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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트래블]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아름다운 산과 들, 함양

문화관광저널 양명철 객원기자 ymc@newsone.co.kr  / 2016-06-14 11:57:26

함양군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비롯한 고산준령이 병풍처럼 감싸 안아 맑은 하늘아래 펼쳐지는 맑고 푸른 녹색의 장관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연암 박지원이 실사구시(實事求是),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사상을 주장하며 안의현감으로 재직할 때 안심마을에 우리나라 최초의 물레방아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물레방아의 발원지다. 천혜의 자연계곡과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누각과 정자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개평 한옥마을 등 옛 선비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또한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와 통영-대전 간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영호남의 교통 분기점이며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고 전국 최대 게르마늄지대이면서 양질의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고랭지에서 재배된 함양의 농 · 특산물은 당도는 물론 맛과 향이 뛰어나다. 특히 청정 자연건강식품의 보고인 함양은 전국 최고의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천년의 숲 함양상림 등 태고의 숨결이 살아 있는 희망의 땅이다.

함양 관광 필수코스, 천년의 숲 상림

‘천년의 숲’으로 불리어 질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상림은 1,100여년전 당나라에서 관료를 지낸 최치원선생이 귀국 후 함양태수로 근무하면서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한 국내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 마다 색다른 낭만이 있는 곳이다.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상림의 나무 그늘에 서면 도심 속의 신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상림 숲에는 뱀이나 개미 같은 해충이 전혀 없어 숲속 어디에서도 마음 놓고 앉아 쉴 수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최치원은 홀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어찌나 효성이 지극한지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느날 어머님은 혼자서 바람을 쏘일 겸 상림 숲에 산책을 나갔다 풀숲에서 뱀을 보고 깜작 놀랐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뱀을 보고 놀란 이야기를 하자 이를 들은 최치원이 상림 숲으로 달려가서 “이후로는 상림 숲에는 뱀이나 개미 같은 모든 해충은 일체 없어져라. 그리고 다시는 이 숲에 들지 말라”고 주문을 외웠다고 한다. 최치원의 지극한 효성에 하늘과 땅이 감동한 것인지 그 후로는 뱀과 모든 해충이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상림의 숲 속에 조성돼 있는 오솔길은 연인들과 가족들의 대화와 사랑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1.6km의 둑을 따라 80~200m 폭으로 조성돼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원으로도 좋은 곳이다. 특히 여름 피서철과 맞물려 피는 연꽃은 상림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함양의 명소가 됐으며 상림 뒤로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통해 연밭을 구경할 수 있다. 주변에는 넓은 주차장도 있어 가족단위의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사진] 서암정사

빛의 궤적으로 유명한 지안재와 서암 석불

함양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길이 있다. 빛의 궤적으로 유명한 지안재는 함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지안재는 오도재라고도 불리어 지는데 옛날 내륙 사람들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가 지안재다. 길의 굴곡진 형상이 마치 뱀 모양과 흡사한데다 어두워지면 튼튼한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어 장노출로 촬영하면 차량의 불빛이 마치 네온사인처럼 도로위에 칠해진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재를 지나 정상에 오르면 지리산 제일문 주변에서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능선을 넘어가면 지리산 조망공원휴게소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 칠선계곡 방향으로 틀면 서암정사가 나타난다. 칠선계곡은 아름답고 웅장하기로 유명한 3대 계곡 중의 하나로 꼽힌다. 칠선계곡의 초입에 위치한 서암정사는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를 배경으로 자연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하고 불교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극락세계를 그린 조각법당을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사찰이다. 사찰 입구에 불교진리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대방광문이 있고 바위에 조각된 사천왕상을 지나 도량안으로 들어서면 아미타여래가 주불이 되어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석굴법당이 있고, 도량 위편에는 무수한 불보살이 상주하는 광명운대, 그리고 스님들의 수행장소인 사자굴 등이 있다. 모두 자연의 암반에다 굴을 파고 조각해 불교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특이한 기법을 보이고 있다.


[사진] 동호정

선비들의 발자취를 느끼는 선비문화탐방로

함양은 선비 마을답게 정자와 누각이 100여 채 세워져 있다. 특히 화림동 계곡은 영남 정자문화의 보고로 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이 백두대간 아래 첫 마을 서상면과 서하면의 60리를 흐르며 기이한 모양의 바위와 소를 빚어놓아 선비들이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서하면 화림동계곡은 과거 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예쁜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八潭八亭 8개의 못과 8개 정자)’으로 불렀다. 1구간(6.2km)과 2구간(4.1km)으로 나누어진 ‘선비문화탐방로’는 선비들이 지나쳤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팔정 중 으뜸으로 꼽히는 거연정은 계곡의 여느 정자와 달리 화림교라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데 자연석 위에 주춧돌을 세우고 네 모서리를 떠받치는 모양으로 균형미와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계곡에서 한 발 물러나 자리잡은 군자정은 영귀대라는 너럭바위에 세워져 자연과 합일돼 자연미가 넘쳐나고 일두 정여창 선생이 안의 현감으로 있을 때 이곳을 찾아 시를 읊고 거닐었던 곳으로 군자가 유람한 곳이라 하여 군자정이라 이름 지었다. 노송에 둘러싸인 동호정의 대들보는 마름질을 하지 않은 통나무로 뒤틀려진 나무 모양 그대로이고 누대에 오른 계단은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만들었으므로 정교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계단이 균형을 이루면서 건축 문화의 대범성을 보여준다. 동호정 앞에 섬처럼 생긴 크고 납작한 너럭바위는 ‘해를 덮을 만큼 큰 바위’라는 이름의 차일암(遮日岩)이 놓여있고 ‘달이 비치는 바위 못 이란 뜻의 월연암(月淵岩)과 풍광을 아우른다.


[사진] 개평한옥마을

돌담 너머로 살펴보는 양반문화, 개평한옥마을

함양군 지곡면에는 조선 성리학의 대가였던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비롯해 풍천노씨, 하동정씨 고가 등 수백년된 전통 한옥이 잘 보존된 한옥마을이 있다. 마을의 생김새가 댓잎 네 개가 붙어 있는 개(介)자 형상이라 개평(介坪)이라고 불리운 이 마을은 100여 채 중 60여 채가 200년이 넘는 한옥으로 조선역사와 문화, 양반의 가풍을 살펴볼 수 있는 한옥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 중 일두고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로 50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솟을대문에는 5개의 충신 · 효자의 정려패가 걸려 있어 조선시대 사회제도의 일면을 알 수 있는데다 공간구획 배치가 최적화 돼 있고 세간 살림살이들이 비교적 예스러운 대로 제자리에 보존돼 있어 당시 생활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문화관광저널 양명철 객원기자 ymc@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