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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천년의 고장 ‘강진’에서 만나는 푸른빛 축제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7-01-13 13:05:23

강진군은 한반도 서남부에 위치해 예로부터 해로와 육로를 잇는 거점이었다. 무위사와 다산초당 등 수많은 문화유산에 선인들의 얼이 가득하고, 기름진 평야, 바다와 산자락에서 사시사철 청명함이 뿜어져 나온다. 청자의 고장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병영성에서 조선시대부터 전해진 호국정신에 취하며, 청정 어촌 마을에서 신선한 개불을 맛보는 등 신비하고 푸르른 강진을 만끽해보자.


강진사초개불축제

강진군 신전면 사초마을은 예로부터 양질의 개불이 많이 생산돼, 개불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개불은 고혈압 예방에도 좋고, 강장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건강식품으로, 특히 사초마을에서 나는 사초개불은 특유의 맛과 향, 미감 덕분에 시중에 나왔다하면 물량이 없을 정도로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매년 3월 중순 사초리 해변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강진사초개불축제’에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도 마을주민 150여 가구가 공동으로 손수 개펄을 파는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개불을 채취해, 상처 없고 두꺼운 살집을 가진 사초개불의 명성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사초개불축제는 개불 상태를 고려해 2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해신풍어제 시연과 각종 퍼포먼스, 개막식, 시식회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행사는 개불과 낙지를 직접 잡아보는 체험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단일 어촌계 주관 수산물축제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강진 사초개불축제’는 관람객들에게는 신선한 해산물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주최자인 어민들에게는 소득을 증대시키는 윈윈(win-win) 그 자체다.


강진전라병영성축제



‘강진전라병영성축제’는 조선시대 병영(兵營)문화를 테마로 한 축제다. 매년 4월 말 병영면 일원에서 개최되는 이 축제에서는, 조선시대 500년 동안 제주도를 포함한 호남지역 육군을 총 지휘했던 전라병영성과 하멜기념관, 수인산성 등 호국 역사의 정취를 담뿍 느낄 수 있다.

가장 이색적인 것은 그 시대의 밥상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라병영성의 밥상에는 보리밥비빔밥과 쑥 된장국, 토종갓김치, 배추김치가 기본 반찬으로 차려지고, 두부조림과 강진군 특상품인 토하젓이 별미반찬으로 곁들여진다. 병영상인 밥상은 ‘북에는 개성상인, 남에는 병영상인’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조선팔도에서 맹활약했던 병영상인들을 소재로 스토리를 가미, 바쁜 틈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봇짐국밥(소머리국밥)과 깍두기, 나물반찬이 선보였다. 그 밖에도 사또가 즐겨먹었을 돼지불고기구이와 병영설성막걸리, 쑥버무리떡 등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 한 끼 식사를 통해 역사를 음미할 수 있었다.

온 가족이 조선시대 병사가 돼,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곤장과 형틀이 준비된 조선시대 형벌체험, 조선병사 딱총만들기를 비롯해 병마절도사 입성식, 병사또 호령-큰소리 대회 등이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축제의 메인이벤트는 ‘대한민국 무과대전’이다. 검무예, 맨손무예, 활쏘기, 진검 경기 등 다양한 무예가 선보이며, 호남을 수호했던 전라병영성의 혼을 되새길 수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고려청자, ‘강진청자축제’



남도 답사 1번지인 전남 강진은 고령토와 땔감이 풍부하고, 가마를 파는 데 적합한 산허리와 따뜻한 바닷바람을 가져 예로부터 청자 생산의 최적지로 손꼽혔다. 국보, 보물급 청자 중 80%가 강진에서 만들어졌으며, 세계 곳곳에 귀중품으로 보존되어있는 명품 대다수도 강진의 작품들이다.

지난해 44회를 맞은 ‘강진청자축제’는 아름다운 우리네 청자를 보다 가까이 만나고, 우리 문화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축제 중 하나다. 한중도자기교류전을 비롯해 전국청자백일장 대회, 청자장인과의 만남, 고려청자 학술 심포지엄 등의 기획행사가 함께 열려, 세계적인 도자 축제의 면모를 엿볼 수도 있다.

청자축제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은 ‘명품 강진 청자 장터’다.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에 청자를 구입할 수 있으며, 전문 도예가들과 직접 소통하고, 다양한 작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포인트다. 청자를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해보거나, 청자를 제작하는 모습을 관람하는 등 체험할 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어린이와 함께하는 강진청자축제’라는 슬로건답게, 어린이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다수 마련돼, 방학을 맞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도 했다.

고려청자는 한국문화예술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우리네 도자예술품이다. 고려청자의 비색상감무늬는 인공을 떠난 천공의 경지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다. ‘강진청자축제’는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아름답다고 몸소 느낄 수 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대한민국의 전통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강진청자축제는 매년 7월 대구면 청자촌에서 개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