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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보다 더 재밌는 축제 없나요?

  / 2015-05-14 18:35:51




















기자수첩



최근 친구들과 모여 앉아 ‘가장 기억에 남는 축제’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필자는 중학교 시절, 작은 시골에서 개최된 ‘전국노래자랑’이 기억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들 ‘참가를 한 거냐’, ‘TV에 나왔느냐’,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냐’는 둥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참가자가 아닌, 관람자로서 그 축제를 기억하는 것이다.

놀 거리, 볼거리 없는 전라북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자란 필자에게 전국노래자랑은 대단한 축제였다. TV에서만 보던 그 장면을 필자의 두 눈으로 목격한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비단 필자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학교가 파하고 축제 장소로 달려가려고 야단이었다. 필자는 가장 높은 건물 옥상에서 무대를 지켜봤는데 동네에서 뵈던 분이 무대에 올라 재능을 펼치는 것도 신기하고, 연예인 ‘송해’ 아저씨를 보는 것도 꿈만 같았다. 

그 뒤로 많은 시간이 흐르고 여러 축제에 가볼 기회가 있었다. 느낀 것은 이름만 다를 뿐, 이 축제가 저 축제 같고, 저 축제가 이 축제 같은 기시감이 많이 들었다. 흥이 많은 자리에 꼭 있는 먹거리 노점상도 그렇고, 축제 일정도 ‘창의성’이 결여된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었다.

필자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딱히 기억에 남는 축제가 없다고 했다. 그만큼 지역 축제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굳이 발품을 팔만큼의 재미성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손안에 축제보다 더 재밌고 자극적인 것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왜 먼 데까지 나서겠는가.

일 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지방 축제로 지역민들은 연합할 수 있고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매년 부피만 커지고 내실 없는 축제는 모두가 외면하게 마련이다. 그 지역만의 역사, 전통문화, 특산물, 문화적 특성에 바탕 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특히 스마트폰에 길든 젊은 세대에겐 블로그의 포스팅으로만 축제를 만나게 될까 우려된다.



남유진 기자 (0166430410@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