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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잘 사용하면 더 행복해진다.

  / 2014-10-06 10:04:54


지난 2004년 세계적인 여론조사회사인 놉월드(NOP World)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한민국이 가장 일 중심적인 국가로 선정됐다고 한다. 주단위로 볼 때 전 세계 국가들에서 평균 일하는 시간이 40.6시간인데 비해 한국은 그보다 10시간이나 많은 50.7시간이며, 여가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어 30.7시간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발표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06년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발표한 국가의 행복지수를 살펴보면 178개국 가운데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2위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발표를 지켜보면서 평범한 한국인들은 스스로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왜 행복하지 않고 힘들기만 하는가에 대해서 되묻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동안 우리가 너무 일만 하면서 일중독에 가깝게 생활한 것이 오히려 삶의 질을 낮추고 행복수준을 낮출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즉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이나 일-가족 갈등 등의 저해요소를 없애고 개인의 삶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장시간 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휴가 사용률로 이어지곤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 중 7월 말에서 8월 초에 3~4일 또는 4~5일의 휴가를 보내는 것이 고작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7말 8초 현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같은 시기에 휴가를 보내다 보니 휴가지 바가지 요금, 교통체증, 높은 비행기 요금 지불 등 비용이나 심리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여행에 그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며, 1년 내내 과중한 노동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경우 사고나 업무관련성 질병에 따른 산업재해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 2011년 안전보건공단에서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업무집중도 하락에 의해 사고나 업무관련성 질병에 따른 산업재해 피해액이 연간 17조 6천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한 조사결과, 주55시간 근무 근로자가 35~40시간 근무 근로자에 비해 어휘력, 인지능력, 기억력, 문제해결능력, 추론능력 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보고도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최장시간 근로에서 벗어나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기본적으로는 삶에서 일과 일 이외의 생활영역(가족이나 여가생활)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즉 균형 있게 일하고 다른 시간동안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자신을 위한 여가시간과 휴가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과 삶의 균형’은 근로자에게 휴식시간과 여가활동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 뿐 아니라, 기업에도 근로자들의 활력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된 GWP(Great Work Place)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일반 기업과 비교해 근로자 이직률은 절반수준이고 주식시장 누적 수익률은 3배 이상의 성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결국, 기업측면에서도 근로자들의 만족도나 효과성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이미지 제고나 생산성 증가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일-삶의 균형’을 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우선 장시간 근무자의 경우 근무일정을 조정하고 최소기간을 보장받는 연차휴가를 실제로 사용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근무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 휴가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시간제 근무나 유연근무를 통해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방식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휴가도 제대로 계획하고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매우 유용하다. 프랑스처럼 1당 이상씩 바캉스 문화를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원하는 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면 매우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그리고 주5일 근무 이외 주말에는 나만의 여가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든지 간에 이러한 여가문화의 경험이 행복한 삶이나 주중의 업무능력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주말에 가족농장이나 가족캠핑을 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고, 레포츠 활동이나 밴드동호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러한 정기적으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함으로써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기쁨을 전달하고 나누려는 가운데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밴드에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친밀해지고 직장생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며, 정기적으로 자신들의 연주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지역의 노인정이나 어린이집을 방문해 재능 나눔을 하면서 더 큰 기쁨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융합연구실장/연구위원은 이화여자대학교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이전에 서울시 마을공동체 위원회, 저출산고령화위원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지역발전위원회, 어업인삶의질향상실무위원회(농림수산식품부)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