문화행사


동아시아문화도시에 관해.

“한·중·일 3국은 2012년 5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동아시아의 의식, 문화교류와 융합, 상대 문화 이해’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동아시아문화도시를 선정하고 교류행사를 개최키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지난 2014년도부터 매년 한·중·일 각국의 1개 도시를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하고, 연중 문화행사와 상호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대구가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습니다. 대구광역시는 지난 5월 12일 대구시민을 비롯해 대구시장, 중국 창사 부시장, 일본 교토시장 등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아시아문화도시 개막식을 성황리에 개최했고, 이후에도 연간계획에 따라 대구칼라풀페스티벌, 청년예술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한중일 3국은 문화를 매개로 서로 화합하고 동아시아 문화의 고유성과 아름다움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개최하는데 있어 과의 역할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지난 2월 16일 한국 주재 외국 문화원장과 각국 대사관 체육담당관 20여 명을 초청해 평창과 강릉의 동계올림픽 현장을 방문하는 행사를 개최했는데 참석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반기에는 평창동계올림픽 D-100일 이벤트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주제로 한 세계 각국의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인 ‘월드 시네마 위크’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월드 시네마 위크 행사는 올해 11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개최되며 노르웨이, 독일, 멕시코 등 30여 개국 주한 외국문화원(대사관)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사진] 주한 외국 문화원장 평창 방문


기타,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프랑스의 미래학자 기소르망은 ‘상품과 문화를 동시에 수출해본 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독일과 일본에 이어 한국 뿐’이라며 한국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린 한류(韓流)는 보다 창의적인 콘텐츠의 생산이 뒷받침 돼야 계속 확산될 수 있는데, 이러한 문화 콘텐츠의 생산에 필수적인 창의성 개발은 국제교류를 통한 타 문화의 적극적 수용을 통해 가능합니다. 또한, 국가 간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쌍방향 소통과 상대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차원에서도 국제문화교류는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세계가 ‘글로벌화’(국경과 같은 물리적 경계 약화), ‘디지털화’(실시간 소통환경 제공), ‘네트워크화’(다양한 주체 간 교류와 협력)되는 행정환경의 변화 속에서 국제문화교류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문체부는 국제문화교류 정책이 대외 문화정책에 해당하는 문화정책의 한 축이라고 보고 국제문화교류 진흥을 위한 기반조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계획입니다.

해외에서 한국 공연을 접할 수도, 실질적으로 참여해볼 기회도 있는 만큼 국민, 독자 여러분께서도 국제문화교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영석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과장은

제36회 행정고시 합격 후 1993년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홍보콘텐츠기획과장, 주벨기에·유럽연합 문화원장, 국립중앙극장 교육전시부장, 동계올림픽특구기획담당관으로 근무했고 지난해 11월부터 국제문화과장으로 재임 중이다.


대담 · 고경희 취재팀장 / 사진 · 김국희 기자 newsone@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