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섬마을 남해

  / 2014-11-11 13:51:09



최남단 바다의 숨결을 따라가는 여행



보물섬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남해는 본래 바다 가운데 있던 섬이었다. 신라 신문왕 때 남해도를 ‘전야산군’이라 칭했고 경덕왕 때 지금의 명칭으로 고쳤다고 한다. 토지가 비옥해 사람들이 살기에 모자람이 없던 곳으로 1598년 11월 19일 충무공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왜선을 불사르고 바다 밑으로 가라앉힌 영광의 장소이기도 하다. 

한편, 남해는 고려 때부터 유배지로 알려진 곳으로 유배문학이 유명하다. 조선 초기에 안평대군, 한석봉, 양사언과 함께 4대 서예가로 알려진 자암(自菴) 김구는 기묘사화로 인해 유배를 와서 경기체가인 「화전별곡(花田別曲)」을 남겼고, 조선 영조 때 사람인 유의양은 『남해견문록(南海見聞錄)』을 남겼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산악공원

금산은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됐고, 2008년 명승 제39호로 승격된 명산이다. 신라의 원효가 이 산에 보광사(普光寺)라는 절을 세웠던 데서 보광산이라 했는데, 고려 후기 이성계가 이 산에서 100일기도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했고 그 영험에 보답하는 뜻으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었다 해서 금산이라고 부르게 됐다.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온갖 기암괴석들로 뒤덮여 있다. 주봉인 망대를 중심으로 왼쪽에 문장봉, 대장봉, 형사암, 오른쪽에 삼불암, 천구암 등의 암봉이 솟아 있다.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이씨기단을 비롯해, 삼사기단, 쌍룡문, 문장암, 사자암, 촉대봉, 향로봉 음성굴 등이 금산 38경을 이루며 암석과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바다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곳이다. 정상에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기도처의 하나이자 쌍계사의 말사(末寺)인 보리암이 있으며 그 아래에는 1977년에 세워진 해수관음보살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관세음보살 성지, 보리암

보리암은 본래 보광사였는데 이성계가 금산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연 것에 감사하는 뜻에서 산 이름을 금산이라 짓고 절 이름을 보리암이라고 바꿨다. 1901년과 1954년에 중수했고, 1969년 중건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전국 3대 기도처의 하나이자 한국 3대 관세음보살 성지로 꼽혀 그 영험함을 자랑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보광전, 간성각, 산신각, 범종각, 요사채 등이 있고 문화재로는 보리암전 삼층석탑(경남유형문화재 제74호)이 있다. 또한, 큰 대나무 조각을 배경으로 좌정하고 있는 향나무 관세음보살상이 있으며 그 왼쪽에는 남순동자, 오른쪽에는 해상용왕이 있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독일거주 교포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독일마을

1960년대 초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독일로 건너간 2만여 명의 광부들과 간호사들은 본국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독파견 광부-간호사들의 정착생활 지원과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지어진 독일마을은 이국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예술촌을 연계한 특색 있는 마을로 관광명소로 인기가 높다.

남해군은 독일마을을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천연기념물 제150호가 있는 삼동면 물건리 일원 30,000여 평의 부지에 70여 동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마련했다. 건축은 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재료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주택을 신축하고 있으며 지금은 29동 정도가 완공돼 독일 교포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마을 주변에는 음식점과 펜션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마을이 연상되는 이국적인 경관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며 겨울에도 따뜻한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이동면 용소리에 위치한 미국마을은 교포들에게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추진된 곳이다. 미국식 주택 21동과 복지회관 및 체육시설들을 조성했으며, 주택의 경우에는 모두 목재구조로 주택을 건설해 미국마을이 연상되는 특색 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미국의 전통주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각 주택에서는 민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문화 및 전통 주택 체험이 가능하다.



정원 속 사색을 즐기는 곳, 원예 예술촌

배우 박원숙 씨의 카페로도 잘 알려진 원예 예술촌은 원예 예술가들이 모인 원예마을이다. 각국의 원예기법에 따라 이국적인 정원들로 꾸며진 아름다운 곳으로 계절에 맞게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을 볼 수 있다.

가을에는 국화, 아스타 등 가을 꽃들을 이용해 테마정원, 산책꽃길, 분수정원을 새롭게 단장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전망대를 겸한 야외공연장과 가을꽃으로 단장된 주택들을 구경할 수 있다.



독특한 원시어장, 죽방렴

좁은 바닷길인 지족해협에 V자 모양의 대나무 정치망이 설치된 죽방령은 길이 10m정도의 참나무 말뚝 300여 개를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곳에 박아 만든 원시어장이다. 지족해협은 물이 맑고 물살이 빠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담백하고 쫄깃한 맛으로 유명하다. 죽방렴과 바다, 갈매기와 백로가 어우러진 진풍경을 자랑하는 이곳 근처의 형제바위에서 볼 수 있는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원시어업 죽방렴은 가천마을의 암수바위와 함께 남해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억척스럽게 일군 바다 위의 논, 다랭이마을

예부터 물이 귀한 남해 땅에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몇 배나 힘든 고생을 해야 했다.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석축을 쌓고 계단식 다랑이 논을 만들었던 것이 지금은 그 모습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최고의 예술품으로 평가받아 명승지가 됐다.

조상들의 노고로 일군 다랭이 논 덕분에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농사일에 현대식 장비가 아닌 소와 쟁기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하는 마을이며, 주민 대다수가 조상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이기에 인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마을이다. 자연이 주는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과 소박한 농토를 보고 싶다면 다랭이 마을에 꼭 가봐야 할 것이다. 

이곳은 명색이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척이 없는 순수한 농촌 마을로 마늘과 벼가 주된 작물이다. 최남단에 위치해 한겨울에도 따뜻하기 때문에 쑥과 시금치 등의 봄나물을 가장 먼저 구경할 수 있는 곳이며, 해풍의 영향으로 작물의 병해충 발생률이 낮아 친환경 농업이 가능한 특별한 마을이다. 특히, 개울에는 참게가 살고 있다고 하니 천혜의 자연여건을 짐작할 수 있다.



양치기의 하루를 선사하는 양모리 학교

양모리 학교는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작은 목장이다. 설천면 구두산 정상에 위치한 양모리 학교는 편백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광활한 양떼목장을 연상시키는 양모리 학교에서 순박한 인상의 양몰이개와 귀여운 양들과 교감하고 동물사랑을 실천할 수 있으며 편백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환상적인 산책로를 걷다보면 일상에서 지친 마음도 저절로 치유된다.

이곳에서는 양떼가족의 아침, 점심, 저녁을 직접 챙겨주는 체험이 가능하며 건초를 먹는 양들과 교류하는 과정은 정서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편백나무 숲 오솔길을 거닐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양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 화목하고 풍요로운 농장에 있는 것처럼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양모리 학교는 어른들에게는 힐링의 공간이자 어린이들에게는 자연학습 체험장이며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멸치쌈밥과 물메기 등 풍성한 특산물들 

남해군을 관광하다 보면 곳곳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내세운 식당들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멸치쌈밥과 물메기를 꼽을 수 있는데 봄이 제철인 멸치는 쌈이나 회로 먹는다.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멸치쌈밥이다. 대멸이나 중멸을 된장과 갖은 채소 등을 넣고 전골처럼 삶아서 상추쌈에 밥과 같이 먹는데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식감도 좋고 영양가도 풍부한 웰빙 음식이라 남해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찾는 먹거리 메뉴 중 하나이다. 고추장, 식초, 깨, 막걸리로 버무린 멸치회무침 역시 멸치로 만든 음식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메뉴로 싱싱한 멸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겨울철 물메기는 추운 겨울날 온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식재료이다. 주로 물메기국으로 해서 먹는데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남해의 특산물로는 마늘, 시금치 등이 유명한데 청정해역의 해풍을 먹고 자란 남해마늘은 크고 마늘 고유의 향이 강하며 육질이 치밀하고 단단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깨끗한 섬마을의 토양과 해양성 기후가 서로 만나 유익한 약리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남해가 소문난 장수고장인 이유는 곳곳에 마늘이 퍼져 있어 그 효험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하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재배기술 개발로 남해마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당도가 매우 뛰어난 남해 시금치는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고소득 농작물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남해 특산물이다. 남해시금치는 청정해역 노지에서 재배돼 각종 미네랄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타 지역의 시금치보다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며 높은 당도, 비타민, 철분, 칼슘이 풍부하다. 폐암예방효과, 시력회복, 빈혈에 효능을 보여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대형 유통점 납품을 통해 고부가가치 시금치로서의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이밖에 죽방멸치, 유자, 보물섬한우 등은 남해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특산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지현 기자 jh6avril@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