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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여행자에게 이 길은 ‘참’을 가르쳐주네

여름에 어울리는 옐로우시티, 축령산 등 볼거리 가득

남유진 기자 (0166430410@newsone.co.kr)  / 2015-07-16 13:55:06






















필자의 이번 여행지는 ‘장성’이었다. 장성은 지자체 최초 ‘색(色) 마케팅’으로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했다. 장성의 황룡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노란색은 장성과는 숙명적인 인연이 있었다. 작은 도시 전체에 노란색 물결이 일렁인다면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터였다.
꽃도, 간판도, 거리도 노란색이 가득한 ‘옐로우시티’ 장성은 이미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선 소문 난 상태였다. 필자는 장성의 변화를 시작부터 절정까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짐을 꾸리게 됐다. 아! 그리고 노란색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옐로우시티의 첫 관문은 ‘장성역’
옐로우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태양을 의미하며 꿈과 희망이 있는 아늑하고 따사로운 곳이고, 둘째는 노란 꽃 위주로 도시를 디자인해 식물, 환경,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인 곳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빈센트 반 고흐의 ‘포럼광장의 카페테라스’를 상징화해 예술이 깃든 정겨운 도시를 뜻한다.

장성역을 중심으로 읍면 20여 개소에 지난해 3월 튤립, 4~8월 메리골드, 루드베키아, 해바라기, 웨이브 페튜니아, 9~10월 국화, 11월~2월 팬지 등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노란 꽃으로 물든 장성 꽃동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성역은 주변에 노란색 위주의 건물로 이뤄진 특화거리를 만들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광자원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편백과 튤립의 하모니’라는 주제로 장성역 광장에 펼쳐진 ‘제1회 빈센트의 봄’ 전시회는 예상외의 주목을 받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선 ‘4월에 가야 될 축제 10선’에 선정되는 등 누리꾼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켜 처음 계획보다 기간을 3일 연장했으며, 1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왔다.

또한, 특화거리를 조성해 상가들을 노란 간판으로 정비하고 먹거리, 특산물, 기념품을 개발·제작해 연관 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노란색과 연계한 계란빵, 해바라기빵, 빈센트빵, 꽃차 등도 옐로우시티를 2배 즐겁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축령산 자연휴양림’


장성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숲인 ‘장성 치유의 숲’이 있다.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축령산 일대에는 50년생 아름드리 편백과 삼나무 등이 하늘로 곧게 뻗은 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연간 수십만 명이 다녀가는 축령산 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 묘목 품귀 현상이 불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에서 ‘편백 열풍’이 불고 있는 도화선이 됐다.

편백나무는 스트레스를 풀리게 하는 피톤치드라는 특유한 향이 있다.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선 숲이 주는 보약으로 불리는 피톤치드가 다량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아토피 및 각종 피부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비단 몸에 좋은 물질은 피톤치드뿐만이 아니다. 축령산 흙길에 함유된 지오스민은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완화해 우울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피톤치드처럼 아토피 진균을 없애줘 자연항암제로도 불린다.

이는 장성 축령산이 전국 최고의 삼림욕 명소로 알려지면서 4계절 도시민들이 즐겨찾는 명품 힐링지로 각광받는 이유다. 축령산 자연휴양림만의 자랑으로 삼림욕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국·내외 단체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축령산 내 ‘장성 치유의 숲’은 다양한 길들이 퍼져 있다. 솔 내음숲길, 산소숲길, 건강숲길 등이 있다. 휴양림을 관통하는 임도를 지나가면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을 촬영했던 금곡영화마을이 연결된다.


김인후의 학덕을 기리는 ‘필암서원’


필암서원은 하서(河西) 김인후의 학덕을 기리는 서원이다. 하서는 호남 출신으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인물이다. 이 필암서원은 경상도의 서원들이 대부분 산비탈에 건립된 것과는 달리 야산 아래 평지에 세워져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필암서원은 1590년 호남 유림이 하서의 도학을 추모하기 위해 황룡면 기산리에 사당을 창건해 위패를 모시면서 시작됐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자 1624년에 복원했으며, 지방 유림들의 청액소에 의해 서원으로 승격됐다.

1672년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고, 1786년에는 고암 양자징을 추가 배향했다. 대원군의 서원철폐 시 훼철되지 않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필암’이라 이름 지은 것은 하서의 고향에 붓처럼 생긴 바위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서원은 강학공간인 강당이 사당을 향해 북향하고 있는 구조라는 점이 특이하다. 건물 남쪽 면은 벽을 설치하고 창문을 냈으나, 북쪽 면은 기둥 사이에 벽을 설치하지 않고 비워 놓은 것이다. 서원 문인 누각도 유사한 구조다. 이 역시 경상도의 서원과 다른 점이다. 이곳에서는 양송체의 주인공인 송시열·송준길의 글씨 편액, 그리고 정조 임금의 글씨 편액을 만날 수 있다.


가을만이 아니라 여름에도 멋진 ‘백양사’
백양사의 이름은 흰 양을 제도한 데에서 유래한다. 환양이 백학봉 아래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 데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고 흰 양도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 법회가 끝나던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저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축생의 몸을 받았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업이 소멸해 다시 천국으로 가게 됐다’며 절을 했다. 이튿날 영천암 아래 흰 양이 죽어 있었다. 그 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 불렀다.

백양사는 전국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단풍은 애기단풍으로 유명한데 잎의 크기가 어린아이의 손바닥만 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절집으로 가는 입구에서부터 절집까지 3㎞ 넘는 길이 애기단풍길이다. 이 애기단풍으로 터널을 이루기 때문에 단풍터널로도 불린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의 앞자리에 선다.

하지만 백양사는 여름에 와도 멋지다. 나무가 만들어준 시원한 그늘에 앉아 다리쉼을 하고 도토리 찾으러 길을 건너는 다람쥐를 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 같다. 꼭 둘이 아니어도 좋다. 이 고요한 이 길에 어울리는 건 단체가 아니라 혼자다. 혼자 깊이 명상하고 다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