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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병신년 기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특별전

이보빈 기자  / 2016-01-14 12:02:01

'우리 문화와 신화 속의 원숭이' 학술강연회

국립민속박물관은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특별전을 2015년 12월 23일부터 2016년 2월 22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 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등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 총 70여 점이 소개된다.

생태와 문화로 만나는 원숭이의 상징과 의미
이웃한 중국,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서식하지 않았으나 십이지동물의 하나로 우리 생활 곳곳에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했다.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을 원숭이의 생태적 특징에 빗대어 ‘원숭이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다’고 한다. 회화와 문방구, 도자 등에 원숭이는 ‘모정·출세·벽사’를 상징하고, 시가(詩歌)에서는 ‘고독’, 설화와 가면극에서는 ‘꾀·흉내·재주꾼’ 등을 상징하였다.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지극한 모정을 의미하는 ‘단장(斷腸)’ 고사가 원숭이에서 유래할 만큼 원숭이의 모성애는 강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과의 협업을 통해 원숭이의 행동과 특성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에서의 원숭이에 대한 인식과 상징, 의미를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1부: 여러 이름 원숭이’, ‘2부: 십이지동물 원숭이’, ‘3부: 길상동물 원숭이’로 구성된다.
‘1부: 여러 이름 원숭이’에서는 신체 특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린 원숭이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십이지동물 원숭이’에서는 십이지동물로서의 원숭이의 역할과 의미를 ‘십이지번(十二支幡)’ ‘석제음각십이지문사각연(石製陰刻十二支文四角硯)’ 등을 통해 살펴본다. ‘3부: 길상동물 원숭이‘에서는 ‘출세와 장수’ ‘모성애’ ‘벽사’ ‘재주꾼’으로 상징되는 길상 동물인 원숭이를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 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청자 원숭이 모양 인장’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뿐만 아니라 18, 19세기의 병신년 시헌서(時憲書), ‘원숭이해 주요 사건’과 속담, 인물 등도 소개되어 원숭이와 연관된 문화를 총정리 하는 자리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원숭이의 생태적 특성이 상징화된 유물 외에도 원숭이 사육사로 이루어진 사진동호회원들이 오랜 기간 밀착 촬영한 원숭이 사진과 두개골을 유물과 비교 전시하는 등 원숭이에 대한 융·복합적 해석이 시도되었다. 한편, 전통 회화 속에 표현되는 원숭이를 서울대공원 동물원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여러 종류의 원숭이가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흥미롭다.
또한, 전시장은 동물원의 원숭이 서식지처럼 디자인되어 있어, 관람객들은 동물원에서 원숭이 관련 자료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게 될 것이다.



‘우리 문화와 신화 속의 원숭이’ 학술강연회 개최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 나타나는 원숭이와 동물로서의 원숭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원숭이띠 학술강연회가 2015년 12월 2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학술강연회에서는 ‘영장류의 행동과 심리’(어경연, 서울동물원 동물연구실장), ‘중국 신화와 전설속의 원숭이’(정재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우리 문화 속 원숭이’(천진기,국립민속박물관 관장)를 발표했다.
이번 학술강연회는 인문학적 의미의 원숭이와 생태학적 의미의 원숭이를 아우르는 자리가 됐다. 동물로서의 원숭이만을 보는 시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문화(신화, 전설, 각종 미디어 등) 속에 등장하는 원숭이를 인류의 생활감정과 세계관, 그리고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문화의 ‘상징’으로 보고, 원숭이를 매개로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변화를 탐색하는 자리가 됐다.



송하고승도 : 조선 말기의 화가 장승업(張承業,1843~1897)이 그린 그림으로, 소나무 줄기에 걸터앉은 노승에게 불경을 두 손으로 바치는 원숭이가 묘사되어 있다.
안하이갑도 : 원숭이가 나뭇가지로 게를 잡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게는 ‘甲’을 뜻한다. 소과, 대과에 장원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나아가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십이지번-원숭이 : 절에서 큰 행사 때 벽사의 뜻으로 걸었던 불화(佛畵)이다. 십이지신의 하나인 원숭이를 형상화한 것으로 사람의 신체에 얼굴과 팔은 원숭이의 형상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