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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태양의 후예’

문화관광저널 이은주 기자 rukie97@newsone.co.kr  / 2016-05-13 16:39:47

KBS 드라마‘태양의 후예’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10%도 넘사벽이라던 최근 드라마 시청률 한계를 가뿐히 넘어 30%가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종영했다. ‘태양의 후예’가 주는 시사점은 그 작품성과 메시지에 있다. 만약 ‘태양의 후예’가 기존의 낡은 흥행 드라마 공식에 입각해 시청률을 견인한 것이라면, 그 성공이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드라마들과의 확실히 차별화된 건강한 메시지와 창조적 협업 시스템, 드라마 제작 관행을 개선한 100%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한 제2의 한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 성공과 흥행이 기쁘게 느껴지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가 30%가 넘는 국내 시청률을 달성했다는 것이 놀랍지만 아시아 대륙에서의 인기는 더욱 경이롭다. 이미 중국 웨이보 누적 조회수가 75억 건에 이르는 ‘태양의 후예’는 벌써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중국 대륙에선 남주인공을 맡은 송중기가 이민호, 김수현과 함께 3대 천황에 등극했고, 중국 유부녀들 사이에서는 송중기를 작은 남편으로 부르는 유행문화가 등장했으며,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를 갱신한 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최근 이처럼 신드롬으로 확산되고 있는 ‘태양의 후예’의 성공은 예측 가능한 현상이었을까? 물론 흥행보증 수표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에 아시아에서 인지도가 높은 송혜교라는 글로벌 스타를 앞세운 130억 제작비가 투입된 해외 로케 명품 드라마라는 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태양의 후예’는 그 성공 가능성 못지않게 실패의 가능성도 높은 드라마였다. 아니, 오히려 전문가들은 실패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은숙 작가는 이 작품에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자기 희생적인 인물들의 삶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의식은 ‘본질의 회복’에 있지 않나 싶다. 어느 덧 의사라는 직업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돈을 가장 잘 벌 수 있는 직업으로 변질되어, 치과와 성형외과와 같은 곳은 지원자가 넘쳐나고,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흉부외과에는 매년 정원이 미달되는 이 시점에서 환자가 있는 곳이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환자를 치료하는 지독히 원칙적인 흉부외과 의사 강모연과,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살며 자신이 입은 군복이 언제든 수의가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국가에 충성하는 특수부대 장교의 이야기는 상식이 이미 상식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해 준다.

이 드라마가 성공한 것에는 빅데이터 시대, 성공확률이 낮은 통계치에도 불구하고 130억 대작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린 제작자들과 아낌없는 지원으로 창사 기념 드라마를 지원한 KBS의 역할도 컸다고 들었다.  SNS 시대, 사전 제작 내용이 스포일러에 의해 언제든 유포될 수 있는 현실에서 마지막까지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물 셀 틈 없는 보안을 유지한 것을 보면 ‘태양의 후예’ 제작팀이 매우 용의주도한 프로들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관광저널 이은주 기자 rukie97@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