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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살길은 바로 외식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

여유와 안식을 주는 관광은 음식과 반드시 접목돼야

대담 -이은주 취재팀장 l 사진 - 이보빈 기자  newsone@newsone.co.kr / 2013-12-30 09:38:23


“그동안 우리 정부에서 외식산업분야에는 자금 일부를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외식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현재 식당이 50여만 개가 있으며 1년 만에 10만 개가 폐업하고 개업 후 5년 정도 운영하면 90%가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은퇴자금으로 외식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임정빈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국장(사진)이 지난달 27일 <문화관광저널>과 대담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앞으로 폐업하는 비율을 최소한으로 낮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임 국장은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외식사업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면서 몇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외식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필요가 있으며, 의사결정 전에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국장은 “창업 전에 최소한 6개월 정도 이론과 실무 교육을 통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컨설팅과 펀드를 연결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농업이 살 길은 외식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임 국장은 “우리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값싼 수입 재료를 쓰고 있다”며 “무조건 싸다고 쓰기 보다는 안전하고 좋은 농산물을 재배해 고급 재료를 쓰면 외식산업이 농업을 살리는 길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안전한 먹거리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물가와 유통구조 개선, 유통단계 감소, 계약재배 등 다양한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국장은 관광과 식품산업과의 관계에 대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관광은 안식과 새로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여유”라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관광하면서 지나간 일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결정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여유가 없으면 새로운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여유란 시간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쁠수록 찾게 되는 것이 바로 관광이다”고 설명한다.

“관광에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는 임 국장은 “예컨대 유명 관광지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면 그 음식이 기억에 남아 그 곳을 다시 찾게 된다”며 “음식이 접목된 관광이 경쟁력이 있으며, 음식과 결부돼야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식품산업 정책의 대표적인 성과는.

“저희 부서는 지난 2008년 농식품부 출범 이후 식품산업 진흥을 위해 외식산업진흥법, 김치산업진흥법, 식생활교육지원법 등의 법령을 제정하고 전통식품 명인제도, 우수식품 표시와 인증제도 등 여러 지원제도를 도입하며 기본적인 정책기반을 구축했습니다. 현재 식품 진흥정책 추진과 함께 식품산업 매출 및 농식품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매출액과 수출액이 각각 144조 원과 8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일자리도 173만 개에서 186만 개로 늘어났습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식품 기업도 증가하고 있어 이는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해 추진한 주요 식품정책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식품정책도 ‘일자리 창출’, ‘과학기술’,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R&D 지원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품산업이 국내 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식품산업과 농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생산 ? 유통 ? 가공 ? 외식 ? 관광 등이 연계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산 농산물을 많이 이용하는 전통발효식품 육성을 위해 전통주?김치산업 등 관련 업체 시설개선, 식품명인 발굴육성 등 지원 예산을 확대했고, 우수전통식품 판매매장, 식품 명인관 및 전통식품 체험관 설치 등을 통해 어린이 ?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식품 체험 ?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전통주에 대해서는 업체의 특성에 맞는 시설기준을 적용하고,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찾아 온 관광객이 한국의 우수한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음식관광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업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고택 ? 종택 등 우리 고유의 주거문화와 종가음식 등 전통음식을 연계한 음식관광 상품을 적극 발굴 ? 육성하는 한편, 우리 고유의 음식과 식문화를 해외 소비자에게 알리고 국산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는 일에도 정부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입니다.”


외식산업 현황과 마케팅 전략은.

“현재 외식산업은 국민소득 , 맞벌이 증가 등으로 계속 성장해왔으나, 산업구조가 영세하고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심한 상태입니다. 외식산업 매출액은 73.5조 원으로 지난 1999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했고, 사업체 수는 60만 7천 개, 종사자는 168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외식업체 중 5인 미만 외식업체는 90.5%(2011년), 매출액 1억 원 미만 외식업체가 64.3%(2011년)를 차지하는 등 아직은 산업구조가 영세한 실정입니다. 최근 외식 소비 트렌드를 보면 점차 안전 ? 건강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식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을 확대하고, 국내산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우수 외식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외식업체들도 신선하고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의 맛과 영양을 높이고, 서비스도 개선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식 세계화 사업으로 기대되는 효과와 보완해야 할 부분은.

“음식은 국가와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전 세계는 지금 자국의 음식을 다른 나라에 알리기 위해 치열한 음식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 국가의 이미지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식을 단순히 음식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문화로 접근해야 하며 이는 건강, 힐링, 기능을 포함해야 합니다. 외국은 음식에 스토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문화입니다. 우리나라 5천 년의 문화의 스토리를 한식에 접목해야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퓨전 음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퓨전이라 해서 그것이 한식이 아닐까요? 김치가 들어간 음식, 장이 들어간 음식, 밥이 들어간 음식 등도 모두 한식입니다. 즉 전통이 들어간다면 모두 한식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홍보와 이벤트 등으로 해외 홍보에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한식 표준화, 식생활 개선 등 국내 기반을 재정비하고, 한식당과 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컨설팅 등 측면 지원을 보다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향토음식, 궁중음식, 사찰음식 등 다양한 한식문화를 발굴해 문화적 역량도 함께 축적하고, 산업과 문화가 관광으로 연계돼 음식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K-Food 프로젝트의 전개방향과 성과는.

“한류 확산과 FTA 등 농식품 수출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농식품 수출 상담회와 소비자 체험행사를 결합한 글로벌 K-FOO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해 ? 충칭, 베트남 하노이, 미국 뉴욕 및 LA, 홍콩 등 주요 거점지역 중심으로 각 지역 유력 바이어와 수출 상담회의를 통해 148백 만 불의 상담실적을 올렸고, 소비자 체험행사장에는 약 25만 6천 명의 현지 소비자가 행사장을 찾아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체험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말 현재 중국, 미국, 아세안 등 K-FOOD FAIR를 개최한 지역의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등 희망적인 성과를 보였습니다.”


전통주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전통주에는 막걸리가 있고, 안동소주 같은 증류주가 있습니다. 대략 1,700개가 넘는 가운데 양조장은 500개에서 600개에 달합니다. 국내에서 이미 인정받은 국순당이나 안동소주 등 브랜드가 있는 전통주는 그대로 가면 되지만 지역적으로만 유명한 술은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통해 문화와 관광을 접목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판매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맛도 보고 양조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는 체험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통주는 수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영세한 곳은 많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저희 부에서 강구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 개척의 성과와 마케팅 전략은.

“세계 경제의 회복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주 수출시장인 일본의 엔화 환율이 하락하는 등 수출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농식품 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0월 말 현재 전체 농식품 수출액은 46.9억 불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했으며, 특히 인삼, 음료, 김치 등 1억 불 이상 대규모 수출 품목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 대상국도 미국, 일본에서 중국, 동남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한류 확산과 FTA 등 수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장별 , 품목별 특성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제2의 파프리카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농산물 수출을 다시  한번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ASEAN(베트남, 인도네시아, 핀리핀 등) 등을 대상으로 수출 거래처 및 시장 개척을 위한 국제 식품박람회 및 해외 판촉행사를 지원하고, 안테나숍 운영 등 다양한 정부 정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식품정책국장으로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식품 외식산업의 성장이 국내 농업에 더욱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식품산업과 농업이 상생 협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김치, 두부 등 소비자들이 국산 원료를 선호하는 식품들은 국내에서 원료 농산물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저장시설 확대 및 수확 후 관리기술 개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산 원료 농산물 생산 확대를 위한 직거래 확대 및 계약이행 담보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농업의 작부체계도 가공용 농산물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국내산 원료 농산물 반가공, 소재산업 및 식재료 전처리 산업을 육성하고 가공식품 국산 인증제, 외식업 국산 식재료 인증제 등 제도적 장치도 구상하고 있으며,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로컬푸드, 슬로푸드 등 건강한 식문화 확산 범국민 운동도 전개해 국산 농산물 소비기반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국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지적하고 있고, 그동안 많은 선진국도 문화경쟁을 통해 산업국가에서 문화국가로 국가 패러다임을 바꿔왔습니다. 특히 K-pop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중국, 동남아를 넘어 서구 문화의 중심지인 유럽까지 퍼지고 있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기에 이제는 우리나라도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문화적 역량을 키우고 관련 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오랜 역사를 통해 다양한 발효식품과 슬로푸드를 발전시켜 온 우리 식문화는 건강을 중시하는 21세기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자산을 서로 융합시키고 활용해 세계인이 찾아오고 싶은 나라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임정빈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국장은?>



충남대학교 농과대학(농학과), 동 대학원 공과대학원(석사)을 졸업했으며, 기술고등고시(26회) 합격 후 농림부 농산과 ? 농지과, 국립종자관리소, 밀양지소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장, 농림부 총무과장과 식량정책국 농산경영과장,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 유통정책과장, 대변인 등을 역임하고,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국장)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