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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트래블] 산업도시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우리가 몰랐던 ‘울산’

유지은 기자 yje@newsone.co.kr  yje@newsone.co.kr / 2017-05-04 11:04:53



















울산 하면 산업도시가 먼저 떠오른다. 바다 앞에 줄지어진 중공업 단지들. 그 뒤에 가려져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울산이 있다. 울산은 자연이 가득한 도시다.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울산의 명산들부터 송림 가득한 대왕암공원과 태화강가에 있는 십리대숲까지, 초록빛 울산이 우리를 다시 부른다. 그동안 산업도시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울산의 관광지를 만나보자.
 

산업관광, 새로운 재미와 배움을 즐기다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지만, 한국산업의 수도는 울산이다. 태화강을 시작으로 울산만의 울산항, 온산항, 방어진항은 공업단지로 빼곡히 채워졌다. 산업도시는 그렇게 시작됐다. 오늘날 산업은 생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산업과 관광이라는 말이 어색해 보이지만, 똑같은 관광에 지친 사람에게 ‘산업관광’은 색다른 추억을 준다. 배움과 재미가 있는 산업관광을 즐기러 울산으로 떠나보자.

-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의 시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하루 평균 6,000여 대의 자동차가 태어나는 곳. 이곳은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시작이자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단일체계 공장이다. 여의도의 2.5배에 이르는 15만 평의 광활한 공장 부지는 자동차로 가득하다.

수만 개의 부품과 수백 개의 공정, 거기에 장인들의 땀방울까지. 이 모두가 모여 하나의 자동차가 되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현대자동차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견학 프로그램은 문화회관과 홍보관을 시작으로 1~5공장, 수출부두 순으로 진행된다. 문화회관은 역사, 공장, 생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어 소형자동차를 생산하는 1공장을 지나 460대의 로봇이 불꽃을 내며 용접하는 제3공장이 있다. 특히, 제3공장은 울산공장의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100만대 생산체계가 완비된 곳이다. 이곳은 ‘자동차의 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프레스 및 차체 공정을 보유하고 있어 배울 게 많다. 제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공장을 지나 바다 가까이 있는 수출부두로 가면 수많은 자동차가 일렬로 줄 서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견학은 현대자동차 h투어 사이트(http://tour.hyundai.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 세계 1위 조선 사업 한국 뒤에는 ‘현대중공업’

조용했던 어촌마을은 197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 회사 ‘현대중공업’의 자리가 됐다. 세계 1위 조선 대국인 한국 뒤에는 현대중공업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1,800여 척의 대형선박을 건조하는 사람들의 손은 분주하다. 조선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사업에도 진출해 종합 중공업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창조와 개척이란 이름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보자. 울산 시티투어 산업탐방코스(문의:052-700-0052) 중 하나기 때문에 사전예약하면 투어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 365일 꺼지지 않는 울산의 불빛을 따라, 울산대교 전망대

365일, 24시간 울산항을 밝혀주는 불빛들. 그 빛 안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녹아있다. 그들의 노력으로 볼 수 있는 울산의 야경.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울산항의 야경은 낮의 회색빛 가득한 모습을 모른척하듯 밝게 빛난다.

 

울산의 더 옛 모습, 반구대 암각화




울산이 생기기 전보다 더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멈춰있는 돌이 있다. 돌의 얼굴에는 수많은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담겨있는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바위 면마다 육지 동물, 어로 도구 및 인물상 등 30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현재 인류 최초의 포경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문화나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깊은 곳이지만 암각화로 가는 트래킹 코스가 또 다른 매력이다. 가을이면 단풍이 여러 색으로 수놓은 이곳은 오솔길을 따라 가볍게 트레킹하기 좋다. 선사 문화에 관해 관심이 있거나 선사체험을 하고 싶다면 가까이 있는 울산암각화 박물관도 들르자.
 

산과 하늘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영남알프스’




해발 1,000m 이상의 9개 산과 하늘이 물감이 돼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는 영남알프스. 그 모습이 마치 유럽의 알프스에 견줄만하다 해 붙은 이름이다. 여름에는 푸르러서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서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곳곳의 평원에서 순백의 머릿결을 흩날리는 억새가 장관이다.

영남알프스의 산 중에 하늘과 가까이 맞닿아 있는 ‘가지산’은 7개의 고산으로 이어진 울산 산악의 주요 봉우리다. 사계절 모두 그림 같다. 특히, 봄이면 산언저리를 뒤덮은 분홍빛 철쭉군락이 인상적이다. 나무로, 숲으로 가려진 산이 아니라 곳곳에 민머리를 들어낸 기암괴석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가지산 외에도 억새와 산나리꽃이 어우러진 간월산, 억새평원을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과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신불산 등 비슷한 듯 저마다 다른 매력의 산이 많다.
 

울산에서 초록빛을 발견하다




공원은 메마른 도시인에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공원은 시민에게 쉼의 공간이 되기도, 더 나아가 도시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회색빛 울산에도 자세히 보면 곳곳에 수놓아진 초록빛 울산 공원을 찾을 수 있다.

- 100여 년 송림과 함께 지내온 ‘대왕암공원’

푸른 바다 위에 붉은빛을 띠는 대왕암공원은 물 위에서 몸부림치는 용의 모습이다. 대왕암 외에도 남근바위·탕건바위·자살바위·처녀봉·용굴 등 기암괴석이 있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길은 100여 년 된 송림이 함께한다. 높게 자란 소나무 아래를 지나면 솔잎 향과 나무 그늘 덕에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 길을 지나 탁 트인 바다를 보면 몸뿐 아니라 맘까지 시원해진다.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절벽마다 낚시를 하는 낚시꾼과 직접 잡은 성게, 멍게 등의 해산물을 파는 해녀도 보인다.

공원을 한 바퀴 다 돌고 북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신라 시대 왕이 즐겨 찾던 일산해수욕장이 있고, 대왕암 솔바람 길을 따라 아래로 가면 슬도가 있다. <메이퀸>의 촬영지였던 이곳은 거문고 같은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거닐기 좋다.

- 도심 속 쉼표, 울산대공원

바다와 함께하는 대왕암공원이 있다면 도심 속에는 ‘울산대공원’이 있다. 도시인에게 쉼표가 되는 울산대공원은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 364만여m²의 광활한 부지는 다양한 체험공원과 행사,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으로 붐빈다. 봄에는 장밋빛으로 화려하게 물든 장미계곡에서 장미축제가 열린다. 축제 중에는 로즈밸리 콘서트, 장미버블쇼, 장미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여름에는 수영장, 파도풀, 튜브슬라이딩 등 물놀이 시설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나비식물원, 환경관, 에너지관, 사계절꽃밭, 뜀 동산, 무지개그물놀이, 학습놀이 등 환경을 생각하는 놀이시설도 있다. 자연, 깨끗함, 편안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보자.

- 울산의 중심 태화강을 따라

모든 인류의 시작은 강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한강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했다. 변화와 새로운 시작이 강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면 강은 어디에서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울산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역시 울산시에게 중요한 곳이다. 울산시민의 식수원을 담당하는 태화강은 오늘날 시민에게 휴식과 여유도 건넨다.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한 태화강에는 ‘태화강대공원’과 ‘십리대숲’이 있다. 강 옆에 녹음만 가득했던 태화강공원은 2011년 5월에 ‘태화강 대공원 초화단지’를 조성해 꽃양귀비, 수레국화, 청보리, 금계국, 안개초 등 6천여 만의 꽃이 오색 빛 바다를 이룬다.

태화강이 흐르는 길마다 꼿꼿이 서 있는 대나무. 그 길이가 무려 4㎞(폭 20~30m)나 돼 대나무 십리대숲이라 불린다. 일제시대에 홍수 방지용으로 심은 대나무가 지금은 더위와 스트레스를 막아준다. 대나무 향을 느끼며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좋지만, 죽림욕장에서 죽림욕을 즐겨보자. 십리대숲을 멀리서 보고 싶다면 태화강 전망대에 가면 된다. 4층 높이의 전망대만 올라서도 울산 도심과 그곳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도시와 강을 잇는 십리대숲을 한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