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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6-11-11 17:52:13

46년 만의 개방, 설악산 만경대 몸살 앓아

국립공원 지정 이후 46년 만에 설악산 만경대가 개방됐다. 만경대는 외설악, 내설악, 남설악에 하나씩 있는 조망대를 말하며, 이번에 개방한 곳은 남설악의 것으로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렸다가 다시 통제구역이 된다. 남설악 만경대에서는 흘림계곡과 주전계곡, 남설악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으나, 숨겨졌던 구간인 만큼 길은 좁고 가파르다.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지체현상으로 인한 탐방객들의 불만 폭주와 함께 환경 훼손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만경대를 찾는 탐방객은 주 중에는 하루 5천∼8천 명, 주말이나 휴일에는 1만∼1만1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일방통행 길이라 등산 중 정체 현상도 심하다.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서 만경대까지는 1.15km 거리로, 평지라면 10~15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이렇게 정체가 심한 설악에서는 3~4시간쯤 오르다 서기를 반복해야 한다. 입장을 위해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만경대 탐방에는 6∼7시간 정도가 걸려 하루가 소요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산객들은 "만경대 탐방로는 원래 오색지구에서 주전골로 입장해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과 만경대를 거쳐 다시 오색지구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탐방로 중간지점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도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바람에 새로 개설된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만경대∼주전골 입구 구간의 체증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산객들은 "주전골 입구에서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면 길어진 탐방로에 등산객이 분산되며 체증이 줄어들 수 있다"며 "탐방로 혼잡과 지체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만경대 정상에서 체류시간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예약제를 시행해 하루 입장객을 통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제기하고 있다.

폭주하는 등산객들로 인한 환경 훼손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급하게 개설한 등산로는 갈수록 폭이 넓어지고 샛길이 생기는가 하면 데크 시설이 없는 만경대 정상부는 탐방객들로 인해 지표 식물이 모두 사라지고 맨땅이 드러난 상태다. 만경대 정상에서 오색지구로 내려오는 하산 코스도 비탈면 토양 유실이 가중되고 있다.

46년 만에 개방된 원시림은 있는 그대로 즐기기엔 일부 등산객의 시민의식도 부족했다. 계곡에서는 상수원에 발을 닦거나 입을 헹구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출입 금지 팻말 아래에서 식사하는 등 마치 거대한 식당으로 변한 모양새다.

이번 개방은 지난해 발생한 낙석사고로 통제 중인 흘림골 탐방로를 올가을에는 개방하기 어렵게 되자 관광경기 타격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인근 상가와 숙박업소, 음식점 등은 밀려드는 등산객들로 모처럼 호황을 맞고 있다.

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몰려드는 탐방객을 안내하고 통제하기 위해 입산 시간 지정제를 시행했다. 내년 개방 여부는 미정이나, 향후 단풍놀이 철 산림 환경 훼손 방지 및 등산객 안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330만 명 즐기고 간 서울 밤도깨비야시장, 굿바이



지난해 시범운영 성과를 토대로 서울시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이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이번 주에 문을 닫는다. 2016년 야시장에는 102대의 푸드트럭, 200여 팀의 핸드메이드 작가, 240여 공연팀들, 그리고 약 330여만 명(1일 평균 7만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서울의 밤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은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이 DDP, 목동 운동장에서는 10월 29일, 여의도한강공원에는 10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청계광장은 21일~23일에 ‘가을 운동회’를 열고 먼저 막을 내렸다.

서울시는 2015년 10월,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여의도’의 첫 개장 이후 올해 4곳(여의도한강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목동 운동장, 청계광장)으로 야시장 장소를 확대하여 매주 금요일, 토요일마다 운영해왔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성업할지는 미지수다. 올해는 시가 민간 운영사를 선정해 총괄 관리했지만, 내년부터는 민간 자율에 맡기기 때문이다. 시는 야시장 운영 협의체를 통해 장소 협의와 홍보 등 행정지원만 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이 실제 구매한 비율이 기대보다 낮은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작년 기준 하루 평균 방문객 2만 8천여 명 중 구매율은 55%이고 1인당 구매액은 4천564원에 그쳤다.

푸드트럭에 매출이 몰리는 것도 문제다. 하루 평균 푸드트럭 26개, 셀러 80개의 점포가 참여, 점포당 66만 7천여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푸드트럭 매출은 130만 원인데 비해 셀러는 45만 원에 그쳐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야시장의 주체가 되는 디자이너들의 아이템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셀러들의 사기가 저하될 위험이 있다. 아울러 푸드트럭 이용객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점도 고민할 지점이다.

통행로가 좁다 보니 많은 사람이 몰렸을 경우 통행이 자유롭지 못해 방문객들의 이동이 어렵고, 행인들이 디자인 상품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구조라는 평도 이어졌다.

방문객은 “많은 쉼터와 안전센터가 필요하다”면서 “특색이 뚜렷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만 야시장의 경우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 관광객이긴 하지만 높은 비율로 현지인들도 이용하고 있었다. 대다수 가정에 조리할 공간이 없어 퇴근 후 저녁을 주로 야시장에서 먹고 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생필품부터 애완용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는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점도 한몫하고 있었다.

시중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대다수의 플리마켓과 야시장에서는 방향제, 간단한 간식, 액세서리, 패브릭 소품 등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상품들이 많다. 야시장에 참가한 한 셀러는 “저작권이 등록된 제품이 아니다 보니 누구 하나의 아이템이 특이하면 너도나도 베끼기 여념없다”며 “마켓을 주최하는 사람의 안목이 중요하며, 적정 참가비를 받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며, 지역사회가 야시장을 본격 육성할 예정이라면 마켓 주최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천에어쇼, 규모에 못 미치는 사전 준비로 논란



지난달 개최된 사천에어쇼가 준비 부족의 오명을 안고 막을 내렸다.

나흘간 경남 사천비행장 일원에서 개최된 ‘공군과 함께하는 2016 사천에어쇼(부제: 제12회 경남 사천항공우주엑스포)’는 지난해보다 2억 원이 증액된 1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군과 공동으로 개최해 그 위용은 전보다 더 화려했다. 개막축하공연에는 공군 주력기들이 총출동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생산한 초음속 항공기 T-50B로 구성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에어쇼는 행사의 백미였다. 한국전쟁 당시 사천비행장 출격비행 재현 행사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에어쇼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는 사천시와 공군의 혼선으로 비행훈련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전시관 또한 준비되지 않은 채 공개되어 빈축을 샀다.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항공 분야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고, 다른 지역에서 온 관람객들에게 교통안내가 되지 않아 주차 대란이 발생했다. 개막식의 항공기 소음에 대한 안내가 미비해 어린이들이 귀를 막는 소동이 일어났다.

행사장 규모도 두 배 커지고 홍보에도 애쓴 만큼 방문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집계 인원은 총 26만 명으로 전년도에서 2만 늘어난 수치라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 상권의 상인들은 준비 기간 내내 비행기 소음을 견디며 행사 당일의 반짝 특수효과를 기대했으나, 기간 내내 평소처럼 한산한 모습을 보여 크게 실망했다.

이번 행사는 대부분 부대 내에서 에어쇼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외부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대 내부에 자체적으로 식당을 마련하였으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음식들이 제공되어 많은 사람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도 지원받은 것이 아닌 학생을 동원해 문제시되었다. 사천 소재 대학의 항공기계과 학생 40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 가까이 행사장 안내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학생들은 소임을 수행지 않을 시 학과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대학 측 역시 수업 보강과 같은 대안을 내년도부터 보완하겠다는 처지를 밝혀 논란이 빚어졌다.

행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에 대해서는 통감한다"며 앞으로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가을 불청객’ 지자체들, 은행 열매 악취와의 전쟁



가을이 되면 노랗게 변하는 매력적인 단풍잎, 몸에 좋은 은행 열매. 은행나무는 도심 배기가스 등에 강하고 병충해에 강한 수종으로 그늘 면적이 다른 나무들에 비해 넓어 가로수와 공원 조경용으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열매가 익어가는 이맘때가 되면 사정이 다르다.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지면 ‘불청객’으로 변한다.

알이 노랗게 영근 은행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악취를 풍기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발걸음에 터져 지저분해진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지뢰밭처럼 변해 버린 인도로 걷는 것을 포기하고 차로로 다니기도 한다. 자칫 은행 열매를 잘못 밟았다가는 악취를 집안에까지 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로수'의 사전적 의미는 '거리의 미관과 국민 보건 따위를 위하여 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이다. 이 가로수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는 건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한다.

예전에는 몸에 좋다고 해서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는 시민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해마다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공해 속에서 자란 도심 가로수 은행을 그대로 먹기엔 찜찜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도 은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은행 알맹이는 겉·속껍질 보호를 받아 오염물질이 닿지 않는다”며 “토양오염도 은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식약처는 “작년 은행 등 가로수 과실 433건 오염도 검사를 했지만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며 “하지만 오염이 심한 곳에 떨어져 있는 은행은 될 수 있으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은행을 두고 하루 성인 10알·어린이 2~3알 이내로 먹기를 권장하며, 섭취하기 전에는 반드시 익혀두기를 당부했다.

서울 시내 환경미화원들은 길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줍는 시민들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 환경미화원은 “몇 년 전만 해도 인도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는 시민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이제 도시 공해, 미세먼지 등으로 은행이 안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해는 주워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과거엔 우리(환경미화원)도 가끔 주워다 볶아서 먹기도 했는데 최근엔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가로수 30만3144그루 가운데 은행나무는 11만3,173그루로 37%를 차지해 가장 많다. 이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가 7만121그루, 느티나무 3만2,959그루, 왕벚나무 2만 8,543그루 등 순이다. 은행나무 중 고약한 냄새로 민원의 주범이 되는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3만1,034그루다. 은행나무는 대기 정화력이 뛰어난 데다 병충해에 강해 관리가 쉬워 수십 년 전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심어졌다.

몇몇 지자체들은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자치구별로 은행나무와 감나무의 열매를 시민이 직접 가져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은행 열매 털기 등 장비를 이용한 작업은 공무원이 맡고, 참여 시민은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비를 가지고 가로수를 훼손해 가며 대량으로 따 가는 게 아니라 주워가는 정도라면 문제 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은행나무는 주변에 있는 동물들을 유인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냄새를 분비한다. 전문가들은 “은행나무를 인위적으로 심은 부작용”이라며 “대기오염을 줄여주고 아름다운 단풍까지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은행나무는 잘못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진·태풍 복구 난항, 관광객 발길도 끊겨 경주 ‘이중고’



경주가 ‘9·12 경주 강진’과 태풍 치바로 피해를 본 전통 한옥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지붕을 원래 재래식 골기와에서 값싼 함석 기와 등으로 대체해 비판을 사고, 관광 경기마저 침체되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민들은 시의 형편없는 보상 탓에 불가피한 조치이며, 그마저도 자부담 비용이 높아 수리에 손도 못 대고 있어 관광객들마저 끊겼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경주시와 국가한옥센터에 따르면 경주 강진으로 전체 전통 한옥의 24%에 달하는 1202채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신라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된 황남동은 한옥 224채 가운데 52채(23.2%)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 대부분인 82%가 기와 파손이고, 담장 11%, 벽체 5% 순이다. 전파(全破)는 1채에 불과했다. 지진이 일어난 뒤 50일 동안은 80% 정도를 복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흙으로 구워 만든 재래식 골기와가 시멘트 기와와 함석 기와로 대체돼 문제가 되었다. 한옥의 고아한 이미지가 크게 흐려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가 도시계획조례로 재래식 골기와를 사용하도록 행위를 엄격히 제한했지만, 소용이 없다.

한옥 피해 주민들은 “예전처럼 재래식 기와로 전체를 복구하려면 복구비가 채당 3000만~4000만원 정도가 들지만, 정부의 보상비는 고작 100만원이 전부이고, 그 무렵에 태풍 치바가 들이닥치고 가을비마저 연일 이어져 급하게 보수할 수밖에 없었다”며 “함석 기와로 한옥의 꼴이 말이 아니지만 별도리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진 탓인 주택 파손이 소파(小破)이면 주택당 100만원, 전파면 900만원, 반파 450만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문화재 보수기술자들은 “한옥 지붕은 부분 훼손되어도 누수가 되기 때문에 100% 해체해서 다시 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한옥 지붕 기와를 시멘트 기와와, 함석 기와로 교체한 주민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는가 기대했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라며 “특히 경주시는 피해 한옥 절반이 함석 기와 등으로 교체됐는데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역사문화미관지구 내 한옥에 함석·시멘트 기와를 이면 불법 건축물이 된다. 시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단속이 사실상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