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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에서 즐기는 단풍, 지역의 정신을 담은 전통시장과 문화예술촌

  / 2014-11-07 16:47:28


천천히 둘러보는 풍요로운 완주여행



완주군의 지역명소는 무수히 많지만,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을 꼽자면 역시나 대둔산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편백나무 숲과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된 전통시장, 그리고 지역민과 함께 가꾼 문화예술촌을 소개한다.  



고산시장에서 만나는 정겨운 먹거리 

대형마트가 상권을 앗아가는 요즘 전통시장이 새로 생겨났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월 고산시장은 1주년을 맞아 푸근한 인심이 묻어나는 풍성한 잔치를 마쳤다고 하니 완주의 대표시장으로 거듭났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1964년 개설된 완주 고산시장은 원래는 오일장이었던 것이 현재 상설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인근 6개면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유서 깊은 시장으로 4일과 9일에 열려 사구장이라고 불렸다. 현재는 5일마다 열리던 정기시장을 주변관광지와 연계하여, 지역 향토자원하고 특화 전문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도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태어났다. 일반점포 25개, 음식점 5개, 한우 판매점 1개 등 32개 점포가 있으며 많지 않은 점포 수에도 불구하고 여타 전통시장과는 다르게 특색 있는 상품들로 구성됐다. 이들 점포는 완주군에서 4차례에 걸친 공모를 통해 농특산물판매 특히, 가공 판매품, 로컬푸드와 연계한 지역토속 음식점,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한우정육식당 등이 입점해 차별화를 내세운다.

그뿐만 아니라 완주 고산시장이 문을 연 지 1년 만에 ‘2014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돼 반가운 소식을 더하고 있다. 고산시장은 전주, 익산, 김제와 20~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가족단위 고객이 많고 특히, 완주한우협동조합 정육형식당의 운영으로 하루 800~1,000명 이상의 고객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주변의 관광요소인 고산자연휴양림, 무궁화테마식물원, 수변생태공원, 대아수목원, 대둔산도립공원, 에너지 자립마을, 지역경제 순환센터, 한국 흙건축학교, 운장산 계곡 등 지역의 관광지와도 가까워 본격적인 여행길에 오르기에 앞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큰두메산, 대둔산을 찾는 가을여행 

대둔산은 한듬산을 한자화한 이름으로 한은 크다는 뜻이며 듬은 두메, 더미 덩이의 뜻을 일러 큰두메산, 큰덩이의 산을 뜻하며 지금은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보러 등산객이 붐비는 도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이 담긴 대둔산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은 수석의 보고이다.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웅장해서 산수화 병풍 같은 풍경 속에 마음을 정좌하게 되는 곳이다. 돌멩이가 많고 가파른 비탈길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대둔산을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격찬하기도 한다.

심오하고 미묘함이 가득한 대둔산에서 높이 81m 지점에 길이 50m, 폭 1m의 구름다리는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라면 꼭 건너봐야 할 스릴 높은 코스이다. 흔들거리는 구름다리에서 무서움에 밑을 보지 못한 채 조심스레 발을 옮겨보자. 바윗돌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100m의 계단은 연간 평균 60만 명이 오르내린 까닭으로 손닿는 곳마다 반질반질해진 곳이다.

숨 가쁘게 경사 60도의 비탈길을 오르면 구름다리에 이르게 되고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금강 구름다리의 아스라함을 만끽할 수 있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아예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금강 구름다리에서 200m쯤을 더 가면 삼선구름다리 입구에 다다르고 직각으로 서 있는 계곡의 길이가 100m나 된다.



상쾌한 공기 속 휴식을 즐기다

고산면 오산리에 위치한 고산자연휴양림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가족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은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 등이 빽빽이 들어선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 등이 어우러져 호젓한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봄에는 철쭉, 산벚과 같은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여 꽃의 제전을 펼치는가 하면 여름에는 울창 숲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고 시원한 물이 무더위를 식혀준다. 또한, 가을에는 마치 붉은 양탄자를 펼쳐 놓은 듯 온 산을 덮은 단풍들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겨울에는 기막힌 설경이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를 제공해 준다.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일원에 있는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에서는 1976에 조성된 10만 그루의 편백나무을 만날 수 있다. 편백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와 아토피 등 피부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유지였던 편백나무 숲은 지난 2009년 당시 소병주 면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희망근로사업과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산책로와 쉼터, 주차장을 설치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30년 이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에 산책로와 쉼터 등을 조성했고 3년 전에는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 ‘최종병기 활’이 개봉하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찾기 시작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해보자.



삼례의 역사를 배경으로 탄생한 문화예술촌

삼례지역은 호남 최대의 역참지이며 조선시대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거점으로서 그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매우 크다. 이러한 가치가 있는 삼례역사(驛舍)에 문화 자원을 활용한 예술단지 조성으로 완주를 찾은 관광객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자 군민들에게 여가와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생겨났다. 뜨거운 예술혼과 젊음, 그리고 사색이 공존하는 열정적인 문화 공간인 삼례문화예술촌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해 문을 연 삼례문화예술촌은 1년간 2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어엿한 지역의 명소가 됐다. 1930~40년대 지어져 일제 수탈의 현장을 보여주는 양곡창고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조했다. 예술촌에는 현재 책 박물관과 책 공방, 북아트센터, 미디어예술 갤러리 등이 있다. 

완주군은 내년부터 이곳에 본격적으로 ‘책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예술촌이 있는 삼례읍 후정리에 들어설 책마을은 서점과 헌책방, 작가와 화가들 작업실, 공연장과 북카페 등이 어우러진 복합적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완주군은 총 2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국비 13억 원을 확보했다. 또한,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삼례 책 마을 서점의 역할과 운영’을 주제로 강연회도 열리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어 내실 있는 마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책 박물관, 책 공방 등과 연계된 책 마을이 들어서면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더 많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6avril@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