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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조련센터 설립하고 경매시장 활성화해야

  / 2015-08-11 14:37:44

귀족스포츠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바로 ‘승마’다. 그만큼 승마는 일반 서민들이 가까이하기에 비용도 비싸고 여건도 만만치가 않다. 서울에서 1회 승마 체험을 하려 해도 경기도권으로 나가야 하고, 승마가 그만한 시간과 열정을 들여가면서까지 해야 하는 의문이 든다. 이유는 일단 승마가 얼마나 매력적인 스포츠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승마산업은 매해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승마산업도 발전하려면 이에 발맞춰 많은 제도 정비와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다 순서가 있듯 우선돼야 할 것은 온 국민의 ‘승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이다. -편집자 주


                                    

전에는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인 듯싶다. 엊그제 뉴스를 보니 올해 제주지역의 인구 순증이 매월 1,000명이 넘는다고 하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승마시설이 집중돼 있어 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니 이제는 ‘사람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말은 서울로 보내라’ 라고 해야 할 듯싶다.

말 산업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발달해 유럽의 경우 경마에 비해 승마산업 비중이 더 큰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에 말 산업을 성장 잠재력과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법을 제정ㆍ시행하고 있다.

2014년도에 처음으로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는 말 산업과 관련한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말 산업 활성화와 관련해 느끼는 체감온도는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과거에는 군사·수송의 목적으로 활용됐고 현대에는 체력증진과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승마는 현대 과학에서 구체적인 운동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승마는 말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인체에 다양한 운동효과를 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이 조깅은 693kcal, 수영이 579kcal인데 비해 승마는 속보로 운동할 경우 3,000kcal까지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말 산업이 중요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 스포츠와 레저 산업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승마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말과 접촉하게 해 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하고 재미를 붙여야 한다. 현재 일부 추진하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키고 각 지자체에서도 승마장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경마산업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현실을 승마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승마 관련 R&D 예산 지원 및 제도 개선 등 기초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우선 승용능력이 우수하고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승용마 품종 개발과 승용마 조련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생활승마용 등 용도에 맞는 승용마를 육성하고 조련센터에서는 전문가를 통해 생산된 승용마 후보마를 체계적인 조련과 품성 평가를 통해 초보자들이 거부감 없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향후 승마산업이 활성화되면 승마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에 필요한 승용마 두수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승용마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국에 조련센터를 개설해 적절한 때 공급해야 한다.

또한, 우수한 승용마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승용마 경매장 개설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승용마 경매를 통해 생산자는 자신이 생산한 승용마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고, 소비자는 경매에 나온 말을 직접 관찰해 원하는 승용마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경매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 않아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승용마에 비해 국내 육성 승용마가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승용마 경매장으로 잘 훈련되고 품성이 좋은 승용마가 소비자에게 제값을 받고 공급되면 말 사육농가에서도 우수한 말들을 생산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앞으로 말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말 조련사, 마필관리사 등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고 체류형 승마인구가 증가해 도농교류 활성화로 농촌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줘 서로 WIN-WIN(윈윈)하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박남건 난지축산연구소장은 제주대학교 농학박사를 수료하고, 현재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