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방학분산의 의미와 도입방향

  / 2014-05-08 17:14:40


학업효율을 위해 중간 휴식 필요



우리나라의 방학제도는 2학기제를 바탕으로 긴 수업, 긴 방학을 특징으로 한다. 외국의 잦은, 짧은 방학과는 비교된다. 학기가 길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학습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중간에 휴식기간이 없어서 중간고사 등 평가를 마친 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다가올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 이것은 학업 스트레스를 높이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학교 수업시간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학업의 능률도 중요하다. 학생 때는 시간은 모자라고 배울 것은 많다. 따라서 학습효율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항목이 되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제도적으로 분기수업제, 9월학기제, 3학기제 등이 논의된 바는 있으나 여러 가지 검토할 사항이 많아서 제도적 변화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기존 방학기간의 조정도 필요

학생들은 같은 방학이라도 겨울방학보다는 여름방학이 길기를 원하다. 여름에는 낮도 길고 야외에서 할 수 있는 활동도 많기 때문이다. 겨울은 여름에 비하면 놀기나 활동을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기제는 겨울방학을 줄이기 힘든 근본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기제는 일본의 4월 시작 3학기제 틀 위에서 시작했지만 1961년 군사정부 시절 겨울방학을 늘리고 학기 시작을 3월로 앞당긴 역사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학기제는 근본적으로 2월 수업이 부실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2월은 수업을 하기에도, 방학을 하기에도 어정쩡한 기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교현장에서는 2월에 하는 수업을 가급적 줄이려 하고 이에 따라 겨울방학과 봄방학은 길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다. 여기에 최근 주5일 수업제 도입에 따라 수업일수가 부족한 경우 여름방학을 줄여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



봄·가을 방학은 휴가 확대에도 기여

방학시기 및 기간은 학생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방학분산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더 커지게 된다. 학부모들의 생활 중 일부는 학생들의 생활주기에 맞춰서 돌아가게 된다. 학부모의 휴가도 자녀들의 방학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휴가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직장인의 휴가가 너무 짧으면서도 그 시기가 여름으로 집중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근무시간이 길고 야근에 시달리면서도 휴가가 짧고 법정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지도 못한다.

충분한 휴식을 하지 못하게 되면 국민건강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휴식은 국민행복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직장인의 휴가 확대가 필요하고 사회적으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휴가 분산’으로 더 많이 알려져 왔지만 정작 더 필요한 것은 휴가의 확대이다. 연중 분산되는 휴가의 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교육적 효과와 학생들의 행복이 우선

학교교육이 단순히 지식전달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학습력 향상과 창의력 계발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회 가치 및 트렌드 변화추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삶의 양식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사일정의 재구조화를 논의해야 할 필요가 커져가고 있다. 방학분산은 이러한 교육계의 흐름, 변화 필요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학사운영에 있어서도 이제 학교, 제도 중심의 운영에서 사람,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높아져야 한다. 현재 학생들이 얼마나 행복하다고 하는가? 행복하지 않은데 지식만을 주입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국민행복을 얘기하는 것과 같이 학생의 행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중간방학 시기는 사회적으로 일치시켜가는 것이 필요

단기적으로는 재량휴업의 확대를 통한 방학분산의 도입은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기존 재량휴업과 같은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제도 취지에 대한 이해, 학부모의 연차휴가 동반, 체험학습 및 돌봄 프로그램의 확충, 시행시기의 정례화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봄, 가을에 휴가분위기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 중국의 노동절, 일본의 골든위크와 같이 사회적으로 장기연휴 기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단기방학, 중간방학의 시기가 특정시기로 고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특정시기에 장기연휴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기존 방학기간의 조정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

방학분산은 현행 학사일정 체계에서도 가능하지만 여름, 겨울 방학의 조정과 함께 고려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9월, 2월 신학기제 등 학기제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학업과 방학 기간의 조정을 통해 학사일정의 효율성을 높여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중하기 힘들고 야외활동이 보다 편리한 여름에 휴식시간을 보다 늘리고 겨울방학을 줄일 필요가 있다. 중간방학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겨울방학의 단축은 불가피하다. 그 방법으로 겨울방학을 1월 중순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일부 혁신학교는 분기제 도입에 따라 겨울방학을 1월 초?중반부터 시행하고 있다.



2월 수업의 확대를 통해 중간방학 기간 확보

근본적으로는 방학분산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서는 학기제의 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이것이 고려할 것이 많고 오랜 관행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것이 곤란하다면 2월을 정규학기와는 다른 수업을 하는 기간으로 활용해 수업일수를 채우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중간방학을 시행하기 위한 적절한 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는 통상 12월 중순경에 기말시험을 보고 2월에 개학하여 며칠 수업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겨울방학 이전에 사실상의 정규수업이 종료되는 것이다. 따라서 2월에 수업을 한다면 다른 내용의 수업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인성교육, 진로교육 등에 초점을 둔 수업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을 복습시간, 교사 특강, 학생과의 대화(교사를 통한 인성·진로교육), 학생들이 진행하는 수업 등으로 구성하는‘특별수업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문화관광연구원 김희수 연구위원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석사),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박사)를 졸업했으며, 총리실 국제행사 평가위원, 제주 광역경제권선도사업 자문위원, 연세대 경영연구소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