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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관광객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가?

  / 2014-08-04 15:50:03


드라마를 좋아하고 K-pop에 열광하며 한류 스타를 추종하는 해외 한류 팬들은 한류의 성지인 한국을 꼭 한번 방문하길 꿈을 꾼다. 노래와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사랑이 한국 관광으로까지 이어져, 한국에서 한류의 본류를 확인하고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껏 이들의 관광 행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거의 실시되지 못했다. 한류 팬을 규정하고 그에 적합한 한류 관광객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류 관광시장 조사 연구는’ 2013년 10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관광공사의 의뢰를 받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 연구로, 직접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실시한 면접설문조사와, 한류를 선호하는 해외의 잠재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구성됐다.

 

한류관광객은 누구인가?

한류 관광객은 누구인가? 조사 대상자의 구성을 살펴봄으로써, 한류 관광객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류 관광객은 여성(81%), 21세에서 30세까지(73.5%), 학생(43.6%)이나 직장인(35%)이 가장 많았으며, 지역별로는 동남아나 중화권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즉, 아시아의 젊은 직장 여성이나 여학생들이 한류 관광객의 대표 주자인 셈이다. 이들은 평상시에 한국드라마(77%)나 K-pop(79.8%), 연예오락프로그램(56.8%), 영화(37.2%) 등을 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동방신기, EXO, 이민호 등 한류 스타 한두 명씩을 마음에 품고 있다(85.8%). 대중문화 장르 중 영화의 접촉비율과 선호도는 조금 떨어지나,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접촉과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잠재 고객 역시 여성(94.2%), 21세~30세(62.7%), 학생(47.6%)이나 직장인(33.1%), 중화권 및 동남아 지역(85.4%)에 집중되는 등 한국 방문 관광객과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한류 관광객의 대표적인 모습도 한국 드라마와 K-pop, 오락 프로그램을 즐기는 20대 젊은 아시아 여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류관광객은 여행 특성은 어떠한가?

한류 관광객은 개별여행을 선호한다. 한류 관광객은 FIT와 에어텔 여행객이 87%에 달하는데, 일반 외래관광객은 단체여행이 27.7%나 된다. 한류 관광객의 체류기간은 6일 이상 장기체류가 59.8%나 되는 데 반해 일반 관광객의 6일 이상 체류 비중은 35.4%에 불과하다. 한류 관광객은 호텔(44.1%)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23.5%), 기숙사(12.7%), 친구나 친척집(11.6%), 유스호스텔(8.5%), 여관(6.7) 등 저렴한 숙소를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 역시 호텔 이용이 73.5%인 일반 외래관광객의 체류 형태와는 대비된다. 여행 동반자의 경우, 외래관광객은 가족이나 친지(31.2%)와의 여행을 가장 선호하나, 한류 관광객의 경우 친구나 동료(56.8%)와 함께 여행하는 비중이 제일 높아, 가족중심의 일반 여행과는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류 관광은 저렴한 숙박시설을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여행하며 한국에 더 오래 머물고, 자주 방문하는 패턴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류관광객은 어디에 가고 무엇을 즐기는가? 

한류 관광객의 자유로운 여행 패턴은 여행의 지역적 범위도 넓히고 있다. 이들은 서울 이외의 지방 여행에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경상도(42.9%), 강원도(23.6%), 경기도(21.2%), 제주도(20.1%) 등 전국 곳곳을 방문하는 비율이 일반 외래관광객의 지역 방문 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경상도 15.6%, 강원도 9.2%, 경기도 17.9%, 제주도 16.7%) 한류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대중문화로 촉발됐으나, 한국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류 관광객의 방문 목적은 여가, 위락 68.6%, 쇼핑 43.4%로 나타나(복수응답), 일반 외래관광객의 방문 목적인 여가, 위락 48.2%, 사업 및 전문 활동 23.4%, 쇼핑 10.6% 와 대비된다. 한국방문 시 가장 하고 싶었던 활동으로는 쇼핑(56.7%), K-pop 콘서트나 방송 프로그램 참여(55.5%), 한국음식체험(46.3%), 한국 드라마 촬영지 방문(44.9%), 스타 연예인 출연 뮤지컬 관람(39%)을 꼽아, 한국 대중문화와 스타 연예인에 대한 갈망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기대를 만족하게 해줄 만한 한류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부족하여 한류 관광객들의 열망에 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중문화와 연관된 관광 상품 개발의 시급성과 성공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어, 한류 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류관광객은 무엇을 사는가? 

한류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 시 가장 기대하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또 만족하는 활동은 쇼핑이다. 그 쇼핑의 중심에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자리 잡고 있다. 한류 스타들의 미모와 이들에 대한 한류 팬들의 동경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화장품을 고가의 상품으로 포지셔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 방문 관광객들에게 자국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한국 화장품은  잊지 않고 꼭 구매해야 하는 쇼핑 아이템 1위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한류 관광객은 젊은 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구매(82.6%)가 일반 외래관광객의 화장품 구매(50.1%)보다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다. 패션상품(69.4%)도 마찬가지다.(일반 외래관광객 38.5%)

한류 관광객이 젊은 직장여성이나 여학생이 주류이며, 호텔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기숙사 등 저렴한 숙박시설을 선호하고 일반 관광객보다 한국에 더 오래 머무르며 더 넓은 지역을 다닌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일반 관광객보다 전체 여행비용과 쇼핑 비용, 특히 문화관련 쇼핑 비용이 높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아껴야 할 경비는 아끼지만, 작정을 하고 온 한국 관광에서 쇼핑과 문화 체험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한류 관광객은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선호하는 아시아의 20대 직장여성이나 여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숙박시설 등 경비는 최대한 아끼지만, 쇼핑이나 문화 관련 상품에 대해서는 일반 관광객을 능가하는 구매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더 넓게, 체험은 더 다양하게 즐기며 남들보다 오랫동안 한국에 머무르는 적극적인 관광객이었다. 전반적인 관광 만족도도 일반 외래관광객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나, 아직까지 이들이 열망하는 한류 체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성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한류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이 열망하는 한류 체험 공간과 프로그램의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한류 본고장에 온 이상, 한류를 만끽할 수 있어야 진짜 ‘한류 관광’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지영 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학과, 문학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심리학과 발달심리 전공, 문학석사 (심리학),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SBPM, Management of Decision Making System (MBA),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심리학과, 소비자 ? 광고심리학 전공, 문학박사 (심리학)를 졸업했으며, (주) 웅진미디어, 마케팅팀장, 현재 가톨릭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산업연구실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