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left
search

 

 

ȭ
ȭ

전시행정 급급해 5년간 방치된 창경궁 ‘거둥길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 2013-12-27 14:06:01

창경궁 집춘문 개방을 둘러싼 문화재청과 종로구청의 다툼 탓에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단장한 종로구 ‘거둥길’이 5년간 이용객이 한 명도 없는 ‘유령 길’로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08년 종로구는 시비 1억 7,200만 원을 들여 ‘창경궁 집춘문~서울문묘 재조성 사업’을 벌였다. 창경궁 집춘문부터 성균관 문묘까지 이어지는 거둥길은 조선시대 국왕과 왕세자가 성균관으로 행차할 때 이용하던 길이다. 종로구는 거둥길을 새로운 관광코스로 개발하겠다며 공사를 벌였지만 집춘문은 거둥길 준공식을 끝으로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집춘문을 관리하는 문화재청 창경궁 관리사무소는 지난 2008년 4월 종로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내줄 당시 집춘문 밖 국유지에 대한 공사만 허가했을 뿐 집춘문 개방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창경궁 관리사무소는 종로구청이 이에 대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길만 먼저 내는 바람에 2009년 2월 집춘문을 개방할 수 없다고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은 거둥길 조성 공사에 대한 허가를 내줄 때부터 집춘문 개방은 당연히 전제되어 있었다며 문화재청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거둥길이 보여주기 행정에 급급한 지자체의 문화유산 조성 사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