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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 나를 표현하다

유지은 기자  yje@newsone.co.kr / 2017-04-11 16:49:22
















 삭막했던 회사 데스크에 봄이 왔다. 책과 업무 용품으로만 딱딱하게 채워졌던 옛날과 달리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게 꾸며지고 있다. 다양한 아이템과 식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데스트테리어다. 데스크테리어(deskterior)는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사무실 책상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 데스크테리어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직장인의 대부분이 하루의 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OECD 2015 연 평균 노동시간 통계에 따르면 ▲1위 멕시코 2,246시간 ▲2위 코스타리카 2,230시간 ▲3위 한국 2,113시간 ▲4위 그리스 2,042시간으로, 우리나라는 OECD 35개국 중 3위로, OECD의 평균 노동시간인 1,770시간보다 343시간 더 오래 일한다. 우리나라 직장인은 일반적으로 9시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하더라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거기에 야근도 한다면 회사 즉, 데스크가 제2의 집이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데스크가 오래 머무는 장소인 만큼 답답함이 아닌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로 바꾸려는 것이다.
 
 또한, 회사 문화도 데스크테리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직장생활은 대부분 함께하고 협동하는 문화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다 같이 하나로 일하는 문화. 그런 만큼 개인의 개성은 숨기고 다 같이 생활하는 데 익숙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은 데스크뿐이다. 데스크는 이제 단지 업무공간이 아닌 혼자만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기 업무효율뿐 아니라 심신안정을 위해 각자 스타일대로 데스크를 인테리어 한다.
데스크를 꾸민다고 다 같은 방식으로 꾸미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특성에 따라 꾸미는 방법도 제 각기다.

CASE 1. 효율적인 당신을 위한 깔끔&심플 인테리어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책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은 수납이나 정리 아이템을 배치해 책상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모니터 받침대를 이용해 책상 위에 뒤죽박죽 있던 사무용품을 정리하고, 내장된 스피커와 USB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인테리어는 거추장스러움 없이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함으로써 업무효율을 높여준다.

CASE 2. 심신안정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힐링 인테리어



회사생활에 심신안정이 필요하다면 책상에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물품을 놓거나 반려식물을 키워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물품을 모아두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집에 있는 물품 몇 개만 배치해도 회사 자리가 딱딱하고 낯설지 않을 것이다. 식물은 손이 덜 가고, 키우기 쉬운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선인장이나 틸란디시아(tillandsia)가 대표적이다. 틸란디시아의 경우, 공중식물로 흙 없이 키울 수 있는 건 물론 먼지를 먹는 식물로 공기정화에 좋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은 “식물이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면 근무자의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들고 활력을 줘서 정서적 회복에 좋다”고 밝혔다.



 강아지 패션 업무를 하는 직장인 J(27)씨는 “신입일 때는 책상을 정리하면, 집중도 잘되고 깔끔하고 상쾌한 기분이 들어 책상 정리를 했다”며 데스크테리어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말했다. 그 외 다른 직장인도 대부분 업무 책상이 너저분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답변을 했다. 또한, 책상을 꾸미면 회사에 내 자리가 있다는 기쁨과 애착이 생긴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데스크테리어가 유행이 되면서 간단한 정리를 넘어서 이쁘게 꾸며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어 부담이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업무에 치여서 책상을 정리하기 벅차다는 사람도 있었다.
데스크테리어를 유행으로 보지 말고 자신의 공간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보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니 기분 좋게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데스크테리어를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로 만드는 것이다. 처음부터 크게 바꾸려 하지 말고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면 어느새 자신만의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니 지금 자리에 앉은 곳부터 나의 색을 천천히 입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