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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역사의 내음이 가득한 연천

글.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정은진 (☎ 031-839-2063)  / 2016-10-17 11:50:00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이고 앉은 한탄강관광지

수십만 년 전의 옛 모습을 간직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1978년 미군 병사 그렉 보웬에 의해 지표에서 석기가 발견되면서 주목받게 됐다. 그렉 보웬이 발견한 주먹도끼가 유럽의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로 밝혀지면서, 고고학에서 동서양을 나누던 모비우스의 학설을 반증하게 됐고, 이로써 동양에서 가장 큰 고고학적 가치를 갖게 됐다.

이처럼 동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돼 인류 문화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전곡리 선사유적지에는, 전곡리 구석기 문화와 세계 구석기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곡리 선사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2007년부터 세계 공모를 통해 설계했고, 2011년 4월 25일 개관한 이 박물관은 마치 우주선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전곡리 선사 박물관은 세계의 어느 박물관보다도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 주변과의 어울림, 짜임새 있고 쉬운 전시로 국내외 많은 방문객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꼭 한번 가봐야 할 박물관 중 하나이다.

박물관에서 한탄강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잘 가꾸어진 공원에 나무와 물, 풀이 제법 자태를 뽐내고 있다. 좀 더 아래 한탄강 물가로 내려가면 약 40여 개의 캐빈과 카라반이 즐비하고 캠핑장에 100여 개의 사이트가 강 하류 쪽으로 길게 드리워져,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관계없이 캠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경순왕릉 그리고 숭의전과 고구려 3성



고구려, 신라, 고려에 이르는 역사의 흐름을 모두 간직한 연천군에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제56대 경순왕의 무덤이 경주를 벗어나 자리하고 있다. 이로써 마지막 왕의 한과 서러움을 짐작할 수 있다. 원형의 봉분 앞에 있는 능비와 혼유석, 장명등, 석양 한 쌍, 망주석 2기는 조선 후기의 석물 양식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곳으로 사람이 닿지 않는 민간인 통제 지역에서 최근까지 잘 보존돼 왔다.

숭의전은 조선의 전조인 고려의 태조를 비롯한 4왕과 공신 16명을 봉향하기 위해 고려 왕건의 원찰이었던 앙암사터에 창건한 사당이다. 숭의전을 돌아 임진강변을 보면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수변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강변의 절벽 잠두봉의 암각화와 수백 년 동안 숭의전 터를 지켜온 느티나무가 긴 역사를 말해준다.

다시 세월을 거슬러 고구려를 향해 줄달음질 쳐보면, 세쌍둥이 같은 고구려 3대 성을 한탄강과 임진강변에서 만날 수 있다. 연천군의 제일 북쪽 임진강변에는 호로고루성, 강을 따라 내려오면 당포성이 보이고, 강을 타고 한탄강까지 오면 은대리성이 삼각형의 강안평지성(江岸坪地城)이라고 하는 독특한 형태의 성곽을 하고 있다. 이는 6세기 중반 이후 고구려의 임진강과 한탄강 국경 방어선을 관장하던 군사요새로 고구려 성곽축조 방법과 당시 병영생활 연구에 좋은 자료로 남아 있다.

DMZ와 태풍, 열쇠, 승전, 상승 전망대



연천 하면 대북 삐라, 포탄, 총탄, 포소리, 총소리, 군인을 대표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한반도 남쪽의 국민이 알고 있고, 가끔은 동정 어린 눈빛과 연민을 보내곤 한다.

우리나라 접경 지역에서 가장 많은 전망대 4개를 가진 연천군은 6·25 전쟁 이후 38선 이북 지역이 남한으로 편입된 곳으로, 이념과 국방의 최일선에서 북과 대치하고 있다.

태풍전망대는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는 1,600m의 거리에 떨어져 위치하고 155마일 휴전선상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유명하다.

북과 접하고 있는 경계지역 내의 들판에 풀이 하나둘 올라올 때, 이 네 곳의 전망대를 올라가면 세상의 어느 곳보다 평화롭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이곳이, 우리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통일에 대한 갈망을 일으켜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데 커다란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

연천 그리고 자연, 땅의 가치 - 한탄, 임질 지질공원



휴전선을 접하고 있다는 것의 가장 큰 이점은, 자연의 보고인 DMZ를 가장 많이 점유함으로써 매우 큰 산소발생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미래까지 이런 청정 지역의 혜택을 여기 사는 모든 연천 군민들은 오래도록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적고 돈벌이도 많지 않은 연천군은 그러나 땅과 자연, 돌과 물을 재산으로 가진 부자의 고장이다. 연천 하면 재인폭포, 한탄강, 임진강, 혹은 두루미, 산채 나물, 원시인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요즘 들어 조금씩 나오고 있긴 하다. ‘6시 내고향’과 같은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되고 종종 회자되곤 있지만 아직은 덜 알려진 게 사실이다.

연천은 지난 2015년 국가 지질공원으로 10곳을 인증 받았다. 내륙에선 제일 아름답다 해도 섭섭지 않을 재인폭포는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형 중 한 곳이다. 이곳은 연천군 최고의 명소로 알려져 왔는데, 재인폭포 북쪽에 있는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하천이 약 18m에 달하는 주상절리 절벽으로 쏟아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또한, 국사 교과서에서 보던 구석기 유적을 품고 있는 전곡리 선사유적지, 임진강변에 길게 드리워진 임진강 주상절리와 이 밖에도 백의리층, 아우라지 베개용암, 좌상바위, 당포성, 동막리 응회암 등 10여 개의 지질공원을 가진,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지형과 절벽,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연천군이다.

이 밖에도 연천에서는 평화누리길의 열한 번째 코스인 임진적벽길과 겸재 정선 선생이 멋지게 강변을 표현한 ‘웅연계람’이 있는 연강나룻길, 북쪽을 바라보고 통일을 염원하며 인사하는 사내 그리팅맨이 서 있는 옥녀봉을 볼 수 있는 자연 어우러진 길 등을 접할 수 있다.

감히 말해 우리나라에서 세상에 나고 걸어온 길들을 조용히 다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때 묻지 않은 들과 산, 강, 계곡을 총망라해서 보고 자연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편안한 걸음으로 디딜 수 있는 연천에서 심신을 리프레쉬 하면 좋지 않을까.

  글.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정은진 (☎ 031-839-2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