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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누리에 고루 내리는 햇볕처럼 모두가 즐거운 휴가를

남유진 기자 (0166430410@newsone.co.kr)  / 2015-08-11 12:46:13


최근 한 달간 우리나라 국민들 중 가장 많이 사용한 언어를 조사해 보면 아마 ‘덥다’가 아닐까 싶다. 선풍기를 틀어도, 부채질을 열심히 해봐도 맹위를 떨치는 무더위를 쫓기엔 역부족이다. 이 더위를 피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명절 못지않게 민족 대이동을 시작한다.

황금 같은 휴가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건 참 의미 있는 일이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는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금과 동시에 사라진다. 누군들 이 자유를 누리고 싶지 않으랴.

하지만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뉴스에서 지체장애가 있는 엄마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 아들의 휴가 모습을 보게 됐다. 다른 부모들처럼 아들에게 물놀이를 시켜주고 싶었던 엄마는 큰마음 먹고 워터파크로 아들과 함께 떠났다.

엄마의 휠체어는 아들이 밀고서 말이다. 철이 일찍 든 아이의 모습이 대견했지만,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에 실망하는 모자(母子)의 모습을 보고 참 마음이 아팠다. 휴가는 신체가 건강한 이들의 몫인 것 같았다.

최근엔 일 년에 한 번 쓸 수 있는 휴가를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데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들의 휴가는 ‘즐거움’보다는 ‘가치’에 더 의미를 두는 것이었다. 햇볕은 온 누리에 공평하게 내리는데 휴가는 ‘남의 일’로만 남겨둔 이들이 있었다.

기자가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남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휴가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 그 기쁨은 혼자 누리는 것에 두 배는 더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사려 깊은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