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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 트래블] 살아서는 진천, ‘생거진천’의 고장에서 맞이하는 자연의 선물

문화관광저널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  / 2016-08-18 14:45:34

[사진] 진천 농다리

예부터 살아서는 진천이라고 했다. 중부지방 차령산맥 줄기에서 뻗어 나온 산봉우리들이 따듯하게 감싸고 있는 곳 한가운데는 살기 좋은 땅, 생거진천(生居鎭川: 살아서는 진천에 사는 게 좋다)이 있다. 공기 맑고 풍수해가 없어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던 진천은 타지 사람들에게는 살고 싶은 곳, 진천군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고향으로 여겨졌다.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기온차가 커 오래전부터 쌀의 고장으로 불렸던 진천. 올여름 맑은 공기와 풍성한 들녘이 기다리고 있는 진천에 들러 자연이 선물하는 평온함과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천 년의 거친 물살에도 흔들림 없는 진천 농다리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는 천 년의 세월에도 흔들림 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는 ‘진천 농다리(鎭川 籠橋)’가 있다.

‘농 궤짝을 쌓아 올리듯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다리’로 풀이되는 진천 농다리는 자연석을 이용해 교각을 축대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 만들었다. 돌의 뿌리가 서로 물리도록 했으며 석회 등으로 속을 채우지 않고 돌만으로 쌓은 게 특징이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 또는 6m 범위로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데 이는 물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함으로 장마에 떠내려가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며, 상판석의 돌은 아름다운 무늬를 자랑한다. 이런 축조 기술은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다. 국내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긴 다리에 속한다.

이처럼 진천 농다리는 하천을 건너는 교량의 의미뿐 아니라 옛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농다리 아래를 흐르는 세금천 물줄기는 초평저수지의 물과 만나 이어져, 이내 금강과 합류해 서해로 흘러간다.

진천 농다리는 얼기설기 얽혔다 해서 농다리, 장마 때는 물이 다리 위로 넘어간다 해서 수월교(水越橋),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용이 물을 건너가는 듯한 형상이라 해서 용다리라고도 불린다. 특히 저녁노을이 질 때 다리에 눈이 쌓인 설경은 ‘농암모설(籠岩暮雪)’이라 해서 진천의 여덟 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일컫는 상산팔경 중 하나이다.

진천 농다리는 1976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됐다. 28개의 별자리를 따라 28칸으로 만들어졌으며, 다리의 규모는 길이 93.6m, 너비 3.6m, 두께 1.2m, 교각 사이의 폭은 80㎝ 정도이다.

진천 농다리는 천 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많은 전설을 안고 있는데, 진천군에서는 몇 해 전부터 농다리 주변 명소화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해마다 농다리축제를 연다. 또한, 농다리유래비와 농다리 전시관을 세워 농다리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여전히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농다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청정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다, 생거진천 자연휴양림



생거진천 자연휴양림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닌 곳 진천군 백곡면 무제산 일원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이다. 자연생태계를 유지, 보전하면서 산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건강한 휴양활동을 제공해 산림을 통한 국민 건강 활동 증진에 기여하며, 더불어 산림의 자원을 이용해 다양한 이용 기회와 휴식공간 및 자연학습교육 산림교육장과 체험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전국에서 많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이곳 생거진천 자연휴양림을 찾는다. 다람쥐를 바라보며 산책도 가능하며, 휴양림 곳곳에는 개울물도 흐른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여름이면 시원한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텃밭 또한 마련돼 농촌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숙소에는 바비큐장이 준비돼 있어 한여름 밤 맛있는 음식과 함께 가족, 친구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기도 좋다.

최고의 예술미를 자랑하는 삼국시대 범종을 만나다, 진천종박물관



불교가 전래된 뒤 삼국시대 범종은 한국적인 조형미를 정립해 우리만의 독창적인 양식을 갖게 됐다. 8세기에서 9세기 사이에 제작된 한국 범종은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인 상원사 동종은 형태나 소리, 무늬의 배치와 조각의 섬세함 등을 볼 때 통일신라 최고 전성기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의 많은 학자들을 놀라게 한 성덕대왕 신종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예술미를 자랑하는 통일신라의 종은 현재 일본과 한국에 9구만이 존재하는데 한국에 5구, 일본에 4구가 있다.

이렇듯 흔치 않은 신라 범종 중 6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진천종박물관이다.
진천종박물관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 원광식이 평생 수집하고 직접 제작해 기증한 150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자 2005년 개관 이후 종 전문 박물관의 특성을 살리면서 지역의 대표 박물관으로서 교육과 문화 소통의 장 구실을 충실히 함으로써 전국의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된 유물만 보는 관람형 박물관이 아닌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 충족형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전시실에는 밀랍 주물 기법으로 재현한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범종과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근대까지 사찰에서 사용하던 범종이 전시돼 있다. 밀랍 주물 기법으로 범종을 제작하는 과정과 한국 종소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리 구조의 특징 등을 과학적 자료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매년 다른 주제로 세계 속의 종과 문화를 아는 세계의 종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조선시대 이후로 사라진 우리의 전통 범종 제작법인 밀랍 주물 기법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원광식 주철장이, 그 기술을 전승하고자 한국 종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은 뒤 실제 종을 제작하는 전수교육관을 운영하며 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진천은 삼국통일의 위업을 완수한 흥무대왕 김유신(595~673)이 탄생한 곳으로, 진천읍 상계리 계양마을에는 김유신탄생지와 태실이 사적 제414호로 지정돼 있고, 도당산에 위치한 길상사에는 김유신의 영정이 봉안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진천을 찾고 있다.


문화관광저널 고경희 기자 ggh@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