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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준 경남 문화관광체육국장] “도민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수익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한다”

문화생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극장·공연장 건립 추진

대담 / 전병열 문화관광저널 편집인 · 사진 / 고경희 기자  / 2016-04-14 10:58:48

“관광을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본다. 하나는 인프라이고, 또 하나는 마케팅이다.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기간이 요구되고 또한 경제성을 따지게 되는데 인프라만 가지고는 경제성이 없다. 결국은 마케팅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5일 경상남도의 문화 관광 체육 분야를 견인하고 있는 서일준 국장(50·사진)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첫 일성으로 들은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관광마케팅의 한 방안으로 스토리텔링 발굴·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서 국장은 지난 연말 재난안전건설본부장에서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어떻게 하면 도민들에게 수익이 되게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해 왔다. 건설본부장으로 행정직이 맡는 건 그가 처음이었으며, 문화관광분야도 경험이 많이 없다는 그는 “공직 생활을 30여 년 하다 보면 디테일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간접경험을 통해 터득할 수 있다”며 필자의 관련 분야 전문성에 대한 질문에 자신감을 나타낸다. 경남이 가진 천혜의 관광자원에다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그는 “진시황의 불로초 스토리에서부터 김해의 허황후, 함안의 아라홍련, 하동 녹차 시배지... 등등 스토리텔링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복분자주가 삼성의 건배주로 선정된 것은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으로 승화한 한 예”라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문화생활 저변 확대 추진

문화 체육도 산업이라고 강조하는 서 국장은 “문화 분야를 보면 통영의 국제음악당이나 창원 성산아트홀, 거제 문화예술회관 등 큰 공연장이 있지만, 사실은 문화에 접근하는데 반드시 큰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생활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100석 미만의 소극장이나 소규모 공연장이 훨씬 효과적이다”며 어릴 때부터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공연자들도 전문가뿐만 아니라 동호회 수준에 있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공연할 수 있고, 관객을 모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관람객이 많지 않은 박물관 같은 경우 리모델링해서 작은 공연장으로 활용한다면 박물관도 보고 관람도 할 수 있어 문화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종문화예술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등 대규모 공연장이 있어서 문화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로와 같은 작은 공연이 많아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그는 경남 각 시·군 단위로 작은 극장 · 작은 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정책 제언

서 국장은 관광 정책에 대해서 문화관광저널을 통해 제언하고 싶다고 했다. “관광이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하는 것 중 하나는 쇼핑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먹고 자고 살 수 있는 쇼핑이 관광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쇼핑의 큰 혜택을 보는 곳은 관광지와 다르다. 예컨대 요우커들이 화장품  ‘설화수’쇼핑을 위해 면세점에 들리면 판매점에서부터 주변 음식점도 활성화된다. 하지만 정작 크게 혜택을 보는 곳은 화장품 제조업체이며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제조업체가 위치한 지자체는 그 혜택을 보지만, 면세점만 위치한 지자체는 타 지자체의 혜택에 기여를 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광 인프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기획되고 투자돼야 한다. 아울러 관광객 유치 실적을 위해 소위 ‘인두세’를 주고 요우커를 유치하는 지자체는 없어야 한다. 국가적 망신이다. 지자체 간 실적 경쟁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외국 관광객 유치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 관광산업의 수혜는 전체 국민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도 국비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친화력을 잃지 않고 정책을 밝히는 그의 모습에서 경남도의 문화·관광·체육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경남도의 문화 관광 사업의 성과는.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노후한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문화대장간 풀무’ 사업을 위해 총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 지난해 12월에 착공해 오는 7월에 준공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으로 산업단지 내 근로자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산업현장에 필요한 디지털 융합형 인력양성 등 새로운 문화거점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시?도 단위 ‘지역 방문의 해’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관광의 잠재성이 큰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올해의 관광도시’에 통영시가 선정돼 3년간 총 25억 원을 지원받아 통영국제음악당, 통제영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한, 도내 대표 유산인 ‘김해?함안 가야고분군’은 2015년 3월에 세계유산 우선 등재 추진 대상 유산에 선정(문화재청)됐고, 한국의 전통사찰을 대표하는 ‘통도사’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문화재청)돼 앞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역점 추진 계획은.

“최근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주 5일제 시행으로 도민들의 문화적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문화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지역 간 또는 계층 간 불균형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군 지역은 도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문화 향유 기회가 적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도는 문화 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문화 복지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주로 문화 소외지역인 군 지역 위주로 공연하는 민간 예술단으로 구성된 ‘도민예술단’은 도민들의 호응도가 높아서 올해 공연 횟수를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우리 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기업과 결연한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경남 메세나 매칭펀드’ 사업도 전 시?군의 예술단체가 골고루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도내 극장이 없는 9개 군 지역에는 100석 규모의 ‘작은영화관’을 올해 남해군과 합천군에서 개관하고 나머지 지역도 차례로 건립해 나가겠습니다. 이외에도 문화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위해 ‘문화누리카드’ 사업과 ‘사랑티켓’ 사업 등 맞춤형 문화 복지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경남도의 관광마케팅 전략은.

“지난해 방한 외국관광객이 1,300만 명 중에 약 45%인 600만 명이 중국 관광객입니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은 수도권과 제주도 위주의 저가 쇼핑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쇼핑시설이 열악한 지방은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경남 실정에 맞는 항노화 및 선상투어 상품을 개발해 요우커를 유치하겠습니다. 특히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남해안 선상투어“와 중국 신혼부부가 경남에서 결혼하는 ”웨딩투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과 수도권 지역 사람들의 경남 관광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지하철과 옥외전광판에 우리 경남을 알리는 다양한 홍보를 실시하고, 여행전문 파워블로거를 초청하여 팸투어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도내 시·군을 권역별로 묶고, 계절별?테마별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기획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문화예술?스포츠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입니다.”



경남에는 우수한 축제가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육성할 계획인지.

“우리 도는 축제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지역축제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진해군항제 등 이미 우수성이 입증된 축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 확대와 홍보마케팅을 지원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축제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 홍보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지역 대표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지난 2013년에 70개에 달하던 축제를 지난해 43개 축제로 통?폐합, 33억 원의 축제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앞으로도 유사?낭비성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을 추진해 축제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잘 키운 축제 하나가 관광 활성화라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기억돼서 우리 도를 널리 알리고, 지속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원동력이 됩니다. 앞으로 다채로운 문화예술?체육행사, 그리고 도내 우수한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서 사시사철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매력 있는 경남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한마디.

“우리 경남은 지리산과 남해 등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문화예술과 역사적인 자원이 풍부해 도내 어디를 가더라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문화관광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도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자원을 잘 활용해 문화와 관광, 체육 간 융합을 통해 관련 산업이 활력을 되찾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서일준 경남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직에 입문한 그는 서울시 자치행정과와 인사과를 거쳐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 대통령실 총무인사팀 행정관을 역임하고 거제시 부시장으로 경남도에 부임했다. 서 국장은 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으로 재임하다 지난해 12월부터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담 / 전병열 문화관광저널 편집인 · 사진 / 고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