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우리의 슬픈 역사가 서린 ‘영월’의 매력 속으로

단종의 역사를 따라, 신비로운 자연을 따라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 2014-02-03 09:44:55


한반도 전체를 옮겨놓은 듯 우리나라 지형을 쏙 빼닮은 곳을 한번쯤을 봤을 것이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이라 알려진 이곳은 영월군의 대표 명소다. 수천만 년 전, 땅 표면이 높아져 감입곡류하천과 하안단구도 관찰할 수 있는 영월군에는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슬프고 애달픈 역사도 서려 있는 곳이다. 영월군은 어린 나이에 이곳으로 유배 온 단종이 숨을 거두기까지의 질곡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단종의 역사가 서린 ‘장릉’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의 무덤으로 잘 알려진 ‘장릉’은 영월 시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장릉은 단종이 잠든 곳으로, 그 역사를 알아야 더욱 의미 있는 관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문종이 재위 2년 만에 승하하자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르지만,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3년 만에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한 단종은 조선시대 비운의 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많은 질곡을 겪은 어린 임금과의 인연으로 오랫동안 단종과 함께한 영월은 그의 생애 끝까지 그를 기념하고 있다. 중종 때부터 조정에서 단종의 제사와 무덤에 대한 의견이 나오면서 선조 때 상석, 표석, 장명등, 망주석이 세워졌으며, 숙종 24년(1698)에 복위시켜 장릉이라 했다. 지난 1970년 사적 제196호로 지정됐으며,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또한 이곳에는 ‘장릉과 정려각에 참배를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관광객과 참배객이 많이 찾고 있다. 슬픈 사연이 서린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게 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면서도 감사할 따름이다.




수려한 경관 뒤 슬픈 사연 ‘청령포’

‘청령포’는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유배된 단종이 머무르던 곳이다. 서쪽은 육육봉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고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나룻배를 이용하지는 않고는 출입할 수 없는 마치 섬과도 같은 곳이다. 아름다운 송림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이곳은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해지는 노산대, 망향탑 돌무더기 등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청령포는 수려한 절경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청령포 내에는 금표비와 단묘유지비, 망향탑, 노산대, 관음송 등 단종의 흔적을 알리는 유적들이 있다. 그 중 천연기념물인 ‘관음송’은 높이 30m, 가슴높이 둘레 5.19m의 크기로 1.6m되는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하나는 위로 하나는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단종이 유배생활을 하면서 둘로 갈라진 이 나무의 줄기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동강의 신비 ‘어라연’

동강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는 ‘영월 어라연’은 영월 동쪽을 흐르는 동강 상류 12km쯤에 위치해 있다. 강물 속에 뛰노는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같이 빛난다고 하여 이름 붙은 어라연(魚羅淵)은 예로부터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삼선암’ 또는 ‘정자암’이라 불리기도 했다.

어라연은 맑고 깨끗한 물과 굽이치는 물살의 여울, 강기슭의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하늘 높이 솟은 울창한 산림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비경은 우리나라의 하천지형을 형성하게 된 배경인 한반도의 구조운동에서 발생한 융기가 감입곡류하천 형태로 보여주고, 수직절벽으로 보여주는 하식애와 어라연의 협곡과 소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 것이다.

천혜의 보고 어라연은 태고의 자연 풍광과 함께 야생동물의 집단서식지로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고, 식생경관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으며 정선아리랑 등 문화적 요소가 어우러져 명승지로서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천문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 800m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는 시민천문대 최상의 관측조건인 해발 799.8m에 자리하고 있다. ‘별’과 정상을 뜻하는 순우리말 ‘마루’, ‘고요할 로’자를 쓴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란 뜻의 별마로천문대는 가족과 연인, 친구 등 남녀노소 모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별마로천문대에는 국내 시민천문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직경 80cm의 주망원경과 여러 대의 보조망원경이 구비돼 밤하늘의 별자리, 행성, 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우주의 신비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내부시설과 넓은 시야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봉래산 정상의 활공장, 그리고 영월읍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경험도 함께 하면 더욱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천체관측뿐만 아니라 특별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천문학 강의부터 시작해 천문대 관람, 다큐멘터리 시청 등 이곳에서만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알찬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김삿갓의 발자취를 따라 ‘김삿갓유적지’

당대의 사회 풍토를 비판하며 전국을 방랑한 시인 난고 김삿갓(본명 병연(炳淵), 1807~1863)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삿갓유적지’도 영월에서 빠뜨릴 수 없는 명소다.

난고 김삿갓은 조부를 욕되게 하는 시를 쓴 자책감으로 평생 방랑생활을 한 시인으로, 자신을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여겨 평생을 삿갓을 쓰고 죽장을 짚었다고 전해진다. 전국각지를 떠돌며 서민들의 애환과 양반들의 잘못된 생활상을 시로 옮겼으며, 57세의 나이로 전라도 화순군에서 객사했다.

청운의 푸른 꿈을 접고 해학과 재치와 풍류로 한 세상을 살다간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의 업적을 기리고 문학혼을 재조명하기 위해 ‘강원의 얼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3년 조성됐으며, 난고 김병연 묘소와 주거지, 김삿갓문학관과 시비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