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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가본 사람들이 다시 찾는 ‘양산’

정지영 기자   winji365@newsone.co.kr / 2016-02-12 15:48:45

양산시는 신라 문무왕 때 삽량주라 불렸다. 태종 13년에 양산군(梁山郡)으로 바뀌었고, 1996년 3월 1일에 양산시로 승격됐다. 동쪽과 남쪽은 부산광역시, 서쪽은 밀양시와 김해시, 북쪽은 울산광역시와 접해 있다. 수려한 산천과 고찰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다. 7번, 35번 2개의 국도와 고속도로, 경부선이 지나고, 양산에서 부울경 지역은 1시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다. 부산지하철 2호선이 양산역까지 운행될 만큼 부산에선 지척이다.

양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8경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다채로운 관광인프라를 가진 양산은 아는 사람들에겐 꽤 입소문이 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먼저 양산 8경을 둘러보고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법기수원지, 양산타워, 순매원을 소개한다.
양산 제1경은 통도사다. 영축총림으로 646년(신라 선덕여왕 15)에 자장율사(慈藏律師)에 의해 창건됐다. 대웅전의 금강계단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기 때문에 대웅전에는 불상 대신 불단만 마련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사찰의 기록에 따르면 이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해서, 또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이 계단(戒壇)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진리를 회통(會通)하여 일체중생을 제도(濟道)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이름지었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 유형 불교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1999년 신축 개관한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세계 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교 유물을 자랑하는 국내 유일한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이다.
20여 개의 암자가 자리한 영축산은 기암괴석의 절벽이 어우러져 근사한 풍경을 자아내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다. 통도사 산문에서 일주문까지 길이 1㎞, 폭 5m의 무풍한송 길을 걷고 통도사 암자 순례길의 19개 코스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번뇌에서 가벼워질 수 있다.
양산 최고 명산인 천성산이 제2경이다. 해발 922m로 깊은 계곡과 폭포가 자아내는 절경이 소금강산으로도 불린다.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이곳에서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해서 유래한 이름이 천성산이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산홍을 이루고, 가을이면 긴 억새가 온산을 뒤덮어 환상의 등산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화엄늪과 밀밭늪은 희귀한 꽃과 식물(끈끈이주걱), 곤충들의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세계적 생태의 보고이다. 천성산 정상은 한반도에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해돋이 광경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기도 한다.


천성산 기슭에 자리 잡은 내원사가 제3경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대둔사를 창건하면서 주위에 89개 암자를 두었다고 전해오는 데 그중 하나다. 내원사지로 불리다가 내원사로 이름이 바뀌었고, 6·25때 불탄 것을 1958년 수옥 비구니가 재건, 동국제일의 비구니 스님의 기도 도량으로 유명하다. 날이 흐리면 흐린 대로 산속에 물안개가 피어올라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내원사와 어우러진 천성산을 바라보노라면 무소유가 절로 떠오른다.
가지산 도립공원 내 원효산 골짜기의 계곡에 제4경 홍룡폭포가 쏟아지고 있다. 홍룡폭포는 상중하 3단 구조로 물이 떨어진다. 물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물방울이 퍼지면서 무지개를 띄우기도 한다.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선녀가 춤을 추는 거 같고 황룡이 승천하는 거 같다해서 무지개 홍, 용 룡을 써서 홍룡폭포라 부른다. 폭포 아래에 홍룡사라는 아담한 사찰도 있다.
제5경은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 고봉에 둘러싸인 배내골이다. 맑은 계곡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해서 이천동(梨川洞), 우리 말로 배내골이 됐다. 봄이면 고로쇠 수액을 먹기 위해,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를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통도사, 내원사, 홍룡폭포를 둘러보는 1일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천태산이 제6경으로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 중 하나다. 남서쪽으로 낙동강, 북서쪽으로는 최근 유원지로 각광을 받는 삼랑진 양수발전소 댐, 동북쪽으로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배내골이 연계돼 등산 코스로 널리 알려졌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낙조는 꼭 한번 봐야한다고 권하는 사람이 많다. 또 남쪽에 있는 천태각(천태정사)에서 용연폭포에 이르는 30여 리의 긴 계곡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맑고 깨끗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원동면 화제리에 있는 오봉산임경대가 제7경이다.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오봉산 마루턱에 임경대가 있다. 임경대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자취가 담긴 곳으로 고운대(孤雲臺) 최공대(崔公臺)로도 불린다. 고운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해 18세에 과거에 급제해 황소의 난을 격문 하나로 토벌하는 등 많은 공을 세웠다. 29세에 신라로 돌아와 신라의 중흥을 위해 시무 10조를 진성여왕에게 바쳤지만 정책이 시행되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신라 전국을 유람했다. 그의 유람은 부산 해운대, 거창 수승대, 합천의 백운동 등에 흔적을 남겼고, 임경대도 그중 하나다. 임경대에 앉아 낙동강을 바라보는 경치는 계절에 상관없고 시간에 구애됨이 없을 정도로 일품으로 꼽힌다. 입구에서 임경대를 오르는 길엔 소나무 숲과 함께 어우러진 대나무 숲이 있고, 주변 경광을 거스러지는 않게 한적함을 주는 산책길도 조성돼 임경대를 찾는 또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오봉산엔 등산코스가 잘 만들어져 있고 행글라이더 활강장도 있어 산악인들과 행글라이더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양산 탑골길에 자리한 대운산자연휴양림이 마지막 8경이다. 탑골(일명 탑지골)은 대운산 서북쪽 자락에 위치해 깊고 웅장하면서도 물이 맑고 그 주변 분위기가 새와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깊은 계곡 산사의 분위기를 자아낼 만큼 고요한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은 숲속의 집, 산림휴양관, 회의실,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이다.
양산시설관리공단은 대운산자연휴양림 내 물놀이장에 얼음썰매체험장을 조성해 지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해 올해도 1월 20일 썰매체험장을 개장했다. 휴양림 직원들이 직접 만든 썰매를 무료로 대여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단 방한 장비는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이곳은 자연결빙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얼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휴장한다. 이용 전에 꼭 확인을 해보고 움직이는 게 좋겠다. 2월 말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편백의 깊은 향은 법기수원지에서
대운산자연휴양림과 함께 가족들이 찾기에 좋은 곳이 양산엔 꽤 있다. 경남권내 최대의 테마놀이공원 통도환타지아와 각종 영농체험과 산골마을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명사관광농원도 추천할 만하다. 허브가든플라워, 향기정원, 허브팜, 허브야외정원, 허브이용요리 등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배내허브랜드, 산림욕을 즐기며 토곡산 정상에 올라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는 원동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이 중 법기수원지는 수려한 경관으로 눈이 시원해지고 삼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명소다. 법기수원지는 부산시 선두구동과 노포동, 남산동, 청룡동 일대 7천 가구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수 없이 먹을 수 있는 청정 수질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부산에 사는 일본인들에게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착공해 1932년 완공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히말라야시다라는 큰 나무가 외국 어느 나라를 방문하는 듯 이색 풍경을 선사한다. 수원지에선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취수탑도 볼 수 있다. 수원지 안에는 침엽수림인 측백나무와 편백을 비롯해 개잎갈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둑길을 걷다보면 칠형제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일곱 그루의 잘생긴 소나무와도 조우한다.
특히 2004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70여 마리 이상 발견되는 등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탁월한 자연생태계로서 수십 년간 상수원 보호를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돼 왔지만 2011년 개방돼 수려한 자연과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양산타워에서 낙동강 하구언을 본다, 양산타워
최근 들어 부울경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양산의 랜드마크 양산타워가 자주 언급된다. 신도시지구에 조성한 자원회수시설 굴뚝을 리모델링해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2008년 2월에 준공했으며, 전체 높이 160m로 서울 남산타워(236.7m)와 대구 우방타워(202m) 다음으로 높다.
베이커리와 커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볼 수 있도록 5층에 베이커리 북카페가 있다. 6층은 양산시 홍보관으로 360도 회전하면서 양산시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으며, 양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사진과 인터랙티브 시스템으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놨다. 감상체험 공간에는 3D입체영상 상영관과 게임과 떠나는 양산여행 공간도 마련돼 있다.
타워 정상부에 있는 전망데크는 높이 23m, 총 면적 744.06㎡ 규모로 전망대와 레스토랑 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전망대에선 양산의 주변 경관과 부산시 북구 구포지역, 김해 일부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6대의 고성능 망원경으로는 낙동강 하구언부터 울주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레스토랑은 100여 석 남짓 되고, 360도 회전식이다. 타워관람은 무료이며 새벽 1시까지 개방한다.

매화·강·기차를 한 장에 담는 순매원
강변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매화가 산등성이로 뭉텅뭉텅 걸음을 옮기는 3월 중순이면 원동역으로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매화, 강, 기차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을 담기 위해 프로, 아마추어 가리지 않고 사진가들이 몰려온다. 미처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너나없이 핸드폰을 꺼내든다. 원동역 인근에 위치한 순매원의 매화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순매원은 양산에 있는 매실농원이다. 광양 매화마을이나 해남 보해매실농원에 비해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아기자기해서 훨씬 좋다. 또 낙동강을 따라 기찻길이 함께 달리는 특별한 풍경은 여기에서만 볼 수 있다. 낙동강과 기찻길 사이엔 4대강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이 흐른다. 봄에 이 길을 달리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꽃비에 흠뻑 젖을 지도 모른다. 농원으로 들어가 백매화, 홍매화를 감상하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천상의 화원과 마주한 듯하다. 봄에는 매화축제가 열려서 여름에는 매실을 맛보러 또 찾는 곳이다.

원동 매실과 함께 청정 미나리, 딸기도 양산의 특산물이다. 상북계란과 통도참송엽주, 서운암 약된장, 삽량주 쌀, 통도사 연근(잎)차, 배내골 잎새버섯도 양산 관광에서 꼭 챙겨봐야 할 특산물이다. 신선한 친환경 계란과 몸에 좋은 견과류를 듬뿍 넣고 만든 삽량빵과 산채비빔밥, 민물매운탕은 양산 여행에서 꼭 맛봐야 할 먹거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