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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찬우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지원과장] 평창동계올림픽 D-500, 대회 성공 개최 향한 현주소를 듣다

"문체부 직속 TF팀 신설 통해 시설 지원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올림픽·패럴림픽 성공개최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대담·전병열 문화관광저널 편집국장 / 사진·고경희 기자 / 정리·오진선 기자  / 2016-11-09 10:09:39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내년 겨울로 훌쩍 다가왔다. 큰 예산이 투입되는 전 세계적인 축제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올림픽을 유치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는 국가의 인지도를 높이고 당장의 관광 수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면 기대와 달리 막대한 채무가 밀려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2004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던 그리스 아테네의 경우 대회 직후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났고, 1998년의 나가노 동계올림픽도 29조 원을 투입했지만 이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설 유지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특히 슬라이딩 센터 등 시설물 투자에 큰 비용이 드는 반면, 추후 이를 재사용할 기회가 없고 수익 창출이 힘들어 효율성이 매우 낮아, 많은 사람들이 개최도시가 유령도시가 되는 ‘화이트 앨리펀트’현상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2018년 평창을 시작으로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까지 동아시아 올림픽이 연달아 개최되는 만큼, 부끄럽지 않은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상당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500일도 채 남아있지 않은 지금, 수도권에서 강원도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와 KTX 토목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합이 열릴 경기장 완공도 대부분 목전이라, 얼마 전까지 불거졌던 썰매종목 일본 분산 개최 가능성도 거의 없어졌다. 올림픽 개최국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겨울이 시작되는 지금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리고 있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는 전국의 축제, 스포츠 경기 현장에 찾아가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개최지인 강원도에서도 ‘대한민국 대통합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남찬우 과장은 “원활하게 사고 없이 올림픽 운영을 잘 하는 것이 1순위”라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문체부와 조직위, 강원도가 더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사진] 본지 편집국장과 대담 중인 남찬우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지원과장

올림픽 분위기가 고조되는 붐업(boom-up)은 언제쯤.

“동계종목은 계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미 많은 스포츠이벤트 개최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상황은 아닌 것이지요. 이번 16/17 겨울시즌은 올림픽 1년 전 마지막 겨울입니다. 22개 테스트이벤트 등 올림픽 사전 운영을 경험할 다양한 대회들이 개최되고 붐업행사도 열릴 계획입니다.

2002월드컵 때도 개최 직전 프랑스와 영국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자 16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대회에 돌입하자 이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폭발적인 붐업이 일어났습니다. 스포츠 이벤트는 경기로 붐업이 1차적으로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시즌이 중요하고 더 많은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낼 국내외 예비 스타들이 미리 평창과 강릉에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올해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 열리는 올림픽·패럴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과 해당 종목 특성, 우리 경기력 수준을 미리 만나볼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조직위를 비롯한 개최도시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대회운영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문체부는 조직위, 강원도와 이번 테스트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그 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진] G-500 기념행사

‘아라리요(Arari·Yo!) 평창’ 홍보 영상은.

“그 영상은 공식홍보영상이 아니라 UCC공모전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평창을 주제로 동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거고, 그럼 올림픽 분위기가 확산되는 효과가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의 홍보 동영상이지, 동계올림픽 공식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공식’적인 것은 조직위원회만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단독으로도 할 수가 없어요. IOC와 조직위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UCC동영상과 일본의 조직위원회가 만든 공식동영상을 대조하면서 ‘우리나라의 홍보 수준이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라고 얘기합니다. 영상을 홍보할 때 구조적으로 혼란을 빚은 우리 쪽에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만, 해명을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요. 공식 동영상으로는 마스코트 소개, 슬로건, 한국 전통 홍보 등 다양한 영상들이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표될 예정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적으로도 많은 부서에서 관심을 갖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 올림픽은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평창 D-500을 맞아 ‘문화올림픽’의 서막을 알리고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시작한 것도 그 예입니다. 올해는 60~70억, 내년도에는 200억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서 붐업을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문체부, 조직위원회, 지자체 등의 기관이 어떤 분야로 올림픽 준비를 맡고 있는지.
“강원도는 기본적인 시설물 건설을 맡습니다. 경기장, 진입도로, 도로 보수 등 교통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을 주로 합니다. 조직위원회는 그 시설에서 대회를 치르고, 선수촌을 관리하는 등 운영을 맡습니다. 문체부는 주로 포괄적인 보조를 합니다. 강원도 건설 사업 중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보조하고,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도 있습니다. 조직위원회에 운영비나 예산을 지원하면서, 인력, 재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합니다. KTX나 제2영동고속도로 같이 강원도와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은 국토부에서 진행하고, 경기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평창군이나 강릉시, 정선군은 손님맞이 준비를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왔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관광서비스를 개선한다던지, 외국인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통역서비스를 지원한다던지, 식당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구조로 바꾼다던지, 메뉴판을 개선한다던지, 숙박비 담합을 하지 않고 외국인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지 않는 것과 같이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거나, 세세한 운영을 도맡습니다. 아울러 조직위나 강원도가 협조를 요청하는 사항들에 대해 지원을 하고 동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인·허가나 주민들의 참여 독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는 평가 기준은.

“공식적으로는 IOC에서 하는 평가가 있고, 언론과 국민이 하는 평가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 스스로가 하는 평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타산지석으로 삼고있습니다.

보통은 대회시설의 사후활용과 운영 수지가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올림픽 이후의 지역관광 수입과 같은 추가적인 사항들은 수치적으로 정산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사후활용이나 관광인프라는 대회 직후에 바로 평가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5년에서 10년 정도를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대회 직후에는 운영이 잘되었느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실공사는 어땠는지, 도로 접근성은 괜찮았는지, 경기 운영은 효율적이었는지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으로 봅니다.”


[사진] '수호랑' '반다비'와 함께하는 2018평창올림픽


[사진] 평창 올림픽 플라자 조감도

올림픽 이후 시설물 관리 및 예산 적자 대안은.

“공식적으로 정부와 강원도가 집계한 예산은 13조 7천억, 대략 14조로, KTX와 제2영동고속도로를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한 것입니다. 대략 대회시설비가 1조, 조직위가 쓰는 운영비가 2조 7~8천억 원입니다.

교통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사후 관광이나 물류유통 이런 걸로 수익이 창출되고, 공공재로 역할을 하면서 국민에게 편의가 돌아가는 점까지 수치로 나타내기는 힘듭니다. 저희는 조직위 운영재정, 알펜시아 조성 부채, 시설물 사후관리를 적자 예상 항목으로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스키장과 빙상장의 경우 그대로 쓰거나 일부 시설은 대학 훈련장으로 전환시키는 등 원래의 기능을 살리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동계스포츠는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하계올림픽에 비해 적자를 많이 동반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 고민해서 해결짓기 보다는, 올림픽을 유치하기 전에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게 더 필요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까지 모든 시설에 대한 사후 활용방안이 내정 돼 있지는 않습니다만, 용도가 달라지거나 철거를 하는 등의 변경사항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는 올림픽 기념관으로 활용할 것을 검토 중입니다. 캐나다의 휘슬러처럼 오륜기 조형물이나, 경기장에서 메달을 땄던 사람들의 동판 등을 제작하여 동계 올림픽이 있었던 곳이라는 것을 나타낼 콘텐츠를 기획 중입니다.

강릉 빙상경기장의 경우 스포츠시티 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내외 대회들을 개최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강습 프로그램, 해외팀 초청 등이 이뤄지면서 빙상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창의 경우 슬라이딩 센터, 스키점프대 같은 시설을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연계해서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림픽지원과와 신설되는 문체부 올림픽 TF팀의 역할.

“작년에 구성된 평창올림픽 지원과의 업무는 대회운영과 교통인프라 구성을 준비하는 것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에 관광연계까지 진행하는 건 업무 과부하나 다름없었습니다. 큰 적자를 막고, 시설물을 사후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활하게 사고 없이 올림픽 운영을 잘 하는 것이 1순위로 중요합니다. 그 후에 대회와 관련된 문화 행사, 관광활성화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평창올림픽지원과는 대회와 관련된 운영·시설에 더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신설되는 TF팀에서는 올림픽과 관련된 문화·관광에 더 중점을 뒀습니다.

올림픽 업무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강원도와 조직위 등 각 기관들이 전보다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홍보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장애인올림픽, 패럴림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패럴림픽은 장애인 체육과에서 따로 진행하고 있으며, IPC라는 국제기구도 별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패럴림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국가가 더 알려진다고 하지만, 한국은 개발도상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스포츠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국위선양은 어느정도 이뤘다고 봅니다. IOC도 한국이 올림픽 대회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2002년보다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말을 들으려면 경제적인 부분이 아닌 질적인 부분을 따져야 합니다. 돈만 잘 버는 국가가 아니라 사회적인 약자까지 돌볼 정도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건 패럴림픽입니다.

패럴림픽 성공개최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합니다. 장애인들의 이동이 편한지, 시각·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원활한 안내, 숙소 엘리베이터 시설 등 일상적인 것들이 신체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적합하게 되어 있는지, 이에 관중의 호응도 포함됩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이 사회가 더 성숙한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브라질의 패럴림픽 관중석은 꽉 차있었습니다. 다 돈 내고 들어오신 분들이에요. 지금의 우리라면 동원하고 난리 났겠죠. 그래서 저는 브라질을 후진국으로 보지 않습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는 한 단계 밑에 있지만, 사회적인 잠재력이나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패럴림픽을 보고 느꼈습니다.

국가기관, 언론 등 모두가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까지 염두에 두고, 인식을 넓혀나간다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국가 홍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 이후의 강원도 관광 전망은.

“우리나라의 관광 패턴은 수도권 중심이라 강원도의 경우에는 교통망만 잘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활성화 될 것입니다. 현재 코레일의 ‘백두대간열차’나 바다열차 ‘해랑’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을 키워드로 하는 투어를 기획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경주 지진 여파로 최근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교가 늘었다고 합니다. 올림픽이 치러질 경기장들을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고가고 있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그런 형태의 관광패턴이 더 많이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초기 관광은 명소를 위주로 하는 패턴을 보이나, 두 번, 세 번째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조용한 곳을 주로 돌아보려고 합니다. 강원도의 가장 잠재적인 자원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라 장기적인 관광산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관광산업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익을 고려하지 않는 기관은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규제의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사업자가 들어오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깨끗이 하되, 외국인 관광객이 왔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청결한 숙박시설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본적인 통역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강원도가 가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러 오는 사람이 지금은 많지 않다하더라도, 올림픽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고, 언론을 통해 느끼게 될 것이고, 점점 더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사람이 와서 잠시 즐기는 곳이 아닌, 꾸준히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싶게 하는 것이 강원도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남찬우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지원과장은

중앙대 경제학과, Flinders university(호주) 관광학과(석사)를 졸업했다. 제47회 행정고시 합격 후 미디어정책과, 지역문화과, 국제문화과, 문화산업정책과(이상 사무관),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비서관실 행정관, 관광산업과, 국제체육과(이상 서기관), 평창올림픽팀장을 역임했다.


대담·전병열 문화관광저널 편집국장 / 사진·고경희 기자 / 정리·오진선 기자
(자료사진 :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