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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휴식을 찾는 여행지

  / 2015-02-06 10:12:27


문화도시 성남을 가다



흔히 성남시라고 하면 신도시와 분당을 떠올리기 쉽다. 그곳은 여행지라기보다 새로운 건물들이 가득한 도시의 성격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가진 성남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발전과 동시에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문화재들을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매월 4일과 9일에 열리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민속 오일장인 모란시장으로, 이곳의 생성시기만 해도 1960년대로 알려져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화훼, 양곡, 약초, 잡화, 음식 등 없는 게 없는 재래시장은 삶의 생동감을 넘치는 정취를 보여준다. 또한, 성남시는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곳곳에서 자연친화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갑갑한 도시에서 벗어난 일상의 휴식을 원한다면 성남시에 가보자.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와중에 국왕 인조가 한양도성을 버리고 피신해 장기 농성한 왕궁이다. 1626(인조4)년 성의 내부로 주민들의 이주와 정착을 장려해 세계사적 유래가 없는 산성 내 도시를 건설하고, 390여 년 동안 백성들의 정서를 담은 문화를 이어왔다. 일본강점기 때에는 1천 호의 주택과 4,000여 명이 거주했던 계획도시로서 수백 년 동안 마을을 가꾸고 보존한 주민들도 그 고유성을 이어오는 일에 함께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을 지키는 4대 요새 중 한 곳이었던 남한산성은 20여 분만 올라가면 해발 490m의 산세와 아름다운 굴곡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쳐진 야트막한 성곽을 볼 수 있다. 덕분에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서울 시내와 성남시가 훤히 눈에 들어온다. 인조가 이곳에서 청나라 군에게 무릎을 꿇어 수치스러운 역사의 주인으로 남게 되었다는 사건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삼전도의 굴욕으로 남한산성의 왕궁시대는 종말을 맞았지만, 바로 이 점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특별하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남한산성은 등재기준을 충족시키며,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로서의 군사유산이라는 점과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된 초대형 포곡식산성이라는 점 등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포곡식산성은 성내에 계곡을 포함하는 형식으로 계곡과 주변의 산세지형을 이용해 성벽을 둘렀기 때문에 성내에 수원이 풍부하고 활동공간이 넓으며 외부 노출을 방지해주는 특징이 있다.



도심 속 천 년 사찰, 봉국사 

봉국사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말사이다. 1028(고려 현종19)년에 창건했으며, 그 뒤 폐허가 된 것을 1395(조선 태조4)년에 태조의 명으로 담화(曇華)가 중수했다. 1674(현종15)년에는 요절한 현종의 두 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공주의 능 근처에 있던 이 절을 중창 후 봉국사라고 이름 붙였다. 1924년 두창(斗昌)이 중수하고, 1932년 주지 춘성(春城)이 서울 삼청동에 이 절의 부속암자를 만들었다. 그 뒤 퇴락되어 폐허화된 것을 1958년에 비구니 법운(法雲)이 중수하고, 삼성각과 요사채를 신축했으며, 1974년 완전해체 복원했다.

대광명전은 주존불로 목조아미타불을 봉안하고, 좌우협시로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신 불전이다. 경내에 남향하여 정면 3칸, 측면 3칸의 주심포계 맞배지붕 건물로 풍판이 있으며, 건물에 비해 지붕이 커서 외관이 장중하다. 자연석 기단에 놓인 고복형(鼓腹形) 초석위에 민흘림기둥이 세워져 공포가 결구되고 오량의 지붕가구가 짜올려져 있다. 쇠서의 장식적인 형태, 연봉과 봉황조각 등은 18세기 말의 수법을 보이고 있다. 원래의 지붕은 측면의 공포배열과 귀공포형태로 미루어 팔작형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단 좌우에는 사자형태를 닮은 서수(瑞獸)가 있어 특이하다. 이 불전은 기단과 초석, 지붕 등 많은 부분이 수리됐으나 조선후기의 불전형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조망의 망경암의 자연암벽에 감실을 만들고 그 안에 불상을 새긴 것이다. 불상 주위에는 암석면을 고르게 다듬고 그 안에 명문을 새긴 곳이 14군데나 된다. 이곳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걸쳐 임금이 나라와 백성의 안락과 수복을 빈 곳이라고 한다.

또한, 조선왕실에서는 세종의 아들인 평원대군과 제안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칠성단을 만들어 칠성제를 지내며 이곳을 칠성대라 불렀다고 한다. 또한, 고종 때에는 이규승이 1897(광무1)년에 관음상을 새기고 불사를 일으켰다는 명문(銘文)이 있다. 이 불상은 결가부좌한 좌상인데 왼손을 가슴에 대고 오른손은 항마촉지인 같이 무릎위에 놓은 모습이며, 양어깨를 덮은 통견의 불의를 입고 있다. 그 외 양식이나 조각술 등에 뚜렷한 특징이 없는 불상 자체도 그다지 우수한 것이 아닌 조선말기의 불상이다. 이 불상의 머리는 소발(素髮)이며 형식도 불상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명문에 있듯이 1897년에 조성된 관음상이라면 절대연대를 가진 작품으로 주목된다.



한산이씨 종갓집, 수내동 가옥

본 가옥은 분당구 수내동 84번지에 위치한 대지 200평가량 되는 한산이씨의 종갓집 가옥이다. 이 일대는 총 70여 호가 모여 살았으며 그중 한산이씨는 30여 호가량 되는 집성촌이었다. 대부분 가옥은 6.25 사변으로 전소되거나 파괴되어 후에 다시 복구하였으나 그 원형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태였고. 다행히 본 가옥을 포함한 3, 4여 호만이 피해를 면하였으나 후대에 많은 보수가 이루어져 그나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집은 이 가옥이 이 일대에서 유일한 실정이다.

이 가옥의 정확한 창건연대나 연혁은 파악할 수 없으나 이 가옥에 살았던 이택구 씨의 말에 의하면 증조부가 이곳으로 이사한 후 4대째 이곳에서 거주한 것으로 미루어 대략 150~200년 가량 된 집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는 분당의 중앙공원 내에 있는데 조선시대 말기 경기도 지역의 전형적인 농촌가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공원 정문 2호교를 지나 우측으로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서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2그루가 있고 그 옆으로 지름 20m가량 되는 타원형의 연못이 있으며 북쪽 언덕에 마을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정자터가 있다.

이 정자는 과거에는 학문을 가르치고 마을의 어른들이 담소를 즐기던 마을 서당을 겸한 정자였으나 해방 이후 퇴락하여 허물어졌다고 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형상이 거북과 같아서 거북의 머리 되는 곳에 현재의 연못을 파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나 물을 취한 거북의 형세가 너무 좋아 거북의 네 발되는 위치에 비석을 세워 거북의 승천을 막고 마을의 수호를 기원했다고 한다.

전체적인 집의 배치는 일자형의 행랑채와 ㄱ자형의 안채를 한 축좌말향의 전형적인 중부지방형의 배치구성을 하고 있다.



분당호가 흐르는 중앙공원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성남중앙공원(면적 42만 982㎡)은 지난 1994년 7월 31일 개원했다. 영장산 자락 본래의 지형과 수림을 최대한 살리고 향토 수종을 새로 심어 자연스러운 경관을 보여 준다. 조경이 뛰어나 영화와 텔레비전은 물론 광고 촬영 장소로도 이름이 나 있으며, 외국에서도 견학을 올 정도라고 한다.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 주변의 아파트단지와 연결된 육교를 설치했고 휠체어로도 통행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도 있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아를 동반한 이용자를 위해 유모차를 대여하며 수유 여성을 위한 모유 방까지 설치했다. 호수와 분수, 물레방아, 잔디광장, 상록수광장, 광장 등의 조경시설은 물론 배드민턴장과 게이트볼장 등 종합체육시설을 갖춰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분당호는 공원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분당천을 끌어들여 조성한 연못이다. 약 1만 2,500m² 넓이로 경주 안압지를 원형으로 만들어 경관이 뛰어나다. 2개의 섬을 3개의 돌다리로 연결하고 있으며, 경복궁 경회루와 창덕궁 애련정을 본떠 지은 돌마각과 수내정도 중앙공원만의 명물이다.

야외공연장에서는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이 열린다. 앞서 설명한 수내동 가옥이 있으며, 고인돌 정원도 조성돼 있다. 수내동 가옥은 한산이씨의 종가이며, 고인돌 정원에는 성남시 곳곳에 있던 10기의 고인돌이 모여 있다. 이 밖에도 정자와 주차장·화장실·시계탑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외부 관광객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최적의 라이딩 장소, 탄천변

탄천은 영동고속도로를 분수령으로 성남시의 중앙을 흐르는 한강의 줄기이다. ‘숯내’라는 우리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조선시대 학자인 이지직(1354~1419)의 호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분당 신도시 건설로 새롭게 단장된 탄천은 국내 타지역에서 비교할만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강폭이 좁고 둔치가 넓어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 둔치를 모두 축제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것 또한 탄천의 큰 장점이다. 또한, 시민들의 여가 및 스포츠 활동 장소가 되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탄천변을 달리는 라이딩 코스는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젊은 기운이 가득한 정자동 카페거리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카페거리는 거리 주변에 카페들이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분당 정자동 카페 거리라 불리고 있으며, 가게마다 각양각색의 테라스를 만들어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테라스 거리’ 혹은 ‘정자동 유럽풍 거리’라고 불린다고 한다.

유럽풍의 거리를 닮은 정자동 카페거리는 젊은 층에겐 이미 인기가 높은 장소로 향긋한 커피와 맛있는 디저트들을 선보이는 카페들뿐만 아니라 유명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이 골목은 은은한 음악과 함께 각각의 독특한 건물 모양과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정자동만의 이국적인 풍경을 조성한다. 

거리에 들어선 매장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독특한 맛과 분위기로 성업 중이며, 이국적인 거리 분위기로 인해 드라마, 영화의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곳 역시 지하철 분당선 정자역에서 가까워 도심 속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김지현 기자 jh6avril@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