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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삶의 만족도가 꼴찌라니...

  / 2014-11-07 09:59:48

우리나라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니 충격적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미디어중독 위험군에 들어간 아동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의 결핍지수는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아동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도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니 우리 아이들이 애처롭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회원국 중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94.2점이었으며 우리나라보다 바로 위 단계인 루마니아도 76.6점으로 우리와 16점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삶의 만족도는 아동이 자신의 삶을 어떤 수준으로 인지하는지를 11구간 내에서 측정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척도다. 5년 주기로 시행되는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우리나라는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모델로 측정한 아동 행복지수에서도 수년째 OECD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아동결핍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54.8%를 기록, OECD 국가 중 가장 결핍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높은 헝가리(31.9%)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유니세프가 개발한 도구인 아동결핍지수는 ‘하루 세끼 섭취’ ‘교과서 이외 도서 보유’ ‘소풍, 수학여행 등 학교 이벤트 참가’ 등 14개 항목 중 2개 이상의 항목에 ‘아니오’라고 응답한 아동의 수치를 측정한 것이다. 따라서 결핍지수가 높을수록 기본조건에 대한 아동의 결여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아동의 경우 음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 ‘정기적 취미활동’을 비롯해 대체로 여가활동 관련 항목에서 결여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도 초등학생, 중고생들에게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의 16.3%, 중고생의 9.3%가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으로 나타난 것이다. 중고생의 경우 2008년 조사에서의 고위험군이 1.3%였던 것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은 이전 조사에서 포함되지 않았지만, 잠재적 위험군을 포함할 경우 초등학생의 23.8%, 중고생의 17.4%가 중독 위험군 수준으로 나타나 미디어중독 고위험군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심히 우려스럽다.

스마트폰은 모바일성과 인터넷이 연동해 언제 어디서든 SNS를 즐길 수 있게 한다. 게다가 게임이나 밴드를 비롯한 다양한 앱들이 아동들을 유혹하고, 카카오톡 등 채팅 환경이 스마트폰에 몰입하게 한다. 특히, 셀카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아노출을 부추겨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유통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에 매달리며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한다. 성인들의 경우라면 어느 정도 스마트폰 중독임을 자각하고 자제하려는 의지를 나타내지만 아동들은 스마트폰이 취미요, 생활이며 유일한 친구다.

스마트폰이 일상의 도구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사라지고 개인에 더욱 몰입되면서 공동체의 삶이 무너지게 된다. 부모자식 간에도 면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대화가 훨씬 자유롭고 편하다고 느끼고 대면 상황을 회피하게 된다. 전통적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인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자기기를 잘 다루는 아이들을 신통하게 보고 귀여워할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올바른 미디어리터러시를 갖추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동들의 매체중독은 수치로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시급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 사회에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UN아동권리위원회에서 채택한 아동 4대 권리는 보호권리, 발달권리, 참여권리, 생존권리다. 국가는 당연히 이를 지켜야 한다. 복지부는 금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1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아동분야 최초의 중기계획으로, 이번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아동의 취약부분을 포함해, UN 아동권리위원회가 제안한 아동의 4대 권리를 정책적으로 구현, 아동정책이 아동행복과 권리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시할 예정이다.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