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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어디까지 가 봤어

정지영 기자  winji365@newsone.co.kr / 2016-01-12 11:36:41

한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울산은 아득한 석기시대부터 육로 또는 해로로 이곳에 들어와 사람들이 정착할 정도로 살기 좋은 터전이었다. 집적된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산업으로 경제 성장을 이끄는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울산하면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귀한 문화재와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을 잇는 영남알프스, 진하·일산 해수욕장, 대왕암공원 등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공업도시 옛말, 볼 곳 많은 울산
울산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간절곶과 고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출의 명소로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곳으로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장생포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가을이면 능선을 따라 억새와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영남알프스를 먼저 떠올린다. 가지산과 신불산을 중심으로 7개의 산이 모여 이루는 수려한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에 못지않다 하여 ‘영남 알프스’라 부른다. 특히 신불산에서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4km에 수채화처럼 펼쳐진 수백만 평의 억새 평원은 명불허전이다. 최근 들어서는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등을 즐기는 산악레포츠 마니아들에게 ‘핫’한 장소다.
영남 알프스를 찾는다면 배내골 깊은 계곡과 원시림이 어우러진 파래소폭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비가 내렸다 하여 ‘바래소’에서 유래되었다는 파래소폭포는 경치에 반하기도 하지만 그 유래를 따라 소망을 비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쉼이 없다.
너른 마당 같은 바위 위로 부드럽게 물이 흐르고 여기저기 움푹움푹 파인 형상들이 마치 술잔을 걸어 놓은 것처럼 보여 얻은 이름 작괘천은 여름이면 폭염을 피해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려는 피서객들의 각광을 받는 곳이다. 1km가 넘는 진입로에 수령 50년이 넘는 벚나무들이 피워낸 벚꽃터널은 봄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이유다.
간절곶등대로 가는 길은 울산남부순환도로와 연결된다. 아카시아가 필 즈음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해안선엔 바다 내음보다 아카시아 향기가 더 그윽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까만 자갈밭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강동 주전해안 자갈밭과 반달형의 백사장이 1km에 달하는 일산해수욕장도 울산 여행을 부추긴다.


버스 타고 울산 한 바퀴
오랜 시간 머물며 이 모든 것을 천천히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겠지만 짧은 시간에도 울산을 관광하려면 ‘울산시티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울산시티버스는 태화강과 대왕암을 중심으로 한 ‘순환형’과 산업, 역사, 해안탐방에 초점을 ‘테마형’ 두 코스가 있다.
산업, 역사, 해안탐방코스는 선사인이 주고 간 선물 반구대 암각화, 동해안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역동적인 산업현장을 테마로 하며 시티투어버스가 운행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어 홈페이지 등에서 미리 확인하고 이용하는 게 좋다.
태화강코스는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태화강 공원과 울산의 문화예술, 그리고 낭만을 느껴볼 수 있다. 태화강대공원(십리대밭), 중구문화의거리, 울산박물관, 태화루, 태화강 철새공원으로 안내한다.
일제강점기 때 잦은 물난리로 범람하는 강을 막기 위해 대나무를 심은 것이 태화강에 조성된 십리대밭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대숲으로 이뤄진 태화강대공원은 물과 대나무, 유채, 청보리가 어우러진 도심 속 친수공간이다. 한때 울산의 가장 번화가였으나 지금은 예술의 거리로 변신한 중구문화의 거리에선 아기자기한 공방과 갤러리, 로드숍이 들어서 여행의 재미를 배가 시켜 준다.
울산의 키워드인 고래 바다 울산대교 억새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대왕암코스는 신화마을, 고래박물관, 대왕암공원, 태화강억새밭, 울산대교 전망대로 구성돼 있다.


지도에서 보면 동해 쪽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위치한 대왕암공원은 수령 100년이 넘는 1만5천 그루의 해송이 우거져 있고 파도와 기암괴석이 독특한 절경을 선보인다. 유명한 억새 군락지는 대부분 오르기 힘든 산에 있지만 울산에선 도심 한가운데서 금빛으로 물든 억새를 볼 수 있다. 태화강 억새밭은 10만 평에 이르는 억새 군락단지가 관광객과 사진작가뿐 아니라 데이트하기에도 좋은 곳이라며 연인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고래와 뗄 수 없는 울산은 인류 최초로 고래잡이 흔적을 읽을 수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있다. 또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들어서면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을 관람할 수 있고,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실제 바다에서 뛰노는 고래를 볼 수 있다. 1986년 포경이 금지될 때까지 고래를 잡았던 장생포의 옛 모습도 고래문화마을에 복원해 놓았다.
남구와 동구를 연결하는 세계 3번째, 국내 최장의 단경 간 현수교인 울산대교를 지나면 울산대교 전망대에 이른다. 해발 203m에 세워졌으며, 지상 4층, 높이 63m의 전망대에 오르면 울산대교뿐 아니라 울산항과 석유화학단지, 조선소 등 울산 전경과 주요산업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하루 평균 400명에서 700명이 찾을 정도로 울산의 떠오르는 관광명소가 됐다.

‘먹방’이 대세인 요즘 울산의 대표 먹거리 한우와 고래고기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지역마다 있는 언양불고기와 봉계 참숯불구이 간판의 원조는 울산이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한우를 지역 특산품인 미나리와 함께 먹어보면 별미를 느낄 수 있다. 부위별로 12가지 맛과 빛깔을 지닌 고래고기를 이곳에선 고래고기비빔밥과 고래밥상으로 색다르게 맛볼 수 있다.
온천수에 다량의 유황과 탄산을 함유하고 있는 가지산탄산유황온천과 100% 천연온천수로 타 온천과 비교할 수 없는 수질을 자랑하는 자수정온천에서 여행의 피로까지 말끔히 씻고 일상으로 복귀하면 말 그대로 알찬 여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