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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울릉도로 가요”

울릉 팔경의 신비와 나라분지 등 천혜의 비경을 찾아

  / 2014-03-05 17:22:32


그 존재만으로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불타오르게 하는 영원한 '우리 땅' 독도로 가는 관문이면서 태초의 신비를 오롯이 간직한 동해안의 한 점 섬.

오징어에서 명이 나물 등의 각종 산나물까지, 육?해?공을 망라하는 다양한 특산품과 볼거리로 맛과 멋을 충족시키는 여행지로 각광받는 울릉도는 봄에는 산나물과 봄꽃들의 향연, 그리고 여름부터 출하되는 오징어, 가을이면 성인봉 원시림의 단풍과 오징어잡이 배들이 밤을 밝히는 어화(漁火), 겨울 설산 트레킹까지 사시사철 색다른 매력으로 무장하여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요. 트위스트~"



울릉도는 여행하기 쉬운 섬이 아니다.

떠나는 이가 마음을 먹는다고 바로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당신의 여행을 허락할 때 비로소 울릉도행 배에 승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지로부터 160km 떨어진 울릉도는 예전엔 12시간 이상 걸리던 연락선으로 멀미와 사투를 벌이며 오가던 섬이었지만 점점 여행객들의 방문이 많아지면서 포항-울릉, 묵호-울릉, 강릉-울릉 간 노선의 선박이 3시간가량이면 도착할 정도로 쾌속선들이 속속 취항하고 있다. 2013년에 울릉도 공항건설사업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제 하늘길이 열릴 날도 멀지 않았다.  

기상 관측의 발달로 보통 일주일 전쯤에는 바닷길의 파도 고저를 알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전에도 갑작스레 태풍이 몰려오고 바람이 드세어지는 것이 바다이다. 울릉도를 여행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뉴스나 기상청 사이트를 통해 여행하고자 하는 일정 동안 동해의 파고와 기상, 날씨를 살피는 일이다.



신비의 섬 울릉도의 '울릉팔경'

울릉도를 소개하는 글에는 청정의 섬. 신비의 섬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올해 초, 대구 환경청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식물 11종이 독도에서 추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아직도 모든 것이 파헤쳐지지 않은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울릉도와 독도이다. 

울릉도에서는 모든 경험이 새롭고 또 경이롭다. 볼 것과 느끼고 즐길 것들이 지천이다.

울릉도 사람들은 울릉도에서 꼭 봐야 할 아름다움을 여덟 가지 비경으로 설명하는데, 울릉도 여행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도동항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방문해야 할 독도에 이르기까지 자연이라는 캔버스를 놓고 그려지는 풍경은 하루하루가 다른 감탄의 연속이다.

해 질 녘 오징어잡이로 출항하는 배의 행렬을 가리키는 도동모범(道洞暮帆)’, 출항한 어선들이 심야에 오징어를 꾀기 위해 대낮처럼 밝혀 둔 집어등의 불빛 무리가 꽃과 같다고 해서 ‘저동어화(苧洞漁火)’, 사동 하늘에 뜨는 달 ‘장흥망월(長興望月)’, 겨울철 달밤 남양의 설경 ‘남양야설(南陽夜雪)’, 석양에 걸려 출렁거리는 바다와 섬들이 만들어낸 낙조의 아름다움인 ‘태하낙조(台霞落照)’, 사시사철 솟아나는 용출수의 무한한 힘 ‘추산용수(錐山湧水)’, 절경에 취하고 단풍에 반하는 나리분지의 비단 같은 단풍 ‘나리금수(羅里錦繡)’, 대자연의 조화로 만들어진 알봉의 불타는 단풍 ‘알봉홍엽(紅葉)’ 을 울릉팔경이라 한다. 일일이 다 꼽을 수 없는 울릉도의 비경들을 모두 다 살필 수 없다면, 이 여덟 가지 아름다움만큼은 꼭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고급 한우집에서만 곁들어지는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 절임과 가수 이장희가 가장 맛있다고 한 부지깽이 나물 등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십 여종의 봄나물을 즐기고 만물이 소생하는 파릇파릇한 봄의 생명력을 느끼려면 봄, 오징어 배의 어화(漁火) 와 살아 움직이는 신선한 오징어 회, 그리고 불이 난 것처럼 붉은 울릉도의 단풍을 즐기려면 가을이 울릉도를 여행하기에 가장 적기이다.



지도상에서 볼 때 울릉도는 그야말로 지척이다. 섬의 크기를 보면 몇 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나 통상적으로 울릉도를 관광하기 위해서는 3일 정도의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울릉도 여행을 판매하고 있는 여행사들 또한 대개 2박 3일 구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것은 울릉도의 도로사정에 기인한 것인데, 80년대부터 울릉군의 숙원사업으로 진행해온 울릉도 전체를 잇는 일주도로 공사가 아직 95% 정도만 연결돼 있기에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중심으로 섬의 좌측인 나리분지, 성인봉까지의 일정을 통상적으로 A코스, 섬의 우측인 저동과 봉래 폭포 일정을 B코스로 부르며 각각 하루 정도 코스로 여행하고 독도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여정이다.




화산 분화구에서 농사짓는 마을, 나리분지

먼저 A코스는 화산섬인 울릉도의 분화구가 있는 나리분지, 성인봉까지를 일주하는 과정이다.

울릉도의 관문이자 관광의 중심지인 도동을 벗어나서 5분여가 지나면 도착하는 사동, 그때부터 나리분지까지는 시종 탁 트인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를 달리게 된다.

몰디브나 동남아 어느 해변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총천연색 코발트 빛의 탁 트인 바다가 여행객들의 시야를 눈부시게 한다. 그리고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하게 되는 나리분지는 기어를 몇 번이나 바꿔가며 급경사진 오르막의 끝에 느닷없이 펼쳐지는 대평원이다.

높은 산자락에서 갑자기 펼쳐진 아늑한 대평원의 모습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생경함과 신비함을 불러일으킨다. 사방 2km가량,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사는 주민들은 무공해의 각종 산나물과 더덕, 명이 농사를 주로 짓고 산다.

울릉도 정착민들의 전통 가옥인 너와집이 보존돼 있으며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성인봉을 등반하기 위한 등산로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직접 나물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식당을 겸하는 집들이 많기에 산채 비빔밥 한 그릇을 시켜도 더덕 등의 반찬과 나물인심이 후덕하다.



태하 향목 관광모노레일

울릉도는 삼무오다(三無五多)의 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도둑과 뱀과 공해가 없고(3무), 바람, 향나무, 물, 돌, 그리고 미인이 많다고 한다.

태하동은 울릉도에서도 바람이 많은 곳이다. 오징어를 말릴 때도 그 바람 탓에 다른 곳보다 3도 정도 기온이 낮아서 오징어의 육질이 두텁다고 울릉도 오징어 중에서도 태하동의 태양건조 오징어를 최고로 치기도 한다.  

그런 태하동에 자리한 관광 모노레일은 태하의 향나무 군락지인 태하향목의 정상을 손쉽게 올라가 울릉도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코스이다.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보며 운행되는 20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6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한다. 모노레일 하차장에서 10여 분 정도 걸으면 나타나는 태하향목 정상은 억새와 함께 마주선 등대 하나로 카메라만 들이대면 모두 그림이 되는 절경을 선사한다. 대풍감 해안절벽은 사진가들이 뽑은 한국 10대 비경에 선정됐을 정도로 깎아지른 기암괴석과 쪽빛 바다의 하모니가 아름답다.





해안 산책로 - 행남둘레길

다시 여행의 시작점인 도동에 돌아와 <1박 2일>에서 강호동 일행이 배에서 내리자마자 내달리던 해안길이 행남둘레길이다. 에메랄드와 투명이 섞인 듯한 물빛 때문에 행남둘레길의 전경은 더욱 이국적이다. 한국인이 가장 걷고 싶은 길에도 뽑힌 울릉도 행남둘레길은 2km가 채 안되는 길이로 쉬엄쉬엄 걸어도 왕복 1시간여 정도의 코스.

화산섬 특유의 깎아지른 듯 가파른 해안 절벽 사이로 난 좁은 길과 곳곳에 생겨나 있는 천연의 동굴, 행남 등대, 절벽들을 연결한 구름다리와 소라계단 등 짧은 거리임에도 산과 바다를 모두 접할 수 있고 뛰어난 풍광 그리고 항구에 인접한 접근성 때문에 간편한 마음과 차림새로 울릉도의 저녁나절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산책로이다. 행남이라는 이름은 마을 입구에 커다란 살구나무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중간에 산길에는 행남 등대라 불리는 도동항을 밝히는 등대가 있다.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도동항에 인근한 약수 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망향봉 정상의 독도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도동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는 저녁 무렵이면 울릉팔경의 하나인 저동어화를 감상할 수 있고 날씨가 아주 맑은 날에는 독도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 있는 약수공원의 약수는 철과 탄산이 함유되어있어 톡 쏘는 맛과 철분 특유의 떫은맛으로 설악산의 오색약수와 견주어진다. 울릉도 전설에 의하면 신라시대, 이곳을 정벌하기 위해 온 장군이 죽어 그의 갑옷을 묻은 자리에서 이 약수가 샘솟는 것이라 한다. 케이블카는 3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유람선 해상관광

지금까지 울릉도 내륙을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는 곳을 소개했다면 유람선 관광은 울릉도를 여행할 때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될 아이템이다.

울릉도는 섬 일주도로가 완성되지 않았기에 울릉도 전체의 해안 절경을 제대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울릉도 전체를 한 바퀴 돌면서 도로로는 닿지 않는 천연 동굴들을 둘러보고, 그날 조업을 나서는 소형 선박들을 곁에서 마주 볼 수 있는 유람선 관광이 필수적이다.

자연이 만들어 낸 울릉도의 빼어난 풍광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해안 관광코스의 백미다. 울릉도 해상관광 유람선과 <인간극장>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죽도를 돌아보고 돌아오는 죽도 관광 유람선 2종이 있다.

단 한 사람이 선친의 가업인 더덕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죽도는 봄이면 유채꽃과 넓은 더덕밭을 둘러볼 수 있으며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글 , 김민정 기자 minjung@newsone.co.kr

사진 , 학포 유영민, 울릉군청(행남둘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