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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시티 영월에서 즐기는 사시사철 힐링 축제

영월동강겨울축제와 단종 · 김삿갓문화제에서 행복을 찾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6-12-13 16:38:35

울창한 산림과 투명한 동강 줄기를 끼고 있는 청정 영월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다. 영화 <라디오스타>처럼 아날로그 한 감성 가득한 영월에서 추억의 썰매, 송어 잡기, 얼음낚시 등을 즐기며 추억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 강가로 떠나는 추억의 ‘영월동강겨울축제’

지금처럼 여행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1970~80년대, 겨울은 지금보다 더 추웠고, 즐길 거리는 지금보다 더 없었다. 하지만 당시의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다. 강물이 얼면 그 위에서 썰매를 타고, 얼음 팽이를 치며, 때로는 얼음을 깨부수고 낚시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런 오래된 겨울을 추억할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영월동강겨울축제’다. 올해는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영월읍 동강둔치 일원에서 개최된다.

겨울 축제의 백미는 송어다. 강 위에 두껍게 언 얼음을 깨고 낚싯대를 드리우면 송어 한 마리가 딸려 올라온다. 잡은 송어는 즉석에서 회와 구이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연어보다 고소하고 담백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평이다.

먹거리를 해결하는 동안 아이들은 옛날 아이들처럼 얼음에서 놀기에 여념이 없다. 비탈에 마련된 대형 썰매장에서는 고무 튜브로 만든 썰매를 타고, 강가 얼음 위에서는 무릎을 꿇고 올라가는 옛날 썰매를 끄느라 여념이 없다. 한쪽에서는 추억의 먹거리 장터와 추억의 사진전 등이 운영돼, 옛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시원한 영월 동강의 겨울 하늘을 날아 볼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과 겨울 ATV와 얼음 축구 등이 준비되어 있다.

추운 계절 따뜻한 곳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밖으로 나와서 겨울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과거 여행을 선사하고, 어른들의 팍팍한 일상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영월동강겨울축제’는 추운 겨울 가장 따뜻한 축제다.

단종문화제



재위 기간 2년, 사후 250년 동안 노산군으로 불렸던, 조선왕조 비운의 어린 왕 단종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행사다.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위로한 이 축제는 매년 4월, 단종이 잠든 장릉(莊陵)과 관풍헌, 동강둔치에서 3일 동안 개최되고 있다.

단종문화제의 백미인 단종국장(端宗國葬)은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되고 있다. 단종이 복위된 시기(조선 숙종 때)에 시작된 민속놀이도 거행된다. 장릉을 수호하는 도깨비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한 ‘능말도깨비 놀이’는 마을주민들이 도깨비 탈을 쓰고 이색적인 행진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월동강축제



1960년대까지의 영월은 동강 여울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밑천을 잡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드는 뗏꾼으로 흥청거렸다. 이런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축제가 바로 영월동강축제다. 1997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18회째를 맞았던 동강축제는 천혜의 비경 동강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부각시키면서, 역사·문화 탐방과 래프팅·패러글라이딩 체험도 함께 할 수 있다.

동강국제사진제



영월은 명실상부 박물관의 고장이다. 인구는 4만밖에 되지 않지만, 박물관은 자그마치 30개 가까이 된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박물관이 바로 동강사진박물관이다. 2002년 개관 이후, 2009년 한차례 새롭게 태어난 동강국제사진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사진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됐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전을 통해 사진예술전시행사의 수준을 넓히고, 동시대 예술인의 철학적 중요성과 작가 및 관람자의 구성적 관점을 폭넓게 탐구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동강국제사진제는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동강사진박물관 등지에서 개최된다.

김삿갓문화제



해학과 풍자의 시선(詩仙) 김삿갓의 시대정신과 문화예술혼을 추모하고, 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매년 10월 개최되는 문화제이다. 김삿갓은 조부를 욕되게 하는 시를 쓴 자책감으로 평생 전국각지를 떠도는 방랑생활을 하며 서민들의 애환과 양반들의 잘못된 생활상을 시로 옮겼다. 각종 공연을 비롯해 추모제, 고유제, 헌다례 등의 추모행사가 열리고, 김삿갓이 관풍헌에서 과거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재현하는 전국한시백일장과 시화전시, 전국휘호대회 등의 문화행사가 열리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타임캡슐 같은 지역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